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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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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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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6년 11월 08일
쪽수, 무게, 크기 192쪽 | 334g | 150*180*20mm
ISBN13 9788998145651
ISBN10 8998145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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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김선두
1958년생으로 중앙대학교 한국화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였다. 1992년 서울 금호갤러리에서 [남도 시리즈]전을 시작으로 2016년 상하이 학고재갤러리 [별을 보여드립니다]전까지 약 20여회의 개인전을 가졌다. 겹의 미학전(에무 복합문화공간 2016)을 비롯하여 50여회의 국내외 전시회를 통해 작품을 발표해왔다. 1984년 중앙미술전 대상, 1992년 석남미술상을 수상하였다. 현재 서울에서 작업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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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을 보여드립니다.(??看星星 To show the star)

김선두(金善斗, Kim Sundoo)

몇 해 전 강진 주작산 휴양림에서의 가을밤. 설핏 잠에서 깨어나 보석처럼 영롱하게 빛나는 수많은 별들을 만났다. 형언할 수 없는 별밤의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만조 바다의 물비늘 같은 별들이 산 능선 위 하늘 가득 빛나고 있었다. 옅은 회청색 하늘에 가득한 별들은 나를 현실에서 벗어난 순수의 세계로 이끌었다. 잠에서 깨어났는데도 마치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았다. 풀 섶의 반딧불처럼, 옥색 바다의 쪽배처럼, 별들 사이로 천천히 비행기가 지나갔다. 그 순간 나도 모르게 비행체가 되어 별들 사이를 유영하고 있는 듯 했다. 별이 가득한 밤하늘은 땅에선 느낄 수 없는 또 다른 황홀함과 스케일이 있었다. 희뿌연 먼지와 인공의 빛들이 방해하는 도시의 밤하늘에선 결코 만날 수 없는 장면이었다.

고향을 떠나 서울의 혼탁한 하늘 아래 살다보니 그동안 별들을 잊고 지냈다. 별밤은 옛날 전기가 들어오지 않았던 고향에서는 일상적인 풍경이었다. 내 안에 숨겨져 있던 어릴 적 기억이 고요한 산중의 밤하늘에서 조용히 되살아났다. 날이 밝아 올 때까지 별들이 연출하는 풍경에 취해 황홀했다.

?별밤이 황홀한 감동으로 다가온 것은 그날이 처음은 아니다. 강렬한 인상으로 남아있는 별밤의 풍경들이 있다. 어릴 적 할머니가 쒀 놓은 팥죽을 배불리 먹고 평상에 누워 바라본 별밤, 군 복무 중 휴전선 따라 흘러가는 언덕길에서 바라본 별밤, 백두대간 야간 산행 중 풀벌레 소리 가득한 산봉우리에서 만났던 별밤들은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아름다운 기억이다.

날이 샐 무렵 "저 별들은 왜 낮에는 안 보일까?"라는 바보 같은 물음을 혼잣말처럼 읊조렸다. 대낮에 땅은 밝고 하늘엔 별들이 가득한 광경을 상상해보니 그 풍경 또한 아름다웠다. 낮의 맑은 하늘에도 별은 분명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는다. 빛에 가려 보이지 않는 별들은 마치 현상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 본질처럼 여겨졌다. 우리 삶에서 소중한 것들은 잘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별이 하나씩 지고 동이 틀 무렵 보이지 않는 별들을 그리고 싶어졌다.

