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 아이디어만으로 살아남을 수 없다.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탄탄한 기획서는 차고 넘쳤다. 하지만 기획서에는 아이디어의 참신성뿐 아니라 실행을 구체화하고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분석이 필수적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주장과 아이디어를 전달하고, 경영 전반에서 일어나는 의사결정문제를 분석적이고 과학적으로 다룰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것은 바로 '신뢰'의 문제이다.
--- 저자의 말 중에서
“송 대리, 지금까지 이야기한 우리 회사 전자 정보 시스템에 가장 큰 문제가 뭐죠?”
선주가 함께 팀에 합류한 송구해 대리에게 묻는다.
“네. 화면에 보시다시피 첫 번째로는 사용의 편리성 저하이고, 두 번째로는 원하는 기능 부족, 세 번째는 확장성 및 유연성 부족입니다.”
송 대리는 문제점을 보고하는 목소리 치고는 낭랑하게 대답했다.
“편리성 저하는 이해가 돼요. 사용하기 불편하다 이거죠? 느린 속도라든지, 불편한 메뉴 배치, 이해하기 어려운 용어를 쓰는 것이 있겠죠. 원하는 기능이 부족하다…이것도 공감이 가네요. 후결시에는 선결과 다른 기능이 필요하기도 하니까요. 메모 결재만을 위한 간단한 결재라인이 필요한 사람도 있을 테고.”
“맞습니다. 거대한 회사 조직의 결재 시스템을 통합시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지도 몰라요”
하 과장이 거들었다.
--- p.41, 2장 TANGIBILITY 중에서
“사실 시작은 단순히 '그런 것을 해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구체적인 아이디어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복잡한 구조나 과정이나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로 모델이라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얻은 것이 비즈니스 프로세스 개념입니다.”
“그 개념은 특별히 새로운 게 없을 것 같은데요. 이미 많은 회사가 이것을 적용하고 있고 특히 컨설팅 계에서는 표준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인데요.”
주구식 과장의 등장이었다. 주 과장은 테이블에 마련된 주스잔을 집어 들며 심드렁하게 말했다. 선주는 자신도 모르게 순간 긴장했다.
“그렇습니다. 제 입장에서는 비즈니스에 응용 가능한 모델을 연구하는 연구자가 아닌 이상 현재 사용되고 있거나 이미 연구된 모델들을 검토하는 게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지요. 특히 모델 등을 검토할 때 중요한 것은 내가 생각하고 있는 문제를 잘 표현할 수 있는 모델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모델이라, 모델이 그렇게 중요한 것입니까?”
선주는 비아냥거리듯 말하는 주과장의 말투가 무척 거슬렸다.
--- p.141, 3장 REASONING 중에서
선주의 난관은 임원진이었다. 그들을 상대로 프리젠테이션을 하는 일은 분명 쉽지 않을 것이다. 거기에 더해 새로 만든 프로토타입을 정말 객관적인 시각으로 보고 있는지에 대한 확신도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사람들이 수고한 것을 아니까, 정말 진심으로 노력한 것을 아니까 결국 잘 팔릴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하는 게 아닐까.
--- p.204, 4장 USER EXPERIENCE DESIGN 중에서
“성진전자가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마케팅 측면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지 꽤 되었네. 기존 마케팅 채널과 기존 방식에 대한 재고를 할 때가 되지 않았나싶어. 두 혁신안 모두가 지금 꼭 필요한 것 같아서 사실 나는 이 둘을 모두 선정하고 싶다네.”
“이제까지 한 번도 공동 수상은 없었죠. 하지만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면 안 될 이유도 없습니다.”
“좋다고 둘 다 취할 수는 없지 않겠나. 상황에 따라 달리해야겠지. 두 혁신안을 하나의 프로젝트로 만들어 지원해야 할 거야. 그래야 두 혁신안의 시너지를 통해 마케팅 전체에 대한 혁신을 가져올 수 있을 테지.”
--- p.239, 5장 SIMULATION 중에서
“우리 경영하는 사람이 절실하게 필요한 것이 바로 이런 것 아니겠나? 그런데, 자네들 지난 번 CS위원회의 때 제안했던 아이디어들 기억나는가? 녹차나 콜라 서비스를 하자? A/S 센터의 내부를 밝은 원색으로 페인트칠을 하자, 뭐 이런 것 아니었나? 난 그런 두루뭉술한 말장난 좋아하지 않네. 이제 그런 뜬구름 잡는 얘기는 더 이상 시장에서도 먹히지 않는다네. 과학적인 분석력을 좀 배우도록 하게나. 아니면, 야간 MBA과정이라도 등록해서, 지난번에 뭐라 그랬지. 아, 계량경영학! 그 과학적인 경영학 기법들에 대해 체계적으로 배우는 것도 좋겠지.”
--- p.360, 6장 TECHNOLOGY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