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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제국사

고양이 제국사

[ 양장 ] 미래의 고전-02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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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0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61쪽 | 376g | 140*215*20mm
ISBN13 9788957981573
ISBN10 89579815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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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첫째 날 오전 10시 10분, 파리

“자, 만 유로 나왔습니다. 더 내실 분 안 계신가요?”
아무런 장식이 없는 마호가니 단상 위에 선 남자가 큰 소리로 외쳤다. 사람들은 경매 중인 종이를 바라보며 소곤거리고 있었다. 자그마한 유리 상자에 들어 있는 그 종이에는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았다. 다만 풀빛의 선명한 고양이 발자국 하나가 찍혀 있을 뿐이었다.
누렇게 변색된 종이가 값어치가 있음을 알려 주는 것은 옆에 놓인 봉투였다. 종이와 달리 깔끔한 봉투에는 밀랍으로 봉한 자리에 화려한 인장이 찍혀 있었다. 그리고 매우 정성들여 쓴 필기체로 이렇게 적혀 있었다.
-나의 벗이자 아들인 마자랭 추기경에게-
바로 그 점이 사람들의 의아함을 자아내고 있었다. 어째서 프랑스의 대주교에게 보내는 편지에 고양이 발자국뿐인지, 게다가 그 당시 마자랭 추기경에게 감히 저런 말투를 쓸 수 있는 사람은 오직 한 사람뿐이었다.
“자, 나눠 드린 안내 책자에도 적혀 있지만 감식 결과 이 봉투의 필체는 리슐리외 추기경으로 밝혀졌습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리슐리외 추기경은 열네 마리나 되는 고양이를 키울 정도로 고양이 애호가이기도 했지요. 감식가들은 이 발자국이 그 고양이들 중 한 마리일 거라고 짐작하고 있습니다. 가지고 가실 때 감정서를 첨부해 드릴 겁니다. 자, 더 없나요? 네, 2만 나왔습니다.”
그 말을 들은 한 노부인이 황급히 안내 책자를 넘겨 편지에 대해 읽기 시작했다. 아주 짤막한 안내문이 적혀 있었다. ‘리슐리외 추기경이 죽던 날 밤 마자랭 추기경에게 보낸 편지로 추정된다.’라는 글이었다. 노부인의 머릿속에 소녀 시절 읽었던 삼총사의 한 장면이 지나갔다. 달타냥과 삼총사 그리고 가여운 안 왕비와 소년 루이 14세. 그런 그들을 죽이지 못해 안달하던 이가 바로 리슐리외 추기경이었다. 노부인은 자신이 그 이야기를 지금까지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는 게 기뻤다. 그리고 저 편지를 사면, 그 이야기의 한 장면이 자기 것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노부인은 천천히 손을 올렸다. ‘2만5천!’이라고 외칠 생각이었다. 하지만 한 발 늦었다. 갑자기 문이 벌컥 열리더니 붉은 비단으로 만든 차이나 드레스에 붉은 털목도리를 늘어뜨린 여자가 뛰어 들어왔다. 그 여자의 머리카락도 불타오르는 붉은빛이었는데 하얀 얼굴에는 주근깨가 가득했다. 요란한 하이힐 소리를 울리며 여자가 외쳤다.
“5만!”
갑자기 장내가 소란스러워졌다.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은, 단지 인장이 찍혀 있을 뿐인 종이에 부르는 값치고는 너무 높았다. 여자가 살짝 웃으며 진행자를 바라보았다. 눈이 동그래졌던 진행자가 마주보고 웃으며 들고 있던 경매용 망치를 내리쳤다.
“네, 낙찰되었습니다. 이 편지의 가치를 아는 분께 가게 되어 기쁘군요. 그럼 다음 물건은…….”
차이나 드레스의 여자는 자신을 바라보는 사람들을 향해 살짝 웃어 보였다. 사람들이 눈길을 돌리자 여자는 자리를 찾아 앉았다. 노부인은 여자가 바로 옆에 앉자 얼굴을 찌푸렸다.
“너무 높이 부르신 거 아닌가요?”
“우리 고양이가 너무너무 갖고 싶어 하는 걸 어쩌겠어요.”
여자가 대답했다. 그제야 노부인은 목도리인 줄 알았던 것이 실은 붉은 털의 고양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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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환상 세계에서 펼쳐지는 고구려의 역사 이야기와 소미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통해 참다운 희생의 의미를 생각해 보세요. 그러면 우리 역사 속에 사라진 고구려의 화신들이 살아서 걸어 나올 것입니다.
황선열 (아동청소년문학 비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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