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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과 풍경과 시

길과 풍경과 시

[ 양장 ]
허만하 | | 2002년 12월 3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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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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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2년 12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94쪽 | 432g | 142*214*20mm
ISBN13 9788981335908
ISBN10 8981335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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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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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희(candy@yes24.com)
허만하 시인의 산문집은 잘 읽혀지지 않는다. 추사 김정희, 연암 박지원, 윤선도, 최치원, 박목월 그리고 릴케와 메를로 퐁티…. 동서양을 넘나드는 풍부한 식견. 무방비 상태로 불쑥불쑥 대면하게 되는 옛 문사들과 학자들이 우선은 낯설기도 하지만, 몇 번이고 담금질되고 되새겨져 단단하면서도 여백이 있는 그의 정신을 뒤쫓아가는 것이 힘겹다. 그러나 숨을 가다듬고 시인을 생각해본다.

1932년에 태어났으니 올해 70세. 청년 시절 릴케와 청마 유치환과의 만남.(청마는 시인의 결혼식에서 주례를 섰다고 한다.) 그리고 실존주의에의 심취. 그는 의사와 시인 사이에서 분방한 삶을 누렸지만 의사로서도 시인으로서도 그 성취를 인정 받은 능력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십여 년 전 뇌출혈로 쓰러진 후 '강직성 좌반신 마비'의 불편한 몸을 하게 되었지만 시인은 주말이면 부인과 함께 낯선 풍경을 찾아 길을 떠난다고 한다. "길이란 낯선 것을 만나 낯설지 않은 풍경으로 만들어가는 아름답고도 어려운 과정"이며, "미지와 설렘으로 차 있는 길의 공간은 바로 시의 공간"이기 때문에. 책 속 사진처럼 베레모를 눌러 쓰고 그러한 마음으로 집을 나설 시인의 모습을 상상하면 그의 산문집은 또 다른 미지의 풍경이 되어 다가온다.

"풍경이란 수동적으로 눈에 비치는 영상이 아니라 숨어 있는 그것을 찾아낼 수 있는 능력이 만들어내는 창조적 소산이란 것이 내 생각이다. 풍경은 있는 그대로의 바깥이 아니라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정신이 발견하는 체험의 결과다. 그런 의미에서 풍경은 끊임없는 수련의 결과다. 하나의 풍경을 찾아내는 과정은 거의 시 쓰기와 같다. 풍경은 그것을 알아주는 정신을 만나는 순간을 기다리며 조용히 숨죽이고 있다. 그 순간이 고요한 것을 풍경은 알고 있다. 풍경은 형이상학적 가치다. 그것은 경치가 아니다. 그래서 나는 풍경을 찾아 길 위에 선다."

풍경을 찾아 길 위에 서는 시인은 그 길에서 선각자들과 조우한다. 그들의 정신은 시인이 늘상 품고 있던 언어와 시에 대한 질문을 새로이 일깨우며, 그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아 지적 여정을 떠나게 한다. 이를테면 쌍계사 대웅전 앞 진감선사대공탑비에 새겨져 있는 "說詩者 不以文害辭 不以文害志"(시를 설명하는 사람은 글로써도 말을 해치지 않고 말로써도 의미를 해치지 않는다)라는 최치원의 비문. 여기서 '시'그리고 '말'과 '글'이라는 글자를 만난 시인은 맹자, 소쉬르, 메를로 퐁티, 박지원, 브레알, 말라르메가 말과 글에 관해 남긴 사상의 흔적을 좇는다. 이러한 그의 도저한 여행을 뒤쫓다 보면 그가 쓰는 시의 근원이 어디에 있는지, 그는 무엇을 어떻게 보고 언어를 선택하는지 등 시인의 시론(詩論)이 곳곳에서 잡힌다. 제주도에서 만난 수선화를 보면서도, 풀밭을 걸으면서도, 모래를 밟으면서도 시인은 발견되기를 바라며 기다리는 풍경을 만난다.

"허만하의 산문은 조밀한 탄력과 긴장, 해박한 문화인류학적 식견과 시인다운 감성의 통로를 왕복하는 섬세함으로 하여 보들레르의 예술론이나 발레리의 『바리에테』에 비견되고 있다. 한낱 감성 유희에 끝나는 흔한 에세이들과는 격을 달리한다."

허만하 시인과 함께 은백의 시인이며 월간 <현대시학>의 주간으로 일하는 정진규 시인의 추천사다. 공자는 "칠십에는 마음 가는 대로 하여도 법도에 벗어나는 일이 없다"(七十而 從心所欲不踰矩)고 말했다. 어쩌면 그 경지를 보여주는 것일지도 모르는 허만하 시인의 명징하고도 침착한, 그러면서도 어느 순간 날카로운 감성이 빛나는, "한낱 감성 유희에 끝나는 흔한 에세이들과는 격을 달리"하는 그 정신을 함께 발견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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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사를 물러나면서 우리는 대웅전 바른 켠에서 푸른 가지를 조용히 흔들고 있던 훤칠하게 키가 큰 한 그루 나무 이름을 한 보살에게 물었다. 모른다는 대답이었다. "이 산 속에 있으나 구름이 깊어 알 길이 없노라只在此山中 雲深不知處"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다음 행선지를 찾아 길을 떠났다. 물론 바로 이웃에 있는 해인사는 들르지 않았다. 가슴에 담았던 청량사의 고요한 분위기를 인파로 어지럽히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찌된 일인지 그날 청량사를 찾았던 사람은 우리 둘뿐이었다. 절 입구 국립공원 매표소마저 비어 있었다. 그날의 우리 책읽기는 숨어있는 정결한 풍경과 길을 읽는 일이었다.
--- p. 184
시는 현장을 가진다. 시의 현장은 길이다. 길은 보편적인 것이 아니라 언제나 단 한 번뿐인 고유한 것이다. 일회성이란 점에서 길은 삶과 같다. 시의 길은 목적지를 가지는 물리적인 이동로가 아니다. 길은 영원한 도상途上이다. 길 위에 서는 자체가 시의 길이다. 시인의 나들이는 언제나 내면에서 이루어지는 나들이다. 길 위에서 시인의 정신은 메타모르포시스(형체를 바꾸어간다는 뜻-편집자 주)를 겪는다. 정신은 그 반경과 깊이를 더하는 양적인 변화에 더하여 질적인 변신을 겪는다. 길 위에 선다는 일은 미지에 대하여 손을 뻗는 일이다. 그것은 낯선 세계를 내 가슴으로 수용하여 나의 일부가 되도록 길들이는 일이다. 이 거대한 사건 앞에서 여린 감수성은 언제나 전율한다. 서서히 저무는 낯선 도시의 가로수 길을 바람처럼 걸으며 길손은 안으로 차오르는 쓸쓸한 충만에 조용히 감사한다. 그는 지명에 예민해진다. 모든 장소가 우리에게 저마다 고유한 의미를 가지고 기다리고 있는 것을 깨닫게 된다. 오래 머문 자리에 정이 묻어나기 시작할 무렵 그는 최초의 신선한 별빛을 쳐다본다. 그리고 다시 낯선 지명을 찾는다. 그리고 하찮은 풍경에서 치열한 메시지를 느끼기 위한 나들이를 준비한다. 상투적인 일상과 결별하고 발견을 기다리며 미지의 영토의 시민이 되려는 꿈에 젖어 객지에서 잠자리를 설치기 일쑤다. 시인은 이러한 나들이를 언어를 대상으로 시행하는 외로운 순례자다. 시인은 주어진 지도를 버리고 자기의 지도를 만드는 모험가다.
--- pp. 20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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