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2003년 01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159쪽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9427322
ISBN10	8989427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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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그림 : 양상용 이동 관심작가 알림신청

1989년 『황금사과』로 동양문학상을 『객사』로 월간문학상을, 『남태강곡』으로 삼성문학상을, 『석정시의 불교적 해명』으로 해인상을 『갈매기야 훨훨 날아라』로 계몽사 아동문학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눈꽃』이 한국일보사의 광복 50주년 기념작에 당선되었다. 민족 설화와 분단에 관한 순수 희곡 작품에 주력해 온 그는 『바리공주』『서천꽃밭』『저편서녘』『통닭집 여자와 곱추 이발사』『종착역』『객사』『명동의 노래를 들어라』『행복한 집』등을 통해 우리나라 희곡 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표적 작품으로는 소설『이곳에 살기 위하여』『저 산문밖에는 아직도 눈이 내리고』『잃어버린 꿈을 찾아서』와 동화 『금이와 메눈취 할머니』『파랑새』『마리산』『훈이와 장산곶 할아버지』『힌 빛, 검은 빛』『나는 떡갈나무 숲으로 간다』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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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빛은 하늘을 올려다보았습니다. 그리고 다시 울부짖었습니다. 그러나 흰빛의 울부짖음은 소리가 되지 못했습니다. 들개 왕초에게 물어뜯긴 아래턱 때문에 흰빛은 소리를 낼 수 없었습니다. 흰빛은 검은빛을 이렇게 만든 들개들의 왕초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부르르 떨었습니다.
할멈이 울부짖는 흰빛을 가만히 안았습니다. 할멈의 얼굴에도 눈물이 고였습니다. 흰빛은 검은빛을 이렇게 만든 들개들의 왕초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부르르 떨었습니다.

---p. 127

마침내 오봉산 아랫녘까지 들개 무리를 끌고 내려온 흰빛이 멈춰섰습니다. 검은빛이 있는 동굴에서는 한참 떨어진 거리였습니다. 옆으로 오리나무가 빽빽한 빈 터에 흰빛이 몰렸습니다. 흰빛은 언제든지 사방으로 도망갈 수 있는 평지를 택했습니다. 들갸보다는 오봉산을 잘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흰빛을 가운데 두고 들개들이 동그랗게 원을 그리고 서서 이빨을 세웠습니다. 들개들 중에 가장 크고검은 들개가 껑충껑충 뛰었습니다. 왕초였습니다.

---p. 101

어머니는 또 하늘을 올려다보았습니다. 아버지도 하늘을 올려다 보았습니다. 어머니와 아버지의 얼굴 위로 눈송이가 하염없이 떨어졌습니다.
드디어 어머니는 마을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그 날 밤부터 오봉리 근처를 서성거리던 떠돌이 들개들이 소리 없이 죽어 갔습니다.사람들은 들개가 왜 죽어 나가는지 알지 못했습니다. 살쾡이나 범이 저지른 일이겠거니 생각하고 마을 젊은이들이 오봉산으로 올라갔지만, 피투성이가 되어 죽은 들개들을 발견했을 뿐이었습니다. 어머니와 아버지는 흰빛과 검은빛에게 가장 위험한 들개 무리를 모조리 없앤 것입니다.

---p.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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