나에게 별은 서정이다. 별은 아름다운 서정이며 아련한 꿈이다. 별이 지닌 메타포 중에 가장 흔하게 쓰이는 것을 들라면 아마도 꿈이 아닐까 싶다. 밤하늘을 가득 메운 별들은 우리를 아련하게 혹은 몽롱하게 하는 마법 같은 무언가가 있다. 현실이 팍팍할 때 우리는 이를 벗어나고픈 꿈을 꾼다. 하지만 팍팍한 현실을 벗어나기란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꿈을 이루는 것을 별을 따는 것에 비유하곤 한다. 별을 딴다는 것은 상상 속에서나 가능한 일이며, 현실에서 꿈을 이룬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우리가 지금 바라보는 별빛은 대개 머나먼 우주를 건너 다다른 수 억 광년의 빛이라고 한다. 어쩌면 실체는 사라지고 빛으로만 남아있는 것일 수도 있다. 현실에서 꾸는 우리들의 꿈도 이와 같은 것은 아닐까. 태어나면서 꾸는 꿈을 완벽하게 이룬 사람은 몇이나 있을까?
?
가끔 밤하늘의 어둠이 현실에서 만나는 벽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밤하늘에 별이 없다면 상상 이상으로 무서울 것이다. 먹구름 가득한 하늘을 보면 실감할 수 있다. 어둠은 우리의 꿈꾸기를 방해하는 혹은 꿈꾸기를 계속하기 위해 넘고 극복해야할 장애물처럼 다가온다. 어둠이 앞을 가로막는 막막하고 답답한 현실이라면 별은 막막한 현실에서 피어난 꿈이다. 밤하늘의 별들은 어둠의 벽에 난 수많은 작은 숨구멍이자 작은 창이다. 밤에 보는 희미한 빛의 별들은 어둠 안에서 만나기 때문에 몽롱하고 아련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사람들은 현실의 꿈을 쫓아가다 쌓인 피로와 마음의 상처를 밤하늘의 별을 보고 씻어낸다.

꿈의 시작은 욕망이다. 욕망은 사람이 태어나면서부터 지니는 본능이다. 날것의 욕망을 포장하면 의욕이 되고 열정이 되다가 종국에 이것은 꿈이라는 단어로 그럴듯하게 변화한다. 꿈을 뒤집어보면 욕망이 커다란 똬리를 틀고 있다. 욕망은 꿈의 또 다른 이름이며 삶의 에너지이다. 사람의 욕망은 그 크기를 제한할 수 없기에 마냥 부풀고 자라난다.

시인 김기택의 말을 빌리자면 현실에서의 꿈꾸기란 밤에 꾸는 몽롱한 것이 아니라 밝은 대낮의 치열한 것이다. 살아가면서 우리는 이루고 싶고 갖고 싶은 것들에 대한 크고 작은 수많은 욕망을 상상한다. 상상과 현실 사이를 수없이 오간다. 어떤 꿈은 이루어지고 어떤 꿈은 좌절된다. 일희일비의 연속이다. 살아가면서 꿈을 이루기가 어렵다하여 꿈꾸기를 포기할 수는 없는 법. 어쩌면 진정한 꿈꾸기는 자신의 꿈을 어느 지점에 멈추고 자족하는 것이다. 우리의 삶에서 욕망이 꿈을 간섭하는 한 완전하고도 완벽한 꿈은 이룰 수가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끝없는 욕망에 바탕을 둔 꿈꾸기를 계속한다면 종국에는 허망해질 것이다. 꿈을 이루는 것보다 꿈꾸는 그 과정 자체에 의미를 두는 것에 우리가 바라는 행복이 있다. 거기에 우리의 삶의 의미가 자리하고 삶의 행복이 있을 것이다.

고향을 떠나온 지 오래 되었다. 꿈을 찾아 서울에서 산 세월이 고향에서의 시간보다 몇 배 많아졌다. 가끔 서울 생활에 지칠 때면 고향을 찾지만, 고향을 갈 때마다 허전함을 지울 수 없다. 고향 마을 사람들은 두 분의 당숙과 먼 친척 서너 분을 빼면 대부분 모르는 사람들이다. 낯익은 동네에 모르는 사람들이 사는 모습은 낯설다. 가족이 없고 친구가 없는 고향은 낯설다. 마치 다른 동네인양 착각이 든다. 고향을 고향이라고 느끼게 하는 가장 큰 요소는 공간보다는 사람이다. 사람이 고향이다. 시간을 되돌려 돌아가신 분이나 대처로 떠난 사람들을 다시 고향으로 불러올 방법은 없다. 하여 고향은 지나간 시간 속에 존재한다. 진정 고향으로 다시 돌아가는 길은 타임머신을 타고 가는 수밖에 없으니 나는 실향민이다.

