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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 발행일 | 2009년 03월 30일 |
|---|---|
| 쪽수, 무게, 크기 | 152쪽 | 366g | 155*208*20mm |
| ISBN13 | 9788993632040 |
| ISBN10 | 8993632049 |
동백 아가씨
[ 양장 ]
이미자 저
|
나무와숲
|
2009년 03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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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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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이미자
1941년 서울에서 태어났으며 문성여자고등학교를 졸업했다. 1959년〈열아홉 순정〉으로 가요계에 데뷔했다. 1964년 〈동백 아가씨〉로 대중의 사랑을 받는 최고의 스타가 된 그는 지난 50년 동안 500여 장의 앨범과 2000여 곡의 노래로 한국 대중가요사의 한 획을 그었다. 「황혼의 브루스〉, 「기러기 아빠」, 〈섬마을 선생님〉,〈흑산도 아가씨〉, 「서울이여 안녕」, 「여자의 일생」 등 대중의 애환을 달래 주는 노래들을 불러 ‘엘레지의 여왕’이라고 불렸다. 1967년 문화공보부 무궁화훈장, 1995년 화관문화훈장, 1999년 보관문화훈장을 수상하기도 한 그는 천부적인 가창력과 무대 매너, 그리고 무엇보다 멍울진 대중들의 가슴을 어루만져 주는 주옥같은 노래로 지금까지도 전 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림 : 전용성
중앙대 시각디자인과를 오래전에 졸업했고, 대우전자, 제일기획, 서울광고기획 등에서 오랫동안 광고 제작 일을 했으며, 현재는 문화 마케팅 회사인 무나커뮤니케이션을 운영한다.
2007년 봄 산티아고에 다녀와서 9월 헤이리 카메라타 갤러리에서 스케치 전시회를, 11월 인사동 우림 갤러리에서 그림 전시회, 2008년 헤이리 북하우스에서 우드컷페인트 전시회도 열었다. 지금은 꽃나무 심기가 좋아서 남의 집 마당을 디자인하고 다닌다.
2007년 봄 산티아고에 다녀와서 9월 헤이리 카메라타 갤러리에서 스케치 전시회를, 11월 인사동 우림 갤러리에서 그림 전시회, 2008년 헤이리 북하우스에서 우드컷페인트 전시회도 열었다. 지금은 꽃나무 심기가 좋아서 남의 집 마당을 디자인하고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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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내 노래 「동백 아가씨」의 인기는 정말 대단했다. 마침 이 노래는 비둘기부대의 사단가이기도 했다. 아침에 기상해서 식사 시간이 되면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는 노래가 「동백 아가씨」였다. 혹 다른 음악이 나오면 금방 식당 담당 군인이 장교들에게 야단을 맞는다고 했다. 그만큼 「동백 아가씨」의 인기는 대단했다. --- p.23
한번은 차 안에서 점심을 먹고 입 안에 음식 냄새가 나는 것을 방지하려고 껌을 씹었는데 무대에 올라가기 전에 뱉는 것을 그만 잊어버리고 말았다. 사회자의 소개말이 끝나자 바로 무대에 올라 악단의 반주에 맞춰 노래를 부르려던 순간, 정말 난처하기 이를 데 없는 일이 벌어졌다. 입 안에 껌이 그대로 있다는 사실을 그제야 깨달은 것이다. 객석에 앉아 있는 관객들의 시선이 오로지 내게 모아져 있던 터라 껌을 그냥 뱉을 수도 없었다. --- p.50
공교롭게도 공연 전날밤에 그만 탈이 나고 말았다. 밤새도록 토사곽란에 시달리느라 밤을 꼬박 새우다시피 하다 보니 어느 새 날이 밝았다. 입맛이 있을 리 없어 하나도 먹을 수 없고, 기운을 차릴 수도 없어 일어났다 주저앉기를 몇 번이나 되풀이한 끝에 간신히 이를 악물고 약속한 공연장으로 가려고 일어났다. 그때 내가 살던 집은 수유리 산속에 있었는데, 차를 타려면 집에서 한 20분쯤 논두렁길을 걸어 나가야 버스 종점이 나왔다. --- p.56
다른 선배들이 세수와 빨래를 다 마치고 각자 자기 방으로 들어간 것을 기다렸다가 맨 나중에서야 내 차례다 싶어 세수하고 선배 언니의 양말 같은 작은 빨래까지 한 다음 드디어 내 방으로 들어왔을 때였다. 막 누우려는데 옆방에서 코미디 하는 선배 언니가 “미자야!” 하고 부르는 것이었다. 나는 “네” 하고 대답하며 얼른 일어나 옆방 언니에게로 달려갔다. “언니 부르셨어요?” 하고 방문을 열고 들어가니 그 언니는 드러누워 있는 자세로 “미자야, 여기 와서 내 머리 좀 긁어라” 하는 것이었다. --- p.61
당시에는 한쪽 무대 옆에 여자 화장실, 또 다른 한쪽에 남자 화장실이 있는 극장이 많았는데, 남자 화장실을 지나 분장실을 들어갈 수밖에 없는 곳은 남자 단원들은 괜찮지만 여자 단원들은 여간 곤란하지 않았던 것이다. 물론 반대일 경우도 있었는데, 남자가 여자 화장실을 지나가는 것은 그래도 여자가 남자 화장실을 지나가는 것보다는 훨씬 나았다. 여자들은 문을 닫고 용변을 보니 얼른 지나치면 되지만, 남자들은 그렇지 않으니 여자 단원들이 얼마나 곤혹스러웠을지는 말로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 pp.72~73
우리나라 노래는 한마디로 뽕짝이다. 일본 엔카의 리듬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또한 우리 노래에는 한과 서러움이 실려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뱃속에서부터 뿜어져 나오는 힘이 있다. 반면 일본의 엔카에는 한이 없다. 또한 뱃속에서 뿜어져 나오는 힘도 없다. 목에서 만들어져 나오는, 듣기에는 무척 감미롭고 아름답기까지 하지만 우리 가요와는 부르는 방식 자체가 다르다. 그런데 우리의 노래들에 한낱 트로트라는 외래어가 붙다니……. --- pp.88~89
그러나 나의 시련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세종문화회관측에 이미자 가요 30주년 기념공연 대관 신청을 했다가 거절당한 것이었다. 이유는 내가 수준 낮은 가수이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나와 같은 가수는 세종문화회관에 설 수 없다는 것이었다. 만약 그런 가수가 세종문화회관 무대에 선다면 문화회관의 격이 떨어진다는 것이었다. 이 명예의 전당이 고무신짝들의 판으로 하루아침에 전락하고 말 것이라는 게 그 이유였다. 또다시 나는 실망감과 좌절감에 빠지고 말았다. 말할 수 없이 분하고, 그야말로 원통하였다.
