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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진건 | 하서 | 2006년 04월 25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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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6년 04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455쪽 | 153*224*30mm
ISBN13 9788962590319
ISBN10 896259031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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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따라 아사녀는 아사달의 생각이 더욱 간절하였다. 아침 저녁 밤과 낮으로 문득문득 생각 안 나는 것이 아니지만 이제 기다리기에도 지치어서 처음 모양으로 뼈 끝이 저리도록 기다려지지는 아니하였다. 더구나 요새 와서는 제자들이 들고 나고 엄벙덤벙하는 바람에 마음 놓고 아사달 생각조차 못 하였던 것이었다.
그러다가 제비가 온 것을 보자 심청이 나도록 아사달이 그리웠다.
'제비도 왔으니 그도 오려나.'
불현듯 이런 예감이 그의 뒤숭숭한 머리를 스쳐 지나간다.
"그도 오늘은 꼭 올 거야. 꼭 올 거야."
마침내 스스로 단정을 해버리었다. 세상없어도 오늘이란 오늘은 아사달이가 터덜거리고 들어 닥치고야 말 것 같았다.
금시로 들어설 듯하여 사립문을 내다보고 또 내다보았다.
'어서 밥을 지어 놓아야.'
그는 부리나케 물을 긷고 쌀을 씻어 지었다. 밥솥에 불을 지피면서도 몇 번을 내다보곤 하였다.
밥을 다 지어 놓고 아사달의 몫으로 한 밥 한 그릇을 떴다.
삽사리도 주인의 뜻을 아는지 그 몽탕한 꼬리를 흔들며 앞발을 들어 치맛단 위에 깡충깡충뛰어 올랐다.
"너도 서방님이 오늘 오실 줄 아니?"
하고 아사녀는 그 숱 많은 대강이를 어루만져 주었다.
오래간만에 차려 놓은 겸상! 밥 한 그릇 더 올려놓은 것만 보아도 휑뎅그렁한 집 안이 그득히 차는 듯하였다.
밥상을 차려다 놓고 한길에 나와서 서울 길을 눈이 빠지도록 바라보았다.
'내가 미쳤나?'
다시 돌아와 숟가락을 들었으나 목이 메어 밥이 넘어가지를 않았다.
'설마 오늘 해 안으로야.'
그래도 아사녀는 희망을 잃지 않았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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