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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스승

내 인생의 스승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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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05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192쪽 | 339g | 140*193*20mm
ISBN13 9788996043485
ISBN10 89960434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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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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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문학과를 택하게 된 것은 군대를 따라 일선에 나갔을 적에 우리 앞에 있던 적이 중공군이었고 우리를 지휘하던 장교가 중국의 황포군관학교 출신이어서 그 분이 유창한 중국말을 하는 것을 직접 보면서 중국 사람들을 대하는 사이에 중국에 대한 관심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때 중국은 바로 우리 이웃의 큰 나라이고 역사적 문화적인 관계도 우리와는 매우 깊은 나라인데 우리는 중국에 관하여 너무나 모르고 있다는 것을 절감하였다. 합격하지 못하더라도 학과는중국에 관한 학과를 선택해 보고자 하여 그때는 전국에 유일하였던 문리과대학의 중국어문학과를 지망했던 것이다. 그러나 뜻밖에도 입학시험에 합격하여 아버지의 강요에 따라 학교에 등록하게 되었고, 더욱 뜻밖에도 그렇게 시작한 중국문학 공부가 마침내는 나를 그 대학의 중국문학 교수로 만들고 말았다. 이처럼 나의 인생의 향방을 바꾸어 놓은 서울대학에 들어가게 되었던 것은 순전히 신현묵 선생님의 열을 다하신 수업 덕분이다. --- p.36

1952년 서울대학이 아직도 사변 통에 부산으로 피란 내려가 있던 시절, 나는 문리과대학 중문과에 입학하여 부산 대신동의 천막을 친 가교사로 등교하게 되었다. 그때 중국어문학과에 선생님이라고는 부교수이신 차상원 선생님 한 분만이 계셨다. 그 당시 서울대 중문과는 전국에 한 곳뿐이었으니 전국 대학에 중국문학 교수가 차상원 선생님 한 분이었던 셈이다. 진흙바닥에 널빤지 책상과 걸상을 늘어놓은 교실이라 그런지 학교에 강의를 들으러 나오는 우리 학과의 선배도 서너 명뿐이었고 동기생은 모두 합해야 대여섯 명 정도였다. --- p.61

선생님의 아호 연파(淵坡)는 중국의 시인인 진(晉)나라의 도연명(陶淵明, 365-427)과 송(宋)나라의 대문호인 소동파(蘇東坡, 1037-1101)에게서 따온 것이다. 이들은 서로 약 700년에 가까운 시대의 거리가 있지만, 도연명은 앞에서 중국시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하여 중국 전통문학 발전을 앞서 이끈 대시인이라면 소동파는 뒤에서 중국의 전통문학을 이어받아 발전시켜 중국문학 발전의 가장 높은 자리에 위치하고 있는 달리 비길 데 없는 대문호이다. 우리나라 중국문학 발전을 앞에서 이끌고 발전시켜 생전에 그 결실을 보려 한 선생님의 큰 꿈이 이 아호에 담겨져 있는 듯하다. 전국에 유일한 서울대의 중문과를 어려운 시기에 홀로 지탱하여 우리나라 중국문학 연구를 이 정도로 발전시키고, 또 전국에 중문과가 이처럼 늘어나게 하여 이 분야에도 많은 학자들이 나와 수많은 연구업적이 쏟아지게 하셨으니, 선생님의 아호에 담긴 큰 꿈도 어느 정도 이루셨다 할 수 있다. --- p.82

차주환 선생님은 6·25 사변 전에 전국 최초의 학원인 상록학원을 경영하셨다고 한다. 때문에 1952년 서울로 환도하자마자 선생님은 다시 을지로 3가에 건물을 빌려 상록학원을 차리셨다. 나는 처음부터 그 학원에 나가 학생 모집 같은 사무적인 일에서부터 시작하여 강사들 뒷바라지 및 교실 청소와 학생모집 광고를 거리에 붙이는 일 등의 잡일까지도 포함하여 모든 일을 맡아서 하였다. 나 이외에 잡일을 맡은 나보다 서너 살 아래의 친구가 하나 있었으나 청소며 강의 준비 등 잡일을 그 친구 혼자서는 도저히 다 할 수가 없었다. 중문과 선배로는 장기근 선생님과 경기중학에서 교편을 잡고 있던 윤재정 선배가 그 학원의 강사로 나왔고, 서울대와 연대·고대 등 영·독·불 어문학과의 여러 교수들이 출강하였다. 그러나 차 선생님은 학원 경영에 전념하지 못하는 반면 차차 다른 학원도 많이 생겨나서 날이 갈수록 학원 운영이 여의치 않게 되었다. 학원 경영이 어려워지면서 나는 어려운 일은 더 많이 맡아 하면서도 성과는 날로 줄어들어 칭찬은 별로 들어보지 못하는 어려운 처지가 되었다. 결국 2년 가까이 버티다가 문을 닫았던 것 같다.
차주환 선생님은 한편 석사학위 논문으로 「도연명(陶淵明) 시 연구」를 쓰고 계셨는데, 논문의 자료 정리와 자료를 베끼는 일 등을 가끔 도와드리면서 뜻밖에도 선생님의 논문 작성을 통하여 논문이란 어떻게 쓰는 것인가, 공부는 어떻게 하여야 하는가를 많이 터득하였다. 그리고 성실한 태도로 학문에 임하시는 선생님에게서 많은 감명을 받았다. 공부는 선생님처럼 성실한 태도로 임하여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 p.94

