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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호메로스를 읽어야 하는 이유

지금, 호메로스를 읽어야 하는 이유

: 문학의 기원, 문명의 효시, 인생의 통찰을 찾아 떠나는 지적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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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11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488쪽 | 744g | 152*225*30mm
ISBN13 9788984075924
ISBN10 8984075922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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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중심에는 서로 연결된 한 쌍의 질문이 놓여 있다. 바로 ‘호메로스는 어디에서 왔으며, 왜 호메로스가 중요한가?’ 하는 물음이다. 아득한 옛날에 지어진 시가 다소 버겁고 어렵게 다가올 수도 있겠지만 운명이 우리 인생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얼마나 냉혹한지, 인간다움이란 어떤 것이고 그것은 또 얼마나 나약한 것인지, 실존에는 어느 정도의 고통이 따르는 것인지에 관해서 호메로스의 시가 풀어놓는 전쟁과 고난의 이야기가 여전히 우리에게 뭔가를 말해주는 부분이 있다고 나는 확신한다. 그러나 어떻게 그럴 수 있는 건지는 수수께끼다. 지금으로부터 4,000년 전쯤이었을 청동기시대 지중해 동쪽에서 품었던 생각들이, 다야크족만큼이나 낯설고 바누아투만큼이나 먼 곳에서 유래한 이 시가 아직도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는 힘을 발휘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대체 무슨 연유로 그토록 머나먼 곳의 이야기가 이다지도 친숙하게 느껴지는 것일까? ---p.11

호메로스에서는 두 세계의 충돌에서 발생하는 고통에 따른 절박한 느낌이 묻어나며, 언제까지나 변치 않을 것처럼 확고부동해 보였던 원칙들이 흔들리는 시대의 물음들에 직접 응답하고자 하는 의지가 엿보인다. 이제 더 이상 아무것도 분명치 않아진 것이다. 개인과 공동체, 국가와 영웅, 둘 중 무엇이 더 중요한가? 인생은 변함없이 무한한 가치를 지닌 그 무엇인가, 아니면 그저 찰나적이고 가망 없이 무가치한 것일 뿐인가? ---p.13

호메로스의 시는 또한 밀려드는 비애감, 시련과 고통이라는 존재의 본질과 맞닥뜨린 자의 필사적인 고뇌 및 죽음과 마주한 자의 쓰라림이라는 정서적 추동력의 산물이기도 하다. 이 시는 무언가가 시작되는 시점에 관한 이야기며, 이처럼 곤경에 빠져 허우적대는 인간을 향한 애잔한 마음이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주된 동력이다. ---p.18

우리 문화에서 호메로스가 차지한 자리는 이제 거의 시들어버리고 말았다. 나로서는 그저 이렇게 말할 수 있을 뿐이다. 호메로스를 알아가고 그와 함께 삶을 살아가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그 경험들이 내게는 일종의 바닥짐 역할을 해주었다고. 호메로스는 하나의 기념비로 우뚝 선 아름다운 바윗덩어리, 크고 조금쯤은 잘못 알려진, 남성적이고 믿음직스런 아버지 같은 존재다. 친구도 애인도 아내도 아닌 그는 그보다 훨씬 더 기저에 있는 것으로, 특정한 방식으로 세계를 이해할 수 있다는 확신의 한 형태다. 괴테는 유럽이 성서가 아니라 호메로스를 경전으로 삼았더라면 전 역사가 달라졌을 것이고 그게 더 나았을 거라고 생각했다. ---p.42

호메로스는 진리와 아름다움의 주춧돌이고, 키츠는 기꺼이 ‘우리’가 그의 시를 상상했다고 말했다. 호메로스는 당신의 삶을 확장시켜줄 것이다. 인간의 시간을 가로질러 넘어오는 광대함이자 인간 마음의 최대치인 호메로스는 동참하려는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살아 있다. 호메로스적인 것은 인간적인 것이다. 리치먼드 래티모어는 1940년대 후반에 훌륭하게 번역한 그의 『일리아스』 번역본에서, “호메로스의 번역본을 하나 더 만들어내는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이미 답을 모르는 사람에게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이 없다.”라고 대답했다. 호메로스에 관한 책을 하나 더 쓰는 이유는 무엇인가? 산책은 왜 하는가? 배를 타고 바다를 항해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춤은 왜 추는가? 왜 존재하는가? ---p.64

호메로스는 절대 거기에 없다. 그는 언제나 손가락 사이를 빠져나가버리고 마는 위대한 부재다. 그는 밀랍덩어리 위에 떨어진 한 방울의 수은과도 같다. 그에 관한 이야기라면 신뢰할 만한 게 하나도 없다. 그가 태어난 장소, 부모, 인생 이야기, 연애, 심지어 그가 실제로 존재했는지의 여부조차도 말이다. 그는 한 사람의 시인이었을까, 아니면 두 사람이었을까? 그도 아니면 여러 사람이었을까? 혹시 여러 호메로스는 여자들이 아니었을까? ---p.97

이런 불확실성 때문에 호메로스가 더 기이해 보인다. 덕분에 말도 안 돼 보이는 일들이 넘쳐난다. 그리스어를 읽지 못했던 중세 이탈리아 사람들은 『일리아스』 책을 가지고 있으면서 행운을 비는 뜻으로 책에 키스를 했다. 아라비아의 로렌스는 자신이 『오디세이아』 번역자로 적합하다고 생각했는데, 무엇보다도 대부분의 그리스어 교수들과 달리 자신은 “많은 사람들을 죽여 봤기” 때문이라고 했다. 손에 피를 묻혀보지 않고서는 호메로스를 읽어봤자 얻을 게 없다는 것이다. ---p.98

