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롤로그 / 오오미시마
세토내해 지역의 바다 한가운데 떠있는 오오미시마 섬. 홀로 해변을 걷던 한 남자는 모래사장에서 바다색을 띤 유리구슬을 발견한다. 그리고 나긋하게 말한다. “나, 운전사가 되었어.”
시간은 과거로 돌아가 학교 친구들에게 이방인이라 놀림을 받던 기요시는 야구시합에서 지고 더욱 우울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와 보닛 버스 뒷좌석에 오른다. 보닛 버스는 기요시의 아버지 요이치가 운전하는 마을버스이다. 보닛 버스는 기요시와 요이치의 사랑으로 ‘혼’을 갖게 되지만, 자신의 마음을 전달할 방법이 없어, 스스로 소리를 내는 ‘특훈’을 한다. 하지만 낡은 보닛 버스는 폐차 위기에 놓이게 되고, 요이치 씨의 간청으로 가까스로 폐차 위기를 넘기기는 하지만, 그들과 헤어져 히로시마의 오래된 항구로 보내진다. 보닛 버스에는 기요시가 떨어뜨린 파란 유리구슬만이 남아있고, 기요시와 요이치 씨를 그리워하던 보닛 버스는 점점 의식을 잃어가면서 마음속으로 기요시에게 작별 인사를 한다.
* 야마코시 1
2004년 10월 23일. 이츠키 시게유키는 신축 공사를 맡아 공사하던 중 갑자기 지진이 발생한다. 제방이 터져 물바다가 되고 파도처럼 아스팔트가 솟아오르는 등 엄청난 지진이 일어난 것이다. 7킬로미터 떨어진 자신의 집으로 향하는 이츠키는 강력한 여진 속을 힘겹게 통과해, 아내와 두 아들은 무사함을 확인한다.
* 후쿠야마
오래된 물건에는 ‘혼’이 있다고 믿는 ‘후쿠야마 자동차 시계 박물관’의 관장 노소 다카시와 폐차 직전의 자동차들을 고쳐주고 보살피는 에노키 시게루에 의해 오랜 시간을 잠들어 있던 보닛 버스는 박물관으로 향한다. 박물관은 말 그대로 오래된 시계와 자동차를 전시하는 곳이었으며, 보닛 버스는 그곳에서 자신의 나이와 비슷한 40여 년 전의 자동차들, 소방차와 승용차와 BA14형의 보닛 버스를 만나 대화를 하게 된다. 보닛 버스가 과거 자신의 주인인 요이치와 기요시를 떠올릴 때마다 유리구슬이 반짝 빛나며 버스에 생명을 불어넣어 주는 듯하다. 늘 우울한 얼굴로 말도 하지 않던 소방차는, 자신의 주인이 화염 속에서 죽어가는 모습을 보아야 했던 슬픈 과거를 이야기해준다.
그곳에서 1년 2개월에 거쳐 에노키의 수리를 받은 보닛 버스는 2004년 4월 21일, 마침내 ‘후쿠야마 200 하 81’이라는 번호판을 부여받고 재등록되었다. 에노키의 주머니에 있는 유리구슬이 반짝 하며 신비한 푸른색으로 빛난다.
* 유자와
온천과 스키장으로 유명한 유자와. 보닛 버스는 그곳의 운송회사로 시집을 가게 되었다. 보닛 버스는 에노키와 헤어지는 슬픔을 알리려고 힘을 다해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에노키는 그런 버스의 마음을 알아준다. 그리고 에노키는 고치기 전에 우연히 발견했던 파란 유리구슬을 다시 버스 뒷좌석 홈에 넣어준다. 이윽고 ‘보닛 버스의 시집’이라는 주제로 많은 사람의 환영과 관심 속에서 유자와로 떠나는 2박 3일의 여행이 시작되었다.
* 야마코시 2
지진으로 말미암아 마을은 처참한 상태가 되었고, 마을 사람들은 헬리콥터를 타고 마을을 떠나 대피하게 된다. 체육관에 모인 많은 사람과 이츠키의 아들 타츠야, 그리고 타츠야의 친구 후미요시. 타츠야와 후미요시는 20여 일의 집단 대피 생활을 끝내고 제공된 가건물에 입주하게 되지만, 후미요시 집의 양어장이 완전히 붕괴하는 바람에 그의 아버지는 다른 곳으로 직장을 찾아 떠나게 된다.
초등학교 6학년의 마지막 여름방학을 맞아 타츠야와 후미요시는 ‘신나는 강 놀이’라는 이름의 여행을 함께하게 되는데, 타고 갈 버스는 다름 아닌 고양이 버스의 모델이 되었던 보닛 버스. 둘은 버스 뒷좌석에서 바다를 닮은 파란 유리구슬을 발견한다.
* 에필로그
‘혼’이 담긴 보닛 버스를 사들인 유자와의 운송회사는 다시 ‘고양이 버스의 친정 나들이’라는 기획을 하게 되고, 타츠야와 후미요시는 함께 이 여행에 참가, 보닛 버스 BX341의 고향 오오미시마에서 멋진 여름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