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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링 타임

킬링 타임

: 파울 파이어아벤트의 철학적 자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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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04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24쪽 | 490g | 153*224*30mm
ISBN13 9788984313255
ISBN10 8984313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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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파울 파이어아벤트
캘리포니아 대학 버클리 캠퍼스, 취리히 연방공과대학 등 여러 대학에서 가르쳤다. 《이성이여 안녕》,《자유사회에서의 과학》, 《방법에의 도전》 등 많은 책을 남겼다.
역자 : 정병훈
연세대학교 철학과 및 동 대학원(철학박사)을 졸업하였고, 현재 경상대학교 인문대학 철학과 교수로 있다. 이 책의 저자인 파울 파이어아벤트의 《방법에의 도전》을 번역하였다.
김성이는 이화여고와 이화여대 과학교육과를 졸업하였고 미국 위스콘신주 웨슬리 언어연구원의 TESOL과정을 졸업하여 자격증을 취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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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종종 어머니를 따라 미용실에 갔다. “커서 뭐가 되고 싶어?” 미용실에 있는 여자들이 내게 물었다. 그러면 “전 은퇴하고 싶어요.” 하고 대답했다. 이 대답에는 이유가 있었다. 공원에서 모래성을 쌓으면서 가방을 들고 혼잡한 전차 뒤를 쫓아 뛰어가는, 초조한 남자들을 본 적이 있다. “저 사람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 거예요?” 하고 어머니께 묻자 “일하러 가는 거야.” 하고 대답했다. 공원에는 벤치에 조용히 앉아서 햇볕을 쬐고 있는 늙은 신사들의 모습도 보였다. “그러면, 저 사람은 왜 여기에 있는 거예요?” 내가 다시 물었다. 그러자 어머니가 말했다. “은퇴했거든.” 그 이후 내게 은퇴라는 말은 아주 매력적인 말로 생각되었다. --- pp. 44~45

수업은 반복적인 학습과 시험으로 이루어졌다. 나는 특별한 날의 시간표를 잊어버리고 당황해하면서 겁에 질려 교실에 들어가는 꿈을 자주 꾸기는 했지만 그런 게임을 잘 해냈다. 나중에 열여섯 살 때는 물리학과 수학 선생님보다 물리학과 수학에 대해서 더 아는 게 많다는 평판을 얻었다. 선생님들도 그런 소문을 사실로 믿어서 나를 혼자 내버려두었다. 생물학 선생님과 화학 선생님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물리학을 두려워했고, 따라서 나도 두려워했다. 말할 필요도 없이 나는 숙제로 내준 책도 읽지 않았고, 교실에서 낮잠을 자기도 했다. 질문 시간이면 그런 것들을 이미 알고 있는 체하면서 내게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하찮은 것이라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이것은 효과가 있었다. 그러나 귀찮은 일이 생길 때도 있었다. 선생님들은 언제나 합리적인 방식으로 행동하지 않는다. --- pp. 56~57

몇 년이 지난 후에도 이런 사건들은 다른 형태이긴 하지만 종종 꿈속에 나타났다. 전투 장면이나 위험한 상황들은 지금까지 한 번도 꿈꾼 적이 없다. 다만 징병당하는 꿈을 꾼다. 장면은 늘 똑같다. 나는 징집영장을 받고 이렇게 말한다. “아, 저는 군대에 가지 않아도 됩니다. 저는 절름발이거든요.” (1946년 이후 목발을 짚고 있으므로 그것은 사실이었다.) 나는 병영에 들어가 병사들 틈에 끼어 줄을 선다. 그러고는 이게 어찌된 일이란 말인가! 걸을 수 있었다. ‘무슨 이런 지독한 농담이 있담! 몇 년 동안이나 발을 질질 끌고 다녔는데, 이제는 내 발이 갑자기 움직일 필요가 없는데.’ 하고 혼자 생각한다. --- pp. 104~105

나는 철학 세미나를 이끌었던 카를 포퍼에 대해 호기심을 가졌다. 나는 그가 쓴 《탐구의 논리》를 대충 훑어본 적이 있다. 그리고 내 나름대로 마음속에 그의 이미지를 만들어두고 있었다. 그는 키가 크고, 홀쭉하며, 진지하고, 말을 천천히 신중하게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정반대였다. 그는 청중들 앞을 왔다 갔다 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만약 당신들이 철학자를 독일에서와 같이 철학교수직을 차지한 신사라고 생각한다면, 나는 분명히 철학자가 아닙니다.” …… 토론이 끝나고 햇볕이 내리쬐는 곳으로 나갔을 때 어느 순간 포퍼가 내 옆에 와 있었다. “산보나 하지.” 그가 말했다. 우리는 사람들을 떠나 마을로부터 숲으로 이어지는 여러 산책로 중 하나를 따라 걸었다. 포퍼는 음악, 베토벤의 위험, 바그너주의자의 비극에 대해 이야기헸다. 그는 내가 라이헨바흐의 ‘간현상’을 언급한 것에 대해 비판했다. 그리고 서로 친숙하게 ’너‘라고 부르자고 제안했다. --- pp. 135~137