한번은 차 안에서 점심을 먹고 입 안에 음식 냄새가 나는 것을 방지하려고 껌을 씹었는데 무대에 올라가기 전에 뱉는 것을 그만 잊어버리고 말았다. 사회자의 소개말이 끝나자 바로 무대에 올라 악단의 반주에 맞춰 노래를 부르려던 순간, 정말 난처하기 이를 데 없는 일이 벌어졌다. 입 안에 껌이 그대로 있다는 사실을 그제야 깨달은 것이다. 객석에 앉아 있는 관객들의 시선이 오로지 내게 모아져 있던 터라 껌을 그냥 뱉을 수도 없었다. --- p.50
공교롭게도 공연 전날밤에 그만 탈이 나고 말았다. 밤새도록 토사곽란에 시달리느라 밤을 꼬박 새우다시피 하다 보니 어느 새 날이 밝았다. 입맛이 있을 리 없어 하나도 먹을 수 없고, 기운을 차릴 수도 없어 일어났다 주저앉기를 몇 번이나 되풀이한 끝에 간신히 이를 악물고 약속한 공연장으로 가려고 일어났다. 그때 내가 살던 집은 수유리 산속에 있었는데, 차를 타려면 집에서 한 20분쯤 논두렁길을 걸어 나가야 버스 종점이 나왔다. --- p.56
다른 선배들이 세수와 빨래를 다 마치고 각자 자기 방으로 들어간 것을 기다렸다가 맨 나중에서야 내 차례다 싶어 세수하고 선배 언니의 양말 같은 작은 빨래까지 한 다음 드디어 내 방으로 들어왔을 때였다. 막 누우려는데 옆방에서 코미디 하는 선배 언니가 “미자야!” 하고 부르는 것이었다. 나는 “네” 하고 대답하며 얼른 일어나 옆방 언니에게로 달려갔다. “언니 부르셨어요?” 하고 방문을 열고 들어가니 그 언니는 드러누워 있는 자세로 “미자야, 여기 와서 내 머리 좀 긁어라” 하는 것이었다. --- p.61
당시에는 한쪽 무대 옆에 여자 화장실, 또 다른 한쪽에 남자 화장실이 있는 극장이 많았는데, 남자 화장실을 지나 분장실을 들어갈 수밖에 없는 곳은 남자 단원들은 괜찮지만 여자 단원들은 여간 곤란하지 않았던 것이다. 물론 반대일 경우도 있었는데, 남자가 여자 화장실을 지나가는 것은 그래도 여자가 남자 화장실을 지나가는 것보다는 훨씬 나았다. 여자들은 문을 닫고 용변을 보니 얼른 지나치면 되지만, 남자들은 그렇지 않으니 여자 단원들이 얼마나 곤혹스러웠을지는 말로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 pp.72~73
우리나라 노래는 한마디로 뽕짝이다. 일본 엔카의 리듬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또한 우리 노래에는 한과 서러움이 실려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뱃속에서부터 뿜어져 나오는 힘이 있다. 반면 일본의 엔카에는 한이 없다. 또한 뱃속에서 뿜어져 나오는 힘도 없다. 목에서 만들어져 나오는, 듣기에는 무척 감미롭고 아름답기까지 하지만 우리 가요와는 부르는 방식 자체가 다르다. 그런데 우리의 노래들에 한낱 트로트라는 외래어가 붙다니……. --- pp.88~89
그러나 나의 시련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세종문화회관측에 이미자 가요 30주년 기념공연 대관 신청을 했다가 거절당한 것이었다. 이유는 내가 수준 낮은 가수이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나와 같은 가수는 세종문화회관에 설 수 없다는 것이었다. 만약 그런 가수가 세종문화회관 무대에 선다면 문화회관의 격이 떨어진다는 것이었다. 이 명예의 전당이 고무신짝들의 판으로 하루아침에 전락하고 말 것이라는 게 그 이유였다. 또다시 나는 실망감과 좌절감에 빠지고 말았다. 말할 수 없이 분하고, 그야말로 원통하였다.
--- p.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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