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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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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11월 17일
쪽수, 무게, 크기 160쪽 | 434g | 145*205*20mm
ISBN13 9791186129531
ISBN10 1186129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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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비치와 타자부로 곁으로 한민석과 부관을 비롯하여 박 포수와 훈이 다가가 나란히 둔덕에 턱을 괴고서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 추적대의 얼굴에 함박꽃 같은 미소가 번졌다.
두 마리의 호랑이는 한참을 그렇게 뛰놀다가 개울로 내려와 물을 마셨다. 그러고는 좀 심심했는지 서로 떨어져 여기저기 코를 대고 기웃거리다가, 문득 한 장소에 모여 무엇인가를 먹기 시작했다.
“어제 물어간 소녀의 시체요.”
타자부로가 쌍안경을 들어 놈들을 주시하더니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정신이 번쩍 드는 한 마디였다. 갑자기 서늘한 기운이 일행을 엄습했다. 이토록 아름답고 목가적인 풍경이 식인의 현장이라니……. 훈은 갑자기 어제 느꼈던 현기증이 더치는 기분이었다.
호랑이들은 입에 물기엔 커 보이는 기다란 뼈 하나를 가지고 서로 빼앗거니 하며 놀다가, 얼마 후 그 자리에 푹 꼬꾸라지더니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잠이 들었다.
그러나 어미 호랑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빛으로 환하던 자작나무들이 그늘에 묻혔다. 새끼 호랑이 한 마리가 잠에서 깨어 낮은 소리로 칭얼거렸다. 나머지 한 마리도 깨어 고개를 쳐들며 먼 곳을 향해 울었다.
암호랑이는 그림자도 얼비치지 않았다.
한낮의 햇살 속에서 어린 호랑이의 털빛처럼 호박(琥珀) 빛을 띠었던 이깔나무 숲이 갑자기 바늘잎들을 떨어내기 시작했다. 싸락눈 내리는 듯한 소리가 숲을 가득 채웠다. 휘발되듯 온기가 뜨고 그 자리로 대리석 같은 냉기가 파고들었다.
더 이상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이제는 움직여야 할 때였다. 긴장이 팽배한 대치상황에서는 가장 나쁜 패를 쥔 자가 취할 수 있는 묘수를 선택해야만 했다.
안드로비치는, 지금껏 몇 시간 동안 기다리면서 입에 담지 못했던 최악의 상황을 가정이 아니라 현실로 받아들이자고 말했다. 즉, 저 교활한 암호랑이가, 우리가 그토록 신중을 기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동태를 훤히 꿰고 있고, 지금은 이곳 어디에선가 우리를 지켜보고 있으리라는 것.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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