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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04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315쪽 | 414g | 145*205*30mm
ISBN13 9788943103552
ISBN10 8943103557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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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사랑보다 더 지독한 것이 있을까? 사랑은 부드럽고 달콤하고 세상을 이루지만 때로 사랑은 독이 되고 가시가 되어 상처를 입히고 세상을 무너뜨린다.
아, 그 지독한 양면성이라니.
신분의 벽이 높던 시대에 여자의 몸으로 태어나 시를 온몸으로 사랑한 조선조 최고의 여류 시인 이옥봉!
그녀의 생애를 통해 사랑의 치명적 독성이 어떻게 한 인간을 변화시키는지 본문에서 발췌해 보았다.

옥봉은 나리처럼 살고 싶었다. 신분의 굴레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세상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살고 싶었다. 평생 시나 지으며, 세상의 아름다움을 시로 표현하며 살고 싶을 뿐이다. 미움도 증오도 사랑도 다 부질없는 짓. 그저 시로 세상을 보고 시로 세상을 노래하고 싶을 뿐이었다. 여자이기에 더더욱 그러고 싶었다. --- p.26

세상에 태어나 시로 세상을 읊다 가는 것. 아니, 제 스스로가 시가 되는 것. 이보다 더 근사한 일이 어디 있을까. 제 몸이 공명통이요, 제 음성이 활이요, 제 생각이 현이 되어 평생을 살다가겠다는 생각을 하니 가슴이 설렜다. --- p.30

“나는 말이다. 혼인을 해도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하고 싶다.”
“그런 사람이 있어요?”
옥봉의 말에 막례의 눈이 동그랗게 벌어지며 흰 자위가 제법 크게 드러났다.
“아니. 아직은.”
“그럼, 그런 사람을 평생 못 만나면 어떡해요?”
“그럼 안 가는 거지. 평생 시나 지으며 살란다.”--- p.39

옥봉은 그저 여자이고 싶었다. 한 여자. 그것도 한 남자를 지극히 은애하고 연모하는 여자이고 싶었다. 생각의 모반, 반란, 역모였다. 옥천을 떠나올 때만해도, 아니, 윤관서의 집에 처음 갔을 때만해도 그저 한 사람이고자 했다. 여자도 남자도 아닌, 사람. 남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겨누고 시를 노래하고 인생을 이야기하고 그렇게 늙어 가리라 했다. 복사꽃, 매화꽃, 차 꽃 같은 얼굴이 시들어 빛을 잃고 젊음이 허무하게 물러나도 자신이 짓는 시만큼은 시간을 거슬러 아름답고 처연하게 남으리라 생각했다.
헌데 이제는 사랑이었다. 여자이고 싶었다. 한 남자의 여자이고 싶었고, 한 남자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싶었다. 그 남자의 품에서 세상을 보고 세상을 노래하며 늙어가고 싶었다. 원앙이 수놓인 베개보다는 남자의 팔베개를 하고 아침을 맞고 싶었다. --- p.127

버들 언덕 강 머리 임 오시는 수레 소리
취한 술 언뜻 깨시어 다락 앞에 내리실 때
임 기다려 시든 얼굴 거울보기 부끄러워
매화 핀 창가에서 반달 눈썹 그립니다.
柳外江頭五馬嘶, 半醒愁醉下樓時
春紅欲瘦臨粧鏡, 試畵梅窓却月眉
-임을 맞으며, 원제:卽事 --- p.158

운강의 살과 뼈를 더듬고 안을 때 제 안에 숨어있던 또 다른 옥봉이 잠을 깼다. 그 옥봉이 운강을 물었다. 그 옥봉이 운강을 핥았다. 요분질을 해대고 이불이 밀리도록 뒹굴었다. 촛농보다도 뜨거웠고, 밤보다도 깊었다. 그 깊고 은밀하고, 격렬한 몸짓에 시간도 멈추었다. 시만 짓고 살겠습니다. 옛 맹세는 유효했다. 다만 시의 대상이 바뀌었을 뿐. 그 시는 곧 운강이었다. 그게 시였다. 노곤해 죽을 만큼 몸으로 쓴 시였다. --- p.240

