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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업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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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비기업인에게 들려주는

매일경제 여론독자부 편 | 매일경제신문사 | 2002년 10월 3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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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2년 10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26쪽 | 492g | 153*224*30mm
ISBN13 9788974422424
ISBN10 8974422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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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2월 맥주 한 잔을 걸치면서 '지난 10개월 동안 참 고생들 많이 했다'고 서로를 격려하다가 숙소에 막 들어서는 길이었다. TV를 켰는데 온통 기상이변에 대한 뉴스로 떠들썩했다. 100년에 한 번 오는 냉해가 곧 닥칠 것이라는 예보였다. 이 화창한 날씨에 냉해라니……. 텍사스는 원래 따뜻한 지역이어서 냉해를 모르고 살았는데 청천벽력이었다. 알로에는 추위에는 속수무책이다. 냉해가 다가온다는데 밤새도록 궁리를 해도 뾰족한 수가 없었다. 부질없는 짓인 줄 알면서도 안타까운 마음에 농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동도 트기 전 어스름한 새벽빛에 한창 탐스럽게 자라고 있던 알로에를 하염없이 바라보던 그때. 멀리서 헤드라이트 불빛이 반짝 보이는 듯 하더니 그 뒤로 자동차 불빛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당시 농장직원이 40명 남짓했는데 이른 새벽부터 어떻게들 데리고 나왔는지 사돈의 팔촌까지 가족들을 태우고 200여 명이 모여들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울컥 목이 메어왔다.

일단 사람들이 모였으니 뭐든 하는 데까지 해보자고 했다.

"곳곳에 폐타이어를 태워서 열을 받게 하자. 그리고 알로에 포기마다 비닐봉투를 씌우자."

250명이 3개조로 나뉘어 24시간 3교대로 일을 했다. 냉해가 지나갈 때까지 3일 밤낮을 꼬박 그렇게 애를 썼건만 결과는 참담했다. 단 한 포기도 건지질 못했다. 냉해로 인해 얼었던 알로에가 다시 기온이 20~30도나 급상승하자 누렇게 퍼져서 썩어버린 것이다.

냉해가 지나간 뒤 수프를 끓여서 모두에게 나눠주며 이제 좀 쉬자고 했다. 폐타이어에서 난 연기 그을음 때문에 다들 얼굴이 가관이 아니었다. 우리는 냉해로 인해 애써 가꾼 12만 평의 알로에를 모두 잃었고 100만 달러의 손실을 입었다. 그러나 알로에가 모두 누렇게 죽어넘어진 그 벌판에서 나는 내 평생의 소중한 재산을 내 눈으로 확인했다.
--- p.70~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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