서울은 제2의 고향이다. “타향도 정이 들면 고향””이라는 노랫말처럼 서울은 이제 고향과 다름없다. 30년 가까이 살고 있는 가락동은 나에게는 더욱 그렇다. 큰 길과 좁은 골목길, 학교, 공원, 놀이터, 시장, 동사무소, 우체국, 전에 살던 아파트 앞 가게와 오랜 관계를 맺은 사람들. 어찌 보면 모든 것이 고향보다 익숙하고 편하다. 하지만 이렇게 편하고 익숙한 서울 생활도 가끔은 지칠 때가 있다. 이럴 때 고향에서 순진무구하게 뛰어놀던 때를 추억하거나, 그런 꿈을 꾸면 기분이 좋아진다. 아직까지도 고향은 도시에서 받은 상처를 위무하고 낫게 하는 약으로 기능한다. 이 점에서 서울은 타지이며 서울에서의 나는 이방인이다. 나는 고향을 찾아가고 다시 돌아오기를 반복하며 시골과 도시의 경계인 변두리에서 이청준의 소설 속 한 마리 빗새처럼 계속 떠돌고 있다.

언젠가 문득 변두리 풍경이 나이를 먹어가면서 속뜰이 어수선해진 나와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골의 목가적인 풍경도 아니고 도심의 세련된 풍경도 아닌 사이의 풍경. 변두리의 특징은 모든 것이 어수선하다. 여기는 개발 중이거나 개발 예정인 땅이 많다. 거리의 간판은 눈에 잘 띄도록 보색의 대비가 선명한 강한 색으로, 글자의 크기는 도심에 비해 들쭉날쭉하고 대체로 크게 적혀져 있다. 이것들은 싸움판의 고함처럼 시끄럽다. 물건들은 건물 구석이나 공터에 아무렇게나 적치되어 있으며 주의가 산만한 아이처럼 정신이 없다. 이러한 변두리 풍경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어수선한 풍경쯤 되겠다. 변두리 풍경은 시골과 도시의 변두리를 떠도는 나를 닮았다. 몸은 서울에 있지만 마음으론 고향을 찾아가고 다시 돌아오기를 반복하는 내 속은 변두리 풍경처럼 어수선하다.

변두리에는 작은 텃밭이 많다. 텃밭에선 다양한 채소들이 자란다. 그 주위를 빙 둘러 얼기설기 푸나무나 철심 혹은 나무를 땅에 박고 비닐 끈이나 철사로 만든 엉성한 울타리가 쳐져있다. 울타리를 친들 외부의 좀도둑들에겐 무용지물인 울타리다. 일종의 밭의 영역표시인 울타리는 작고 엉성한 욕망 같다. 텃밭은 부푼 꿈을 이루기 위해 애쓰다 쪼그라든 사람의 욕망이다. 변두리엔 초라한 욕망들이 어수선하게 뒹군다. 소박한 크기의 소심한 꿈들이 피고 진다.

건물의 구석이나 음식점 가게 문 앞에 놓인 화분에서 고추나 가지, 오이, 옥수수 같은 농작물들을 흔히 만날 수 있다. 시골에서 도시로 이주한 이들이 중심에서 변두리로 밀려나 어떻게든 더 이상 떨이지지 않으려고 버티는 것 같아 찡하다. 어릴 적 꾸었던 화려한 꿈을 이루기 위해 대처로 나온 사람들이 지닌 꿈의 파편들을 변두리의 텃밭에서 볼 수 있다.

많은 것들이 결핍된 환경에 뿌리내린 사람의 꿈은 치열하다. 척박한 환경에서 꾸는 꿈은 강렬하고 질기다. 고향에서 순진무구한 시절을 살다 복잡한 서울에서 허물 많은 삶을 버티고 견딘 나의 꿈도 이와 비슷하다.

[별을 보여드립니다]는 우리 삶에서 소중한 것들은 보이지 않는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이자 어수선한 내면을 지닌 자가 시골과 도시의 경계인 변두리에서 꾸는 꿈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것은 밤에 꾸는 꿈이 아니라 낮에 꾸는 치열한 꿈이며, 욕망에 사로잡혀있는 한 결국은 허망해지는 꿈에 대한 그런 이야기이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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