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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예술담론의 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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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지석 공저 | 너머북스 | 2016년 08월 3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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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8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96쪽 | 506g | 153*224*30mm
ISBN13 9788994606439
ISBN10 8994606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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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 자 소 개
강용훈 인천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김예리 강원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김용철 고려대학교 글로벌일본연구원 교수
박슬기 한림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박양신 한림대학교 일본학연구소 연구교수
송민호 홍익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이성혁 한국외국어대학교 강사
이예안 한림대학교 한림과학원 HK교수
최현희 한국외국어대학교 한국학과 교수
홍지석 단국대학교 한국문화기술연구소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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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에 발표된 이기호의 소설 「수인」(『문학동네』, 2005년 여름호)에는 심판관 앞에 서 있는 소설가 수영이 나온다. 외부와 관계를 끊고 폐가에 들어가 소설을 쓰던 수영은 원자력 발전소 두 곳이 폭발해 한국이 폐허가 되어버린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다. 폐가에서 나온 수영은 한국을 떠나 프랑스로 이주하고 싶어 하지만, 심판관들은 그가 이주할 자격이 되는지 확신하지 못한다. 「수인」에서 심판관들이 소설가 수영에게 질문을 던지는 장면은 소설 창작과 같은 예술활동, 더 나아가 인문학 전반의 존립 필요성에 의혹을 던지는 오늘날 한국 사회의 시선을 연상하게 한다. 소설을 쓸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당신을 받아줄 나라가 어디에 있겠냐고 물어보는 심판관에게 수영은 소설이 예술 영역에 속한다는 점을 애써 강조한다. 그러나 그의 말은 곧 소설 역시 일종의 발명품이 아니냐는 심판관의 반문과 충돌하게 된다.
질문과 대답을 주고받는 심판관과 수영의 모습은 1919년 『창조』1호에 실린 김환의 소설 「신비의 막」에 등장하는 세민 그리고 그의 아버지와 겹친다. 도쿄미술학교에 진학할 뜻을 밝힌 세민에게 어버지 역시 “대체 미술이란 무얼 하는 것이냐?”는 질문을 던진다. 「신비의 막」 속 아버지는 “노동이 없는 곳에 소설도 없지 않느냐?”고 반문하는 심판관과 달리 근대적 예술이 무엇인지를 어렴풋하게도 인식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아버지(「신비의 막」)와 심판관(「수인」)은 소설가(혹은 화가 지망생)에게 ‘예술’의 존재 근거를 대답하도록 유도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이때 눈여겨볼 것은 아버지와 심판관의 질문에 대답하는 예술가들의 태도다. 2005년 소설가 수영이 대답하는 모습은 1919년의 미술가 세민과 기묘하게 대조된다. 그림 그리는 사람을 환쟁이라고 부르는 아버지에게 자신이 예술가라고 강조하던 1919년 세민의 발화에서 ‘예술’은 마법적인 힘을 지니는 개념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그러나 2005년 소설이 발명품과 다르다는 것을 주저하듯 대답하는 수영의 말에서 그 마법은 이제 더는 시효를 유지하기 어려운 것처럼 느껴진다.
--- pp.9-10「머리말」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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