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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쓰다, 그리다, 그리워하다

사랑을 쓰다, 그리다, 그리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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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11월 14일
쪽수, 무게, 크기 232쪽 | 378g | 148*210*20mm
ISBN13 9791186273197
ISBN10 1186273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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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혼자 건넛방에 앉아서 당신께 편지를 쓰는 것이 나의 유일한 행복이외다. … (중략) … 오늘 140원 부친 것 받았을 줄 믿소. 그리고 기뻐하셨기를 바라오. 그걸로 양복 지어 입고 40원으로는 3월 학비 하시오. 여름에는 렌코트(레인코트) 같은 것이 있어야 할 터이니 모두 값을 적어 보내시오.
---「이광수, 〈일본 유학 중이던 아내 허영숙에게 보낸 편지〉」중에서

아직도 문소리가 날 때마다 혹시나 네가 들어오는가 싶어 고개를 돌린다. 큰길가에서 전차와 자동차를 보고 서 있지는 않은지, 장난감 가게에서 갖고 싶은 장난감을 못 사서 시무룩하게 서 있지는 않은지, 대문간에 동네 아이들을 모아 놓고 딱지치기를 하고 있지는 않은지…. 금방이라도 네가 “엄마, 엄마, 엄마”하고 뛰어 들어올 것만 같구나. … (중략) … 하지만 아침 상머리에 네가 없음을 알고 아빠는 눈물이 쏟아진다.
---「이광수, 〈아들 봉근의 죽음을 슬퍼하며 쓴 편지〉」중에서

네가 보기에 이 아비는 이 세상에서 가장 잘 알고 또 거짓말 없이 믿을 만한 사람이었을 것이다. … (중략) … 그러나 내 아들아! 나는 그렇게 무엇을 많이 아는 사람도 못 될뿐더러 거짓이 없어 믿을 만한 사람도 못 되고, 더구나 착한 사람은 더더욱 아니다. 내가 성을 내면서 너를 때린 적이 여러 번 아니더냐? 네가 보는 앞에서 추태를 보인 것도 여러 번 있었다. 그럴 때마다 네가 슬프게 운 것은 세상에서 최고라고 믿었던 이 아비가 잘못한 것을 슬퍼하였음이리라.
---「이광수, 〈아들 봉근의 죽음을 슬퍼하며 쓴 편지〉」중에서

엄마는 이십삼 년이라는 짧은 삶을 살고, 스물네 살이 되자마자 나와 어린 너희들을 남겨둔 채 사색과 감각하기를 영원히 끊어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너희는 엄마가 누구인지, 엄마가 살았는지 죽었는지조차 분간하지 못했다. … (중략) … 이 사실을 너희들이 이해하게 되는 날이 온다면 그때는 아마 이 펜을 잡고 있는 아빠의 모든 슬픔과 사정 역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십 년 후이랴, 십오 년 후이랴!
---「김남천, 〈어린 나이에 엄마를 잃은 두 딸에게 쓴 편지 〉」중에서

사랑하는 딸 세화야, 빨리 나아라. 그리고 어머니 걱정시키지 마라. 세형이 오빠하고 잘 놀아라. 아빠가 빨리 집에 갈 것이니, 우리 다 함께 즐겁게 만나자. … (중략) … 세형, 길가에 나가지 말고 집에서 엄마하고 있어라, 응.
---「박인환, 〈아내와 아이들에게 보낸 편지〉」중에서

이런 말하면 웃을지도 모르지만, 그간 당신은 내게 커다란 고독과 참을 수 없는 쓸쓸함을 주었습니다. 나는 다시금 잘 알 수가 없어지고, 이제 당신이 이상하게 미워지려고까지 합니다. 혹 내가 당신 앞에서 지나치게 신경질을 부렸는지 모르지만, 아무튼 점점 당신이 멀어지고 있다는 것을 어느 날 확실히 알게 되었고……. … (중략) … 당신이 나를 만나고 싶다니 만나 드리겠습니다. 그러나 이제 내 맘도 무한히 흩어져 당신 있는 곳에는 잘 가지지 않습니다.
---「이 상, 〈소설가 최정희에게 보낸 편지〉」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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