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는 참으로 완벽한 시점에 세상에 나왔다. 인터넷이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고 있었고, 사람들은 사회적 방식으로 이를 막 이용하기 시작하고 있었다. 인터넷을 통한 대규모 의사소통은 첫 영화인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이 촬영을 시작한 2000년 9월 시작됐다. 시리즈의 네 번째 책인 해리포터와 불의 잔이 2000년 7월 발매된 후, 다음 책이 나올 때까지 팬들이 3년을 기다려야 하는 시점이었다. 이 기간에 이들은 인터넷의 힘을 빌어 이제까지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전 세계적 의사소통과 사회적 네트워크를 구축하였다.
팬들의 웹사이트, 채팅룸, 포럼 그리고 잡지들이 마치 들불처럼 온라인상에서 번져나가기 시작했다. 모든 사람들이 이제까지 나온 해리포터 책들에 대해 저마다 한 마디씩 하였고, 다음에 나올 세 권의 책과 영화에 대해 온갖 추측이 쏟아졌다. - 중략 - 모든 이들이 앞으로 해리포터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고 싶어 했고, 인터넷의 확산은 강력한 가상의 사회적 네트워크가 빠른 속도로 뻗어나갈 수 있는 도구를 제공했다. 워너 브라더스가 첫 영화를 홍보하기 위해 2001년 2월 15일 웹사이트를 개설하자, 불과 40일도 안 되어 사이트의 토론방에는 수많은 팬들이 몰려들어 약 1만여 개의 글을 올렸다.---p.79
티저 마케팅 전략은 해리포터 마케팅 전반에 두루두루 사용되어 항상 팬들은 뭔가 아쉬운 상태에 남겨졌다. 시리즈의 첫 권이 나왔을 때 이미 팬들은 마지막 책의 마지막 장이 이미 쓰여져 안전한 금고에 보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애를 태웠다. 더군다나 팬들은 그 장의 마지막 단어가 '흉터scar'라는 말을 들었는데, 이는 해리포터 이야기를 읽은 독자들에게는 엄청난 의미가 담긴 단어였다. 이밖에도 티저 마케팅을 통해 마케팅 팀은 향후 발매되는 시리즈 책의 제목과 표지 디자인에 대한 정보를 온라인을 통해 간간이 공개하였다. 웹사이트와 서점들에는 새 책과 새 영화가 공개될 때까지 남은 시간을 카운트다운 하는 시계가 등장했고, 조앤 롤링은 미디어 행사와 인터뷰에 아주 가끔 얼굴을 내밀었다. 그녀가 시리즈 다섯 번째 책의 출시에 맞춰 2003년 6월 로열 알버트 홀에 등장하자 언론은 그것을 '그 해의 미디어 이벤트'로 칭하기까지 했다. 롤링은 그 해 오직 몇 건의 인터뷰에만 응했는데 이런 점이 팬들로 하여금 그녀의 얘기를 더욱 더 듣고 싶게 만들었다.---pp.94-95
2007년, 인터넷 주요 검색 엔진에 '해리포터'라는 키워드를 치면 수백만 건의 결과가 나왔다. 해리포터 브랜드의 초창기에는 어느 누구도 브랜드가 이 같은 규모로 성장할 줄 꿈도 꾸지 못했으나, 인터넷의 발달에 힘입어 해리포터 팬들은 서로 교류하고 그 브랜드를 컬트의 지위로까지 이끌어낼 수 있는 맞춤의 장소를 발견했다. 해리포터가 시장에 등장했을 때에는 인터넷이 아직 사회적 매개체로서 상대적으로 태동기였기 때문에, 해리포터의 마케터들은 바이러스 마케팅 기회를 어떻게 제대로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 잘 몰랐다. 대신 그들은 독자들이 팬 사이트, 팬 픽션 작품, 비디오, 메시지 보드, 토론방 등을 통해 브랜드에 대한 그들 자신의 온라인 체험을 마음껏 경험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했다.
