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 라이브니쯔(Leibniz,1646-1716)는 언어에 남다른 흥미가 있어 러시아의 피요도르 대제(大帝)에게 제국(帝國)의 언어를 조사할 것을 권유하였다. 그 후 에카데리나 2세의 도움으로 18세기 끝 무렵에 이르러 팔라스(P. S. Pallas)가 지은 "거룩한 자의 도움으로 모아진 전 세계의 언어의 비교 어휘(語彙)"(1787-1789)라는 책이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처음 출판에는 200의 언어와 방언 자료가 들어있는데, 이는 유럽과 아시아의 것뿐이었다. 제 2판에는 280의 언어와 방언에다가 아프리카와 아메리카의 것도 포함시켰다. 또한 팔라스는 "세계 여러 언어 모음"(1800-1805)을 저술하였고 주기도문(主祈禱文) 번역문의 아메리카, 아시아, 유럽의 300 이상의 언어와 방언을 모았다. 19세기에서는 아델룽(J. Chr. Adelung)과 그의 후계자 바데르(J. S. Vater)에 의하여 "미트리다트(Mithridate)"가 저술되었다.(Mithridate는 기원전 1세기의 폰도우스 왕 미트리다트에서 온 것이다). 주기도문 번역의 여러 말 모음은 계속 되었다. 1870년에는 마리에티(Marietti)에 의하여 로마의 가톨릭 만국(萬國) 종교 회의의 기념으로 250의 주기도문 번역을 포함한 책을 출판하였다. 주기도문 번역 외에 성경 번역문도 수집되었다. 1804년에 창립된 성서출판협회(The British and Foreign Bible Society)는 복음서(福音書)를 많이 번역하여 1954년에는 826종의 번역에 이르렀다. 그러면 이 세상에는 언어가 얼마나 있는가?
우리는 세계의 수많은 언어에 대하여 정확한 지식을 갖고 있지 못하다. 언어학자들은 지구상의 언어의 수를 2,500~3,500으로 추정하고 있다. 혹은 그 이상 5,000~5,600을 세기도 한다. 이는 어디까지를 하나의 언어로 보고 또 어디까지를 방언(方言) 경계로 보느냐에 따라 다르다. 세계의 언어 중에는 수천 내지 수억 인구(人口)가 사용하는 언어도 있지만 불과 수백 명 혹은 수십 명이 사용하는 언어도 있다. 그런가 하면 이미 사용하는 사람이 없는 죽은 언어도 있다. 그레이(L.H.Gray)는 그의 저서(著書) "언어의 기초(基礎)"(1939)에서 세계의 언어를 26어족(語族) 혹은 어군(語群)과 고립어(孤立語)로 나누고 2,766개의 언어를 세고 있다.(Gray L.H, 1939, Foundation of Language, New York)
세계의 언어는 다음과 같이 여러 언어군(言語群)으로 나뉜다.
1. 인도-유럽 여러 언어(Indo-European languages)
2. 우랄 여러 언어(Ural languages)
3. 알타이 여러 언어(Altaic languages)
4. 옛(古)아시아 여러 언어(Paleo-Asiatic languages)
5. 중국-티베트 여러 언어(Sino-Tibetan languages)
6. 셈-함 여러 언어(Semito-Hamitic languages)
7. 오스트로-아시아 여러 언어(Austro-Asiatic languages)
8. 오스트로네시아 여러 언어(Austronesian languages)
9. 인도-아대륙(亞大陸) 여러 언어
10. 코카서스 여러 언어(Caucasus languages), 바스크어(Basque)
11. 아프리카 여러 언어
12. 아메리카 인디안 여러 언어
언어는 그 구조에 따라 다음과 같이 네 가지로 나눈다.
1. 고립어(孤立語, Isolating language, 혹은 분석어,分析語, analytic language); 중국어와 같이 어미 변화나 접사가 없다. 어순(語順)에 따라 관계 개념(槪念)이 나타난다.
2. 교착어(膠着語, Agglutinative language, 혹은 첨가어,添加語), 부착어; 한국어와 같이 언어의 문법적 기능을 어근과 접사의 결합 연속에 의하여 나타나는 언어다. 관계 개념은 낱말에 규칙적으로 붙는 부속 말에 의하여 나타난다.
3. 굴절어(屈折語, Inflexional language, 혹은 통합어,統合語, synthetic language); 유럽어와 같이 낱말 자신이 변함으로서 관계 개념을 나타낸다.
4. 포합어(抱合語, Incorporating language), 혹은 집합어(輯合語, Polysynthetic language); 글을 구성(構成)하고 있는 요소(要素)가 긴밀히 결합되어 하나가 된 언어이다. 옛(古)아시아 여러 말이 그러하다.
--- 「머리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