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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이 날아간 자국

새들이 날아간 자국

박영대 | 샘터 | 2003년 01월 3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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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3년 01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76쪽 | 496g | 176*225*20mm
ISBN13 9788946413665
ISBN10 8946413662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시골 살림을 꾸리며 살아가는 한 화가의 그윽한 사유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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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날이 흐르더니 한낮이 되면서 조금씩 밝아집니다. 흐린 날의 산빛이 아름다웠습니다. 조금씩 뒤로 물러서면서 아득해져버리는 풍경 앞에 한동안 서 있었습니다. 흑백 사진 같은 시간이 내게 밀려왔다 밀려갔습니다. 엊그제 봄눈이 왔던가. 까치가 눈발 속에 요란스럽게 떠들었던가. 바람이 불었던가. 황사가 왔던가. 눈비가 내렸던가. 그리고 언제 당신을 보았던가.
아, 그리고 어제 밤은 보름이었습니다. 밤에 마당에 나와 보름달을 보았습니다. 달은 언제나 그대로인데 마음 속의 달은 여러 가지 색깔을 띄지요. 황금병의 누런빛에서부터 어지럼증의 노란빛까지. 어제 밤에 본 달은 감기를 앓고 나온 듯 다소 창백한 모습이었습니다. 그 순간의 느낌을 아시는지요. '회복기의 환자처럼'이라는 표현 말입니다. 아픔은 우리를 키웁니다. 상처가 아물어 진주가 되듯이 말이지요. 아파서 우리는 조금씩 성숙해집니다. 아프고 나서 바라보는 세상은 얼마나 아름다운지요. 그 세상 앞에서 우리는 허물을 벗고 다시 태어납니다.
달빛은 적요했습니다. 어디서 아련한 소리들이 물밀듯이 밀려왔습니다. 가만히 귀 기울여보니 그것은 개구리 소리였습니다. 나는 귀를 의심하였습니다. 한동안 감쪽같이 사라진 줄 알았던 개구리들이 또 어디서 이렇게 울고 있는지. 알을 다 쏟아놓고 지친 몸으로 땅에서 나온 놈들인지 알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혹시 제가 환청을 들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가끔 골똘한 생각에 잠기면 그럴 수도 있겠지요.
엊그제 학생들과 '눈감고 그리기'를 하였습니다. 화면이 보이니 더 조심스러울 수도 있고, 보지 않으니 자유로울 수도 있지요. 한 한생이 나중에 다가와서 이러더군요.
"눈을 감으니 붓이 오히려 잘 보였어요. 붓이 종이에 누워 몸을 누이는 것이 똑똑히 보였습니다."
그렇습니다. 그림은 손과 붓끝으로 그리는 것이 아닙니다. 몸과 몸의 느낌과 마음이 이루는 것이겠지요. 거칠고 황량한, 부드럽고 자유로운, 때로 슬프고 기쁘고 우울하고 쓸쓸한 많은 날들이 거기 투영되겠지요. 그래서 종이 한 장이 우리를 울리는 것이 아닐까요. 아무 것도 아닌 것, 다만 종이 한 장이 말이지요. 그 울림이 없는 종이 한 장은 쓸쓸합니다. 그러나 저는 그 또한 무한한 가능성이라고 봅니다. 내가 당신을 그리워하는 마음도 내 그림에 드러날까요. 그러면 누구든 그 마음을 느끼게 될까요.
--- pp. 191∼193
그간 어떻게 지내셨는지. 늘 그리워하면서도 자주 뵙지 못했어요. 멀다 해봐야 한 나라 안에 살고 있으면서 말입니다. 전화번호도 얼른 떠오르지 않아요. 사실 낡은 수첩을 뒤져보면 거기 이름과 주소와 전화번호가 있다는 걸 알고 있어요.
혹시 그 사이 연락처가 바뀌었을 수도 있겠군요. 그렇다 하더라도 수소문하면 어디 오래 걸리겠어요. 그래 전화를 지금 당장 한다고 쳐요. 오래 품어왔던 생각이, 실타래 풀리듯 쉽게 이어지리라 기대하지 않아요. 말이란 것이, 쏟아놓고 보면 얼마나 허전한 것인지. 그런 뜻이 아니었는데 그때 왜 그렇게밖에 표현할 수 없었는지 내 자신이 후회스러울 때가 많아요. 언젠가 웃으며 만날 날이 있겠지. 다만 늘 마음 속에 그리고 있었다고 말하고 싶은 거지요. 그렇다고 출세하면 고향을 찾겠다는 식의 다짐은 아니지요. 저는 다짐이나 맹세 따위를 싫어해요. 그렇게 해서 될 인생이라면 백번이라도 다짐하겠지만, 산다는 건 그렇게 호락호락 생각한 대로 되는 것 같지 않아요. 계획 없는 여행길이 곧 삶이 아닐까요.
--- pp.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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