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 처음에 생강 쿠키는 같이 이야기하고 놀 수 있는 친구로서 최고였다. 베티는 생강 쿠키 친구에게 인형 옷을 입혔고, 둘은 마당에서 나비와 새를 쫓아다녔다. 가끔은 쫓기던 새들이 돌아서서 생강 쿠키 친구의 건포도 눈을 쪼곤 했다. 특히 건포도를 좋아하는 까치는 매번 그랬다. 생강 쿠키 친구에게 생명을 불어넣었지만, 맛있는 생강 쿠키 냄새는 여전했다.
어느 날, 점심시간이 지나갔지만, 간식시간은 멀기만 했다. 베티는 출출했다. 베티는 잔디밭에서 즐겁게 뛰어다니며 부스러기를 흘려 대는 작은 친구를 바라보았다. 마침내, 생강 쿠키 친구에게 잠옷을 입혀 침대 위에 눕히는 대신, 생강 쿠키 친구의 머리를 떼어 내고 허기를 달래기로 했다. 물론 베티는 착한 아이였기 때문에 먹기 전에 생강 쿠키 친구를 다시 비스킷으로 바꾸었다. 배는 불렀지만 기분은 꿀꿀했다.
--- pp.23-24
“무슨 말이야?”
몰비드가 물었다. 사일런트가 숨죽여 웃었다.
“제발, 다들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잖아.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생겼다고…… 제발, 그것 좀 그만해.”
몰비드와 사일런트는 슬라임을 공중에 나타나게 한 다음에 서로 얼굴에 던지고 있었다. 괜찮은 녹색 슬라임이 아니라 보라색이었고, 게다가 당근 조각들이 박혀 있었다.
“알겠어. 막내야, 이런 거 말이지?”
윈치플랫이 청각 능력을 향상시키려고 코끝에다가 이식시켜 놓은 왼쪽 귀를 다시 머리 옆에 붙였다.
--- p.23
두 소녀는 둘도 없는 단짝이기 때문에, 둘 사이에 어떤 것도 숨기지 않기로 약속했다.
피피오나가 베티에게 그녀의 손가락용 덮개에 대해서 말했다. 이 우스꽝스러운 ‘덮개’는 피피오나가 잘 때 엄지손가락에 휘감아 쪽쪽 빨면서 자는 지저분한 회색빛 천 조각이다. 심지어 피피오나는, 코딱지 맛이 궁금해서 몇 번 맛보기도 했다는 고백까지 했다.
“그 정도는 별거 아니야.”
“나는 더 심한 것도 알아. 나는 내 코딱지를 금붕어에게도 먹여 봤어. 스크라초로트 할머니는 귓밥을 다 모으고, 눈곱도 한데 뭉쳐서 작은 회색 쥐를 만들어. 이게 끝이 아니야. 그러고 나서 코딱지로 작은 눈 두 개를 만들어 주고, 그것을 아까 그 쥐의 머리에 붙이면 쥐가 살아나거든. 그리고 무덤에 연결된 통로에서 뛰어놀게 해. 그러니까 네가 코딱지를 먹는 것 정도야 별로 상관없다고 봐.”
--- pp.66-67
윈치플랫은 고개를 푹 숙이고 얼굴을 손에 파묻더니 울기 시작했다.
“아무도 날 사랑하지 않아. 심지어 내가 만든 것도 말이야.”
그가 한탄하며 울었다.
“멀리 가지 않았을 거야.”
베티가 울고 있는 오빠의 등을 토닥였다.
“난 그녀에게 모든 것을 다 주었다고. 최고로 아끼는 티타늄 너트랑 볼트도 목에다 붙여 주었어. 평범한 강철 너트와 볼트를 쓸까도 생각했어. 하지만 최고급 재료만을 사용했어. 스페어 부품을 고려하지 않고, 뇌에도 볼품없는 윈도우 버전 같은 것은 쓰지도 않고, 난 최고의 애플 운영 시스템을 사용했어. 허약한 부분은 무선 데이터 통신 기능인 블루투스를 모든 시냅시스로 병렬 연결을 했단 말이야. 급한 부품은 슈퍼 항공 택배를 이용했고, 고해상도 칼라 사진이 든 세계백과사전 87권을 입력했다고!”
윈치플랫이 흐느끼며 말했다.
--- p.157
몰도나는 역시 현명하게도 이골이나에게 음식 만드는 법을 가르치는 대신 설거지 하는 법을 알려 주었다. 하지만 그녀가 접시를 씻은 이후로 아무도 접시에 담겨 있는 음식은 먹으려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이골이나가 그녀의 입안에 접시를 넣고 핥아서 정말 깨끗이 설거지를 했기 때문이다. 설거지가 재미있던 그녀는 윈치플랫에게 그녀의 혓바닥을 개조해서 포크 사이에 낀 음식 찌꺼기도 핥을 수 있게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
널린이 이골이나에게 유일하게 가르친 것은 세차하고 차에 광택을 내는 것이었다. 이 일은 오래 걸렸다. 플러즈 가족에게는 차가 없었으니까. 허버트 아저씨에겐 이제는 회사에서 내준 차가 있다. 그래서 이골이나는 매주 금요일 저녁에 세차를 하러 갔다. 이골이나가 세차한 후에는 다시 자동차를 색칠해야 만했다. 그녀가 너무나 열정적으로 세차를 해서 페인트까지 닦아서 없앴기 때문이다. 이웃들은 모두 허버트 가족도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매주 다른 색의 자동차를 몰았기 때문이다.
허버트 아줌마는 이골이나에게 자수하는 것을 보여 준 후에 이골이나가 자신의 손가락을 몽땅 붙여 버린 모습을 보고 기절한 적도 있었다.
--- pp.198-1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