타이완대학에 가서 첫 번째로 받았던 큰 감동은 나의 첫 학기 중간에 미국에 계시던 대어학자 자오웬런(趙元任) 선생님이 타이완대학을 방문하여 「국어의 문제(國語的問題)」라는 제목으로 10여 일에 걸쳐 발표한 공개강연이었다. 자오웬런 선생님은 세계 학계에 이름이 알려진 언어학의 대가인지라 나는 열심히 그 강연장에 나가 대가의 강연을 들었다. 강연 내용도 좋았지만 그보다도 자오 선생님의 중국어가 유창한 베이징 발음이라 듣기에도 좋아 중국말을 익히기에 매우 좋은 강연이라 생각되었다. 그때 놀란 것은 강연장의 앞자리에는 머리가 희끗희끗한 타이완대학 문학원의 유명한 노교수들이 모두 나와 강연을 경청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앞에 든 은사들을 비롯한 중국어문학의 대가들은 말할 것도 없고 중국 고고학의 대가인 둥줘빈(董作賓)을 비롯하여 유명한 중국역사학자들과 중국철학자들도 모두 나와 강의실 앞자리에 앉아 있었다. 한국에서도 여러 번 대가들의 공개강연을 들은 일이 있지만 이처럼 노학자와 대학자들이 모두 나와 강의를 듣는 모습은 한 번도 보지 못하였다. 역시 세계적인 대학자들이란 자기 강의든 남의 강의든 강의에 임하는 몸가짐부터 다르다는 것을 절감하였다. --- p.129

이때 타이완대학 중문과의 학과장 겸 중국문학연구소 소장은 중국 현대문학의 개척자인 루쉰(魯迅, 1881-1936)의 제자이며 소설가이신 타이징눙(1902-1990) 선생님이셨다. 선생님은 타이완으로 건너오시기 전에 일찍이 대륙에서 단편소설집으로 『땅의 자식(地之子)』·『탑을 세우는 사람(建塔者)』을 내셨고, 루쉰의 해제가 앞에 붙어 있는 1918년 베이징에서 간행된 『중국신문학대계(中國新文學大系)』 4 소설 2집에는 루쉰의 첫 번째 작품인 『광인일기(狂人日記)』 등과 함께 선생님의 단편 작품 「천이가(天二哥)」, 「홍등(紅燈)」 등 네 편이 실려 있다. 이런 저런 연유로 말미암아 국민당 정권 아래 타이완에서는 선생님은 요주의 인물이어서 자유롭게 행동하기 어려운 처지에 계셨다. --- p.136

내가 가장 열의를 가지고 들은 강의는 취완리(1907-1979) 선생님의 『시경(詩經)』과 『서경(書經)』 강의이다. 그처럼 어려운 옛 글들을 수많은 학자들의 견해를 인용 비판하시는 한편 나름대로의 고증도 가하면서 슬슬 풀어나가는 선생님의 강의에서는 정말로 많은 것을 얻는다고 믿었다. 선생님은 샨둥(山東) 출신이어서 강의하시는 중에도 샨둥 말의 억양이 매우 두드러졌다. 중국학생들은 선생님의 말씨를 이상하다는 태도로 들었지만 나로서는 오히려 한국에서 많이 들어온 중국말 억양이라 친근히 느껴졌다. 내가 귀국하여 첫 번째 중국 고전 번역에 손을 대면서 가장 어렵고 힘든 『서경』으로 부터 번역을 시작하여 어느 정도 번역에 자신을 가질 수 있었던 것도 순전히 취 선생님의 『서경』 강의를 들은 덕분이다. --- p.149

그 중에서도 내가 가장 큰 자극을 받은 것은, 내가 타이완대학으로 가서 첫 번째로 수강한 경학역사(經學歷史)라는 한국의 중문과에서는 들어보지도 못한 과목의 강의였다. 강의 담당교수는 고 다이쮠런(戴君仁, 1900-1978) 선생님. 유학의 경서들을 몇 가지 변변히 접해보지도 못한 처지의 나로서는 그 강의를 따라가기조차도 무척 힘들었다. 청말 금문파(今文派)에 속하는 학자인 피석서(皮錫瑞, 1900년 전후)의 『경학역사(經學歷史)』가 교재였는데, 예습 복습에 온 힘을 기울여야 겨우 강의 내용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을 따름이었다. --- p.165

『역경』에도 “군자는 꿋꿋이 서서 두려워하지 않는다(君子以獨立不懼)”, “자연을 즐기고 천명을 알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는다(樂天知命故不憂)”는 등의 『논어』와는 차원이 다른 두려워하지 않고 걱정하지 않는다는 말이 보인다. 두 선생님에게서는 늘 바르고 깨끗이 사는 것뿐만이 아니라 “꿋꿋이 서는” ‘독립(獨立)’의 모습과 “자연을 즐기고 천명을 아는” ‘낙천지명(樂天知命)’의 생활을 직접 보여주고 계셨다.
--- p.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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