호메로스는 학교에서 일종의 지침서로 사용되기도 했는데 예컨대 위대한 남녀에 관한 이야기, 고결함이 위기에 빠진 이야기, 사람들이 인생에서 가장 깊은 도전에 직면했을 때 해야만 하는 선택에 관한 이야기로 다뤄졌다. 말하자면 고전기 아테네인들에게 있어 호메로스는 도덕적 선택에 관한 하나의 백과사전이었던 것이다. ---p.109

반복되는 시적 비유를 통해서 호메로스는 삶은 부서지기 쉽고, 사랑은 마음에 상처를 주어 고통을 겪게 만들고, 죽음은 어김없이 찾아오고야 만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또한 잔디밭에서 꽃봉오리가 올라오고 양이 우유를 생산해내며 안개처럼 자욱한 새 잎들이 겨울 숲의 어둠 속에서 막 숨을 쉬기 시작하는 봄의 언덕에 올라서 있는 순간이, 살육당한 적들로부터 무기를 거둬들이거나 적의 아내를 강간하는 일보다 훨씬 더 값지다는 사실도 안다. ---p.202

그들은 침묵 속에서 서로를 응시한다. 서로를 경탄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 장면이야말로 『일리아스』의 승리다. 프리아모스는 도시의 선함을 아킬레우스의 마음에 가져다주었다. 이제 헥토르는 자신의 아버지의 품으로 돌아갈 것이고 도시 바깥에서 경건하게 묻힐 것이다. 그렇게, 트로이는 전쟁에서 이겼다. 평원에서 온 남자 아킬레우스는 프리아모스가 전한 지혜의 아름다움을, 자신의 아들을 죽인 남자를 존중할 수 있는 초인간적인 능력의 아름다움을 빨아들였고, 서로 함께 그런 지혜를 나누는 용기를 발휘한 덕분에 먼 미래에는 도시와 평원이 멋지게 융합되는 모습을 보여주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머지않아 아킬레우스는 죽을 것이고 트로이는 곧 멸망할 것이다. 트로이인들은 모조리 살해당할 것이고, 누구보다도 프리아모스는 바로 아킬레우스 아들의 손에 죽을 것이며, 여자들은 능멸당하고 노예로 끌려갈 것이다. 하지만 이 순간, 시는 잠시나마―혹은 사실상 영원히― 보다 나은 세계를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p.351

이어 160행에 걸쳐서는 폭풍이 휘몰아쳐 너울이 하늘 높이 솟아올랐다가 이리저리 요동치는 장면이 이어지는데 이 대목에서 문장은 영웅에게 아무런 위엄도 부여하지 않고 그저 담담히 전개된다. 악의에 가득 찬, 거의 아무런 형태도 없는 파괴만이 반복된다. 베르길리우스에서 오비디우스까지, 그리고 셰익스피어와 위대한 시인들에 이르기까지 유럽의 거의 모든 상상력에 등장하는 폭풍을 지지해주는 요소들이 여기서 작동한다. 포세이돈은 바람을 사방에서 불어오게 한다. 그는 바다 표면을 거세게 헤집고 휘저으며 먹구름으로 땅을 뒤덮어버려, 바다 자체가 아예 시야에서 사라져버리게 만든다. 거대한 파도가 오디세우스를 덮쳐서 그의 몸을 송두리째 쓸어버린다. 그의 무릎은 힘을 잃었고 심장은 녹초가 되어버렸으며 그의 광대하고 자신만만했던 정신은 포세이돈이 발휘한 지하세계의 힘 앞에 전율한다. ---p.395

여자를 만날 때마다 그 아래에는 성적인 긴장이 요동친다. 울타리 안에 갇혀버리는 것에 대한 남자의 공포와 울타리에 갇히고픈 남자의 갈망이 서로 끝없이 교차한다. ‘불이 꺼진’ 또는 ‘보이지 않는’이라는 뜻을 지닌 하데스에게는 이 애착과 거리 두기의 춤이 저만의 슬픈 색조를 띤다. 지상에서 중요한 모든 것, 모든 사랑과 생명과 성장과 희망이 이곳에서는 사라지고 없으며, 회색 유령처럼 절반쯤만 존재하는 생명 없는 삶으로 축소되었다. ---p.404

『일리아스』의 끔찍한 장면이 반복되어 튀어나올 때는 파괴의 기운이 거의 성적 쾌감처럼 분출된다. ---p.415

호메로스의 교훈은 폭력의 쓸모, 혹은 한 점 망설임 없이 사람을 죽이고 여자들을 노예로 삼고 팔며, 도시를 정복하여 그곳의 사람들을 절멸시키고, 정의는 개인적인 보복으로 되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에 있다고 생각한다면 당연히 번지수를 잘못 찾은 것이다. 사실, 갱들이 활보하는 지옥을 만들어내는 호메로스의 그 모든 요소들이 현대의 문명인들에게는 늘 불편하게 다가왔다. 포프는 ‘『일리아스』에서 지나치게 명백히 드러나고 있는 잔혹한 정신’에 충격을 받았고, 윌리엄 블레이크는 호메로스가 유럽을 전쟁으로 황량하게 만들었다며 그를 비난했다. 토머스 페인의 미국인 친구이자 계몽주의를 옹호했던 조엘 발로우는 어떻게 호메로스가 시인으로서 성공적으로 유럽을 잘못된 길로 이끌었는가 하는 이야기를 자신의 주된 강의 주제로 삼았다. ---p.421

호메로스의 위대함은 감춰진 생생함을 폭로함에, 삶의 정수를 분명하게 드러냈음에 있다. 호메로스는 그리스인이 아니다. 그는 세계 속에서 반짝거리는 빛이다.
---p.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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