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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소라 일상 산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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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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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6년 09월 09일
쪽수, 무게, 크기 156쪽 | 170g | 128*188*20mm
ISBN13 9791186561317
ISBN10 118656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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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는 소수다. 1과 자기 자신만을 약수로 갖는 소수에서도 딱 열번째 소수다. 29는 구리의 원자 번호이며, 군사 반란 및 비자금 축재로 인한 추징금 환수시 “통장에 χ만 원 밖에 없다”던 전직 대통령의 방정식 같은 발언에서 χ의 값이기도 하다. 또한 4년마다 찾아오는 윤년 2월의 마지막 날짜이며, 만화 〈짱구는 못 말려〉 속 짱구 엄마 봉미선의 나이이기도 하다. 숫자 29에 대한 구글과 위키의 상세한 설명에 알아도 그만, 몰라도 그만일 정보 하나를 더하자면 29는 글쓴이의 올해 나이다. 미선 씨랑 동갑이다. 엉덩이를 흔드는 것만으로 국경을 넘나들며 떼돈을 버는 짱구 같은 떡두꺼비를 낳지도 못한 채 스물아홉이 되었다. 딱히 변하는 것도 없는 나를 늘 어려워하며 스물아홉 해나 거듭 살았다.
---「들어가며」중에서

‘너 어떡하니, 힘들 텐데’라는 말 밖에 해줄 말이 없는 건, 그 상황을 견뎌야 하는 사람도, 박차든 뒤엎든 헤치고 나와야 할 사람도 당사자인 B 하나뿐임을 알기 때문이다. 만나서 직접 이야기를 들을 수 없으니 그저 헛소리일 뿐인 문자로 생사를 확인하고, 물론 거절하겠지만 괜한 제안도 한 번 해보고, ‘어떡하니. 너 정말 어떡하니’ 같이 걱정하고, 너무 많이 힘들어하진 않았으면 좋겠다고 같이 아파하는 일 밖엔 해줄 수 있는 게 없다. 막연하게 B가 잘 견디길 바라고 있을 뿐이다.
---「거절할 줄 알면서」중에서

우선 어떤 점이 힘들었는지 쓰기 시작했다. 이런 게 힘들었고, 저런 것도 힘들었고 이러쿵저러쿵 이어가는 중에 후드득 눈물이 떨어졌다. 키보드에 얹은 두 손을 거두지도 못하고 엉엉 울었다. 다시 생각해봐도 너무 힘든 일이었다. 시간이 지나서 이젠 괜찮아진 줄 알았는데, 그럴 만한 정도의 시간이 아니었다. 책방을 닫아버린 것도 아직 슬프고, 확실히 실패한 뭔가를 반복해서 떠올리는 게 아직 힘들다. 그때서야 이번 글을 쓰는 걸 왜 이렇게 미뤘는지, 왜 이렇게 안 써졌는지 알게 되었다. 쓰고 싶지 않은 글도 있는 거였다.
---「쓰고 싶지 않은 글도」중에서

열두 살 때 돌아가신 외할아버지가 만약 살아계셨다면 연세가 비슷하셨을 텐데,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청소년기에 6.25 전쟁을 겪고 바뀌나 싶으면 때마다 새로운 폭군이 등장하는 독재 정치로 삼사십대를 지나온 세대다. 그중 하나만 겪어도 버티기 힘들었을 일들로 삶의 절반을 채운 세대다. 우리에겐 떠올리기도 아득한 일을 삶 자체로 겪어야 했다. 그래도, 그래도 말이다. 전쟁을 겪지 않은 세대가 전쟁을 겪은 세대에게 일종의 부채의식을 갖고 감사와 존중을 보내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게 당연하다는 이유로 전쟁을 겪은 세대가 전쟁을 겪지 않은 세대에게 풍선을 주지 않았다고 폭언을 일삼는 것까지 당연해질 순 없지 않은가. 중절모 덕분에 멋진 신사처럼 보일 수 있었던 할아버지는 당신 인생에 가장 고통스러운 기억을 욕설로 담아 우리에게 퍼부었다. 풍선 때문에. 과연 손주들은 광화문에서 매국노를 처단하고 쟁취해온 할아버지의 풍선이 자랑스러웠을까.
---「팔 수 있는 거라면」중에서

우리가 길을 걸으면서 아이고! 출근하세요? 아이고! 여자예요, 남자예요? 라며 마주치는 사람들 모두에게 말을 건다면 어떨까. 어떤 사람은 예예, 하고 즐겁게 대답을 할 수도 있고 또 어떤 사람은 못 들은 척하고 지나갈 것이며, 간혹 사람 놀라게 왜 갑자기 말을 거냐며 화를 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초배는 화를 내는 사람에 속한다. 아무리 성격이 좋아도 길 가다 모르는 사람이 갑자기 인사하고 말 거는 건 얼마간 놀라고 이상한 일일 텐데, 어떤 상황이든 개라면 모든 사람을 반가워하고 좋아해야 한다는 생각이 어째서 당연한 걸까. ‘쪼쪼쪼’라는 만민 공통의 괴상한 신호음은 대체 누가 만든 걸까.
---「하지 마세요, 쪼쪼쪼」중에서

너도 나를 많이 좋아하나보네, 라는 말을 C에게서 듣고 보니 맞네, 그렇네, 싶었다. 나는 C가 없는 자리에서 C에 대한 이야기를 참 많이 했다. “아, 맞아요, C도 그러더라구요.” “C도 그거 안 먹는데.” “C가 그 영화 엄청 좋아해요.” “C도 언니 좋대요.” 등등 무슨 말이든 C가~, C도~로 시작했다. 이렇게 많이 좋아하면서 모르고 있었다니 마음한테 한 방 먹은 기분이었다. 좋아하는 마음에 대해 딱히 신경 쓰지 않았던 건, 신경 쓸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이 사람을 이만큼 좋아하는데 이 사람도 나를 이만큼 좋아할까, 내가 더 좋아하는 거 아닐까, 상처 받게 되지 않을까 하는 의심이나 불안의 겨를이 없었다. 그제야 다시 돌아누우며 C를 보고 말했다. 그런 것 같다고. 네 말이 맞는 것 같다고.
---「이렇게 안아줘」중에서

나는 철저히 내 이야기만 쓰는 사람이었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담지 못하는 사람, 여전히 나를 위해서만 쓰는 사람이었다. 내 안에 타인의 자리를 만들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이쯤 되면 서너 명은 충분히 들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때마다 열심히 살았는데 어째서 이런 어른이 되었을까 눈물이 핑 돌았다. 울다 생각해보니 나는 여전히 나를 위해 우는 사람이었다. 나를 위해서밖에 울지 못하는 사람, 내가 너무 힘든 사람이었다. 이쯤 되면 아플 때마다 번거롭게 우는 일 없이 그럭저럭 견뎌내는, 내 아픔만큼 남의 아픔에 귀 기울이고 눈물 흘릴 줄 아는 사람이 되어 있을 줄 알았는데.
이쯤 되면 그럴 거라고 여겼던 것 가운데 어느 하나도 내 것이 되지 않았다. 나는 그렇게 되지 못했다. 이쯤 되면 그럴싸한 어른이 되어 있을 줄 알았던 중학생 때의 나와 지금의 내가 만난다면 서로 무슨 얘길 할까.
“결국 이렇게 된 거야?”
“"응, 나도 이렇게 될 줄 몰랐어.”
“최선을 다했어?”
“아마도.”
“행복해?”
“가끔은.”
“……”
“……”
---「이쯤 되면 그럴 거라고」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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