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소득공제
폐선

폐선

: 정호경의 수필

정호경 저 | 다빈치 | 2002년 11월 3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정가
9,000
판매가
8,100 (10% 할인)
구매 시 참고사항
eBook이 출간되면 알려드립니다. eBook 출간 알림 신청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2년 1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64쪽 | 390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9348269
ISBN10 8989348269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정호경
경남 하동 진교가 고향이다. 내 어렸을 때는 돌자갈길이었던 것이 지금은 아스팔트길로 바뀌었고, 아파트와 버스 터미널도 생겨서 남의 동네에 찾아온 느낌이었다. 옛날 어르신들은 산으로 다 가버렸고, 초등학교 때 친구 하나 남아서 고향의 원로가 되어 있었다. 오래 산다는 것은 참 재미있고 또 슬픈 일이다. 순천중학과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과를 나와 한평생 교단에 서서 버텼더니, 이제는 다리가 쑤시고 아파서 종일 집에서 앉아 논다. 남은 것은 다 떨어진 구두 한 켤레뿐이다.

1973년 『수필문학』(『에세이 문학』전신)에 <육교부근>을 발표하면서 등단하였다.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수필문학진흥회 이사, 한국수필문학회 이사, 『수필과 비평』편집위원, 여수수필문학회 회장으로 있고 현대 수필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수필집으로는 『까마귀야 까마귀야』(1994), 『오늘같이 즐거운 날』(2000)등이 있다.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푸른 바닷물살을 가르고 하얀 뱃길을 뒤로 남기며 내닫는 쾌속선의 신바람은 우리의 마음을 설레게 할 정도로 황홀한 낭만에 젖게 한다. 그러나 그런 쾌속선의 낭만이 주변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는 횡포로 나타나는 경우를 본다. 내 몸집의 튼튼함과 속도감만 자랑하며 내닫는 그 뱃길 주변의 조그만 어선이나 여객선은 갑자기 밀어붙이는 험한 파도로 금시에 뒤집힐 것 같은 공포를 만난다.
요즘 세상 돌아가는 꼴을 보고 있노라면 괜한 공포감으로 몸이 떨린다. 우리는 하루하루의 삶이 어렵고 피곤한데, 금빛 찬란한 거대한 쾌속선은 나만의 속도감을 자랑하며 질주하는 바람에 우리는 종일 뜻하지 않은 멀미에 시달려야 한다.
--- pp. 169∼170 <누가 모르는가>중에서
봄이면 만발한 벚꽃으로 굽이도는 하얀 구름길, 그리고 개나리 진달래 산수유로 물들이는 섬진강의 맑고 푸른 물도 아름답거니와 가을철 피아골과 노고단의 핏빛 단풍은 이곳이 바로 극락 아니면 지옥이 아닌가 싶게 황홀하다 못해 뜨거운 눈물이 콧등을 저리게 한다. 그러나 마지막 한 마디 조용히 말하고 싶은 것은 섬진강의 저녁놀, 이는 그림이 아니라 한 편의 아름다운 시이다.
--- p 143 <내 고향의 서정시 섬진강>중에서
버티다 못해 지난 여름에는 겨울 오기 전에 새 보일러로 바꾸기로 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한데 불길도 약할뿐더러 자주 꺼지기까지 하였다.
젊은 기술자의 잠깐 동안의 손놀림으로 새 보일러는 가동되었다. 당장에 뜨거운 물이 쏟아져 나오면서 실내에 훈기가 돌았다. 진작 바꿀 일이었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자 또 마찬가지였다. 다시 불러온 기술자는 아무리 들여다보아도 기계에는 이상이 없다고 하면서 난감한 표정으로 서 있더니 잠시 후에 거실에 앉아 있는 나를 불렀다. 그의 손에는 조그마한 새알이 하나 쥐어져 있었다. 보일러의 통풍관 속에 산새가 둥우리를 틀어 놓았더라는 것이다. 그 젊은 기술자는 싱겁게 웃으면서 "새알이 익었네요"했다.
사냥개까지 몰고 다니면서 산속을 샅샅이 뒤지는 인간이 무서워서 그 산새는 안전한 곳을 찾아 이 좁은 통풍관을 비집고 들어와 둥우리를 틀고 알을 품었던 모양이다.
나는 겨울이 추워서 떨었지만, 그 예쁘고 작은 산새는 인간이 무서워서 떨었던 모양이다. 그는 지금쯤 어느 마른 나뭇가지에 앉아 헐려 버린 보일러 통풍관 속의 따뜻하고 안전했던 보금자리를 내려다보며 무슨 상념에 잠겨 있는지 모르겠다.
--- pp. 63∼64 <익어버린 산새 알>중에서
이들 폐선의 구조나 시설로 보아 옛날에는 어로의 대망을 품고 대양이 험한 파도를 헤치며 젊음의 꿈을 한껏 펼쳤을 법도 한데, 녹슨 선체의 갑판 위에는 때묻은 이불 뭉치가 내팽개쳐져 있고 낡은 밧줄이며 여기저기 뒹굴고 있는 시커먼 기름통들의 황량한 풍경은 마치 지금의 늙어 버린 내 몰골을 보는 듯하여 마음이 허전하다. 누구에게나 꿈 많고 화려했던 젊음은 있었겠지만, 나의 경우 과식으로 인한 설사 몇 번하고 나니 내 인생은 다 가고 말았다.
--- p 24 <폐선>중에서
아버지의 생시의 명당 철학은 좌청룡우백호가 아닌, '좌버스우택시'라는 속어까지 유행할 정도로 교통이 편리한 곳이라는 것이다. 오가는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하기를 좋아하시는 천하의 입담꾼이었기에 그럴 만도 했다. 그래서 장꾼들의 내왕이 잦은 산비탈에 묏자리를 잡아놓고 돌아가셨다. 심심 산골에 명당이라고 드러누워 있어봤자 요즘 젊은 자식놈들 하나 찾아올 리 없으니, 자가용 타고 오다가다 쉽게 들여다볼 수 있는 곳이 다름 아닌 명당이라는 결론이었다.
--- p 16 <아버지에 관한 추억>중에서

회원리뷰 (0건) 회원리뷰 이동

  등록된 리뷰가 없습니다!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한줄평 (0건) 한줄평 이동

  등록된 한줄평이 없습니다!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2,500원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  모바일 쿠폰의 경우 유효기간(발행 후 1년) 내 등록하지 않은 상품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모바일 쿠폰 등록 후 취소/환불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절판 상태입니다.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