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번씩 실수를 한다. 한번쯤은 실패도 경험한다. 좌절도 하고, 의욕을 상실하며, 포기를 선언할 때도 있다. 그런데, 위인들도 실수를 할까? 성공의 모범답안이라는, 너무나 완벽해 사람들의 우상으로 떠오른 그들에게 과연 그런 면이 있을까 싶지만, 분명 그들에게도 허점은 있었다.
구국의 영웅이자 위대한 지도자였던 김구는 하나밖에 없는 아버지의 숟가락을 팔아 엿을 사 먹었고, 존경받던 스승이자 사상가였던 공자는 열 살도 채 안 된 어린 아이들의 질문에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으며, 노르망디상륙작전을 기막히게 성공시키며 명성을 떨쳤던 아이젠하워는 전직 이발사였던 후배에게 이발사 비하발언을 하다 꽁지가 빠지게 도망쳐야 했고, 저서 하나 남기지 않았으나 남부러울 것 없는 명성을 떨쳤던 소크라테스는 철학도 모르는 일자무식이라며 업신여기던 뱃사공에게 오히려 목숨을 구걸하는 신세가 되기도 했다. 의외이긴 하지만 이는 모두 명백한 사실이다.
그 동안 천편일률적인 위인들의 성공담에 식상해진 이들이라면 주목하시라! 여기, 제대로 된 위인들의 굴욕담이 있으니 도서출판 인화에서 출간된 『위대한 굴욕』이 그 주인공이다. 「위인 23인의 성공보다 귀한 실수의 지혜」라는 부제를 단 이 책은 김구, 소크라테스, 간디, 성 프란체스코, 나폴레옹 등 명실 공히 위인으로 추앙받고 있는 인물들의 색다른 이면을 낱낱이 공개하며 흥미를 자아낸다.
그러나 이 책이 단순히 흥미 위주의 책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이야기 형식으로 전개되는 책은 실수에 대처하는 위인들의 자세를 자연스럽게 엿보게 하는 동시에 이를 지혜로 승화시켜 성공의 밑거름으로 삼는 과정까지 언급함으로써 읽는 이에게 희망과 용기를 불어넣어 준다. 또 말미에는 위인들의 명언을 실어 생각의 깊이를 더하도록 배려했으니, 시작은 흥미로운 위인들의 실수였지만 그 끝엔 인생을 통찰할 지혜까지 발견케 하는 유익함이 자리하고 있다.
『위대한 굴욕』에는 보는 재미도 있다. 각 인물들의 특징을 살린 캐리커처가 일러스트레이터 김미령 씨의 손에 의해 재탄생, 글과 어우러져 조화를 이루니 생동감을 자아내는 까닭이다. 흔히 위인들에 관해 이야기할 때 우리는 성공한 단면만을 보며 부러움과 동경의 식선을 보내곤 한다. 또 한편으로는 ‘그들과 나는 달라’ 라는 이질감도 느낀다. 하나의 대상을 두고 이토록 극과 극의 생각을 하니 참 아이러니한 일이지만 이것이 대부분의 보통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이라면 내가 했던 실수를 위인들도 똑같이 했고, 내가 그랬던 것처럼 그들도 때론 자만과 편견 속에 살고 있었다는 사실은 참 반가운 일이다. 나 역시 그들 못지않은 훌륭한 사람으로, 꼭 위인이 아니더라도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위치에까지 오를 충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일 테니 말이다.
『위대한 굴욕』이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바로 이런 것이다. 위인과 나 사이에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 그리고 그들의 경우를 본보기로 삼아 오늘의 나를 되짚어보는 것. 나아가 발전의 기회로 삼았으면 하는 것 말이다.
아일랜드 출신의 극작가 조지 버나드 쇼는 무슨 일을 할 때 아예 처음부터 11번 도전할 각오로 임했다고 한다. 10번의 실패를 계산에 두고 한 행동이었다.
매일 비슷한 실수를 저지르고, 똑같은 후회를 하며, 조금도 나아지지 않은 나를 발견하고 실망할 때가 있었을 것이다. ‘역시 난 안 돼’ 라는 부정적인 생각에 사로잡혔을 때도 있을 수 있겠다. 그러나 언제까지 같은 일을 반복하면서 살 수는 없지 않겠는가.
다시 시작할 준비를 하자. 오늘 우리가 겪었던 실패나 실수, 망신과 좌절은 내일을 위한 훌륭한 발판이 될 것이나 주눅들 것 없다. 위인들이 나보다 조금 더 앞에 있는 것은 내가 10번 노력할 때 11번 노력했기 때문이고, 내가 20번 뛸 때 21번 뛰었기 때문이다. 11번의 노력 뒤에는 10번의 실패가 있었고, 21번의 뜀박질 뒤에는 20번의 넘어짐이 있었다는 사실을 생각하자. 우리는 단지 실패를 경험했을 뿐, 실패자나 낙오자가 아님을 명심하기를!
카루더스라는 이가 말했다.
‘사람들은 당신의 실수를 기억하지 않는다. 다만, 그것을 통해 이룬 업적을 기억할 것이다.’
용기를 내라! 조금 더 발전하기 위한 오늘의 실수는 아름답고, 다가올 내일은 찬란할 테니!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