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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아드네의 탄환

아리아드네의 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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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10월 07일
쪽수, 무게, 크기 492쪽 | 514g | 128*188*30mm
ISBN13 9788959130658
ISBN10 895913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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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연간 사망자가 백만 명이 넘는다. 여기서는 계산하기 편하게 백 명이라고 가정하자. 이 가운데 85명은 병원에서 죽고, 그 시신 가운데 2구가 해부된다. 나머지 15구의 시신은 경찰이 관계하는데 그 가운데 단 1구만 해부한다. 이렇게 부검한 시신 3구를 뺀 나머지 97구는 겉모습만 살핀 뒤 대충 사인을 정한다. 이런 식이기 때문에 일본은 의학 발전이 더디고 의료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며 범죄를 찾아내지 못하고 그냥 지나치게 된다. 연간 백만 명이 넘는 사망자가 확실하지 않은 사인을 판정받고 황천으로 떠나기 때문이다.
이것이 ‘사인 불명 사회’의 실상이다. --- p.15

죽은 사람을 애도하지 않는 사회에는 미래가 없다. 한 사람의 죽음을 소홀히 여기면 거기 깃드는 악의가 증폭되어 돌이킬 수 없게 된다. 악의는 은밀하게 증식하지만 그 모양새나 움직임은 얼핏 보기에 친숙하게 느껴진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그 썩은 냄새를 경계해야 한다. --- p.17

“패스워드는?”
“빌어먹을.”
시마즈가 시라토리를 노려보았다.
“싸움을 거는 겁니까? 난 지금 마음이 급해요.”
“그러니까, 빌어먹을.”
“작작 좀 하시지.”
벌떡 일어선 시마즈의 어깨를 내가 눌렀다.
“아마 시라토리 기술관은 이렇게 말하고 싶었던 모양이야. ‘패스워드는 빌어먹을입니다’라고.”
시라토리가 기쁜 듯이 박수를 쳤다.
“역시 스승의 마음을 잘 헤아리는 제자로군. 다구치 선생은 확실히 레벨이 상승했어요.”
어처구니가 없어 시라토리를 바라보았다. 이런 문제로 입씨름한다면 그 자체가 뭔가 잘못된 일이다. 아마 시라토리의 문법에는 다른 사람의 분노를 증폭시키는 특별한 냄새가 나는 모양이다. --- p.172

“특수 상황을 가미하면 논리적으로는 완벽한 알리바이죠. 잘 들어요, 우사미 씨. 다구치 선생은 지금 이 프로그램의 제목이나 내용도 기억해내지 못하고 그저 인상적인 장면을 말했을 뿐이에요. 범죄심리학에서 보면 이런 알리바이 공작은 있을 수 없습니다. 만약 다구치 선생이 이 건을 알리바이에 사용하려고 마음을 먹었다면 줄거리를 제대로 이야기할 수 있도록 비디오를 보면서 예습 정도는 했을 겁니다. 하물며 프로그램 제목도 대지 못하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죠. 지금 다구치 선생이 한 설명은 간식을 몰래 먹다가 들킨 유치원생의 변명보다 더 유치합니다. 즉 다구치 선생은 일요일 밤 9시의 알리바이를 준비할 생각도 하지 않았던 거죠. 그래서 거꾸로 다구치 선생의 알리바이가 증명되는 거죠.”
우사미는 시라토리의 억지 논리를 절대 납득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지만 반론은 할 수 없던 모양이다. 이토록 엉성한 논리인데 수사 전문가도 시라토리의 로직에서 빈틈을 발견하지 못하는 건가 싶어 어처구니가 없었다.
--- p.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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