비트겐슈타인은 한 시간 이상 늦게 왔다. ‘얼굴이 말린 사과 같군.’ 하고 생각하면서 나는 하던 이야기를 계속했다. 비트겐슈타인은 자리에 앉아서 몇 분 동안 조용히 듣고 있었다. 그러다가 마침내 중간에 끼어들었다. “잠깐, 그것은 그런 식으로 얘기해서는 안 돼!”라고 외치면서 현미경을 통해 사물을 관찰할 때 보이는 것에 대해 상세히 논의했다. ‘기본언명’과 ‘이론’ 사이의 관계에 대한 추상적인 고찰이 아닌 이러한 문제야말로 우리가 논의해야 할 과제라고 말하고 있는 듯했다. 그가 현미경이라는 단어를 발음할 때의 그 정확한 방식을 나는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방해도 있었고 건방진 질문도 날아갔다. 그러나 비트겐슈타인은 개의치 않았다. 그는 우리의 무례한 태도를 그가 다른 곳에서 받았던 아부성 짙은 환호보다 더 좋아했음이 분명하다. 다음 날, 나는 하루 종일 황달 때문에 자리에 누워 있어야 했다. 전날 먹은 설파아미드제가 과했음이 틀림없었다. 그러나 비트겐슈타인은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고 전해 들었다. --- pp. 144~145

나는 거의 일 년 동안 강의와 성악 레슨이 있을 때를 제외하고는 매일 세코날을 복용하고 밤낮없이 잤다.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시간 죽이기’였다. 어떤 의미에서 나는 자신의 인생이 새롭게 시작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내일일까, 다음 주일까, 아니면 내?일까? 나는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러한 공허함 속에서 나는 논문을 쓰고 개요를 작성했다. 그것은 학술적인 논점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고 타인에 대한 단순하고 솔직한 관심을 표명하는 일이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그러한 관심은 어디에서 오는가? --- pp. 194~195

이제 최후의 며칠이 남았다. 지금 우리는 그것을 한 순간 한 순간 감내할 것이다. 가장 최근에 일어났던 마비는 뇌 내부의 출혈 때문에 생긴 것이다. 지금 나의 관심은 내가 남길 것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논문, 철학자로서 마지막 선언 그런 것이 아니고 사랑이다. 나는 사랑이 남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 사랑이 내가 마지막 떠나는 모습으로 상처받지 않기를 바란다. 나는 나쁜 추억은 뒤로한 채, 혼수상태처럼 죽음의 고통 없이 평화롭게 가고 싶다. 이제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그라지아와 나, 그리고 우리의 사랑은 영원할 것이다. 내가 바라는 것은 지적인 생존이 아니고 사랑의 생존이다.
--- p. 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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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적 작업으로 일생을 보낸 철학자의 자서전은 얼마나 따분할까? 누군가 이렇게 의심할지 모른다. 하지만 기지 넘치고 감동 가득한 파이어아벤트의 인생 고백록 《킬링 타임》은 이런 부정적 기대를 배반한다. 뇌종양으로 투병 중이던 그가 임종 직전까지 썼던 자서전의 마지막 말은 “지적인 생존이 아니라 사랑의 생존”이었다. 파이어아벤트는 20세기 과학철학계의 유명한 ‘악동’이었다. 이는 《방법에의 도전》, 《이성이여 안녕》 같이 그가 쓴 책의 제목만 보아도 알 수 있다. 《킬링 타임》의 발간을 계기로 파이어아벤트의 사상이 진지하게 재조명되기를 기대한다. 그의 주요 저서들이 우리나라에 번역되기 전에, 자서전이 먼저 출간된 것은 역설적이다. 하지만 파이어아벤트는 ‘방법론적 아나키스트’ 아니었던가. 어떤 방식으로 재조명되든 그는 개의치 않으리라. 거꾸로 ‘시간을 죽여가며’ 그의 작품들이 새롭게 빛을 보게 하는 방식도 흔쾌히 받아들이리라.
김용석 (철학자, 영산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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