행여 운강이 올까봐 대문 열어두고 몸단장하고 기다렸지만 끝내 그는 오지 않았다. 춘심에 못 이겨 한번쯤 찾아줄 법 한데도 운강은 무정했다. 무정해도 너무 무정했다. 햇빛은 저리 오지게 푸진데, 저 오지게 푸린 햇빛은 땅속 얼어있는 생명들을 간질여 깨우는데 운강의 마음만은 여전히 혹독했다. 눈이 아프도록 운강이 있는 쪽을 더듬었지만 돌아오는 것은 지독한 설움뿐.
살아도 살아있는 것 같지 않았다. 살리라, 아니, 죽으리라. 죽고자 하면 행여 운강이 올까 싶어 살고 싶었고, 살고 싶으면 이 생이 끔찍해 죽고 싶었다. --- p.295

이제 떠날 일만 남았다. 다시 올 수 없으리라. 아니 육신의 허물을 벗어버리고 혼백으로 다시 돌아오리라. 그때 운강의 곁에서 머물리라. 한 결의 바람으로, 한 점의 푸른 불빛으로, 한 송이의 붉은 동백으로, 한 마리의 나비로, 한 마리의 접동새로 운강의 주변을 맴돌리라. 아무리 차가운 운강이라지만 어느 순간 행여 나인 듯 돌아볼지도 모를 일이다. --- p.302

나는 당신을 사랑하였습니다. 내 목숨보다 더 당신을 사랑하였습니다. 내 피가 마르도록, 내 가슴이 갈기갈기 찢겨나가도록 당신을 사랑했습니다. 내 육신이 허랑하게 바다 위를 떠돌 때도, 내 혼백이 푸른 불티들로 떠돌 때도 늘 당신에게 가고자 했습니다. 아쉬운 것은 당신을 더 사랑하지 못한 것입니다. 왜 그것 밖에 사랑할 수 없었을까요. 그토록 피가 뜨거웠는데, 그토록 간절했는데, 그토록 사무쳤는데, 왜 그 정도 밖에 사랑할 수 없었을까요.
비록 당신은 나를 거부했지만 나는 죽었다 다시 태어난다 해떵 당신을 사랑할 것입니다. 왜냐면 내 삶에는, 내 기억에는 당신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내 피는, 내 가슴은, 내 영혼은 온전히 당신 밖에 담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내게 우주였고, 세상이었고, 시였고, 내 전부였습니다.
--- ㅔ.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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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영혼이라는 말을 자주 쓰지만 영혼의 실체에 대한 것은 아는 것이 없다. 그런데 나는 약 4백여 년 전 조선 땅에 살면서 영혼의 발자취를 남긴 한 여자에게 홀려 두 편의 시를 바쳤었다.
이옥봉(李玉峰)이었다. 그의 ‘내 꿈의 혼이 발자취를 낸다면 / 그대 문앞의 돌길은 모래가 되었으리(若使夢魂行有跡, 門前石路便成沙)’의 싯귀를 보는 순간 나는 가슴 안에서 일어나는 황홀한 떨림을 느낄 수 있었다.
기다림과 그리움, 그리고 이별의 아픔을 가장 뜨거운 언어로 뽑아낸 그의 사랑 시는 기록으로 전해지는 서른두 편 어느 것을 들추어도 황진이, 매창 등 조선조의 여류 시인 뿐만아니라 사랑 시에 있어서는 어떤 남정네도 견줄 이가 없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아는 것이라고는 없이 짝사랑한 내 여자를 은미희 씨가 소설로 부활시켜서 내 눈길과 손길에 닿게 해주었다. 잠들었던 내 영혼에 불을 붙여 준 은미희 씨가 고맙다. 나의 옥봉이시여. 이제 그만 사랑의 불길 거두고 이 나라 사내들을 더는 울리지 마시라.
이근배 (시인,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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