마케팅 팀은 재빨리 충성스런 고객들에게 부정적으로 인식될 수 있는 푸쉬 마케팅 기법 대신 브랜드와 연관된 풀 방식의 마케팅을 활용하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다. 그들은 팬들이 걸어다니는 광고판이 되어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에 해리포터 브랜드를 전파하도록 만들었다. 해리포터 팬 커뮤니티의 일원들은 충성심이 강했고 해리포터의 메시지를 '비회원'들에게 퍼뜨려 그들 역시 그 일원으로 끌어들이려 했다. 포터매니아들은 월드와이드웹을 가로질러 나아갔다. 해리포터 마케팅 팀은 바이러스 마케팅의 본질인 바이러스가 그대로 퍼지도록 내버려두었다. 입소문 마케팅의 중요성과 의사 영향자로서 온라인 팬들의 역할을 인정함으로써, 마케팅 팀은 해리포터 브랜드가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고 자유롭게 성장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런 면에서, 해리포터는 우리 시대 최초의 사회적 미디어 마케팅의 성공 사례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pp.92~93
존 그리샴의 책들과 영화의 마케팅 팀은 해리포터의 팀이 사용한 지속적 마케팅 기법과 다소 다른 방식을 사용했다. 매년 새 책이 발매되고, 영화가 개봉되고 있는 가운데 그리샴의 마케팅 팀은 조앤 롤링의 팀이 성취한 것과 비슷한 추진력을 유지하기 위해 이 같은 연이은 발매를 적절히 활용하였다. 초점은 롤링의 해리포터 브랜드에서와 같이 전반적 제품 브랜드에 맞춰지기보다는 법정 스릴러와 관련된 그리샴의 집필 스타일과 그 장르에서 그가 어떤 스토리를 만들어낼 것인지에 맞춰졌다. 팬들은 본질적으로 우수한 제품인 그의 책에 마음을 빼앗겼고 그의 브랜드 전반에 충성심을 갖게 되었다. 해리포터 브랜드의 팬들이 그랬던 것과 마찬가지로, 그리샴의 팬들 또한 자신들이 읽은 책에 대한 이야기를 여기저기 퍼뜨리고 싶어서 안달이 난 상태였기에 입소문 마케팅 전략은 그리샴 마케팅 계획의 필수불가결한 부분이 되었다.
지속적인 마케팅, 입소문을 통한 버즈의 발생, 작품의 우수성을 바탕에 둔, J.K.롤링과 존 그리샴의 마케팅 팀들은 문학사에 가장 중요한 작가 두 사람과 다수의 성공적 책들 그리고 영화들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2007년 한 해에만 롤링은 3천2백만 달러를 벌어들여 포브스가 선정한 상위100대 고소득 유명인 리스트 48위에 올랐고, 900만 달러를 벌어들인 그리샴은 91위에 랭크됐다.---pp.120~121
포케몬은 1995년 닌텐도의 비디오 게임으로 시작됐다. 이후 포케몬은 11년 동안 1억5,500만 개가 팔리고 전세계 소매 판매에서 250억 달러 이상을 벌어들여, 사상 두 번째로 큰 비디오 게임 시리즈 브랜드가 되었다. 포케몬의 중심 캐릭터인 피카츄의 가치만도 8억2,500만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포케몬 성공의 중심에는 사람들이 사랑하고 충성심을 갖게 한 제품이 자리하고 있다. 높은 인기와 감정이입에 힘입어 포케몬 브랜드는 비디오 게임의 영역을 벗어나 70개 국가와 지역에서 방송되는 텔레비전 만화 시리즈, 10개의 영화, 음악 CD, 지구를 40바퀴 돌고도 남을 140억 장 이상의 카드 게임과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하는 장난감, 게임, 플러시 인형, 파티용품, 전자제품, 장신구, 옷과 같은 다양한 관련 상품들로 확장되었다.---p.159
현재 시장에는 약 400 종류의 해리포터 관련 공식 제품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10년 가까이 시장을 지배한 브랜드치고는 결코 많은 수가 아니다. 이에 더해, 2004년 관련 상품 시장을 고려해보면, 이 때는 해리포터 시리즈의 세 번째 영화가 개봉되고 팬들이 다음 책이 나오기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던 때라 팬들은 해리포터와 관련된 것은 무엇이든지 찾고 있었다. 해리포터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최고조였던 이 시기에, 어쩌면 해리포터의 마케터들은 그 무엇이라도 해리포터와 관련된 것이라면 구입할 태세가 되어 있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활용했을 법도 했다. 하지만 2004년 가장 많은 라이센스 계약이 체결된 브랜드는 해리포터가 아니라 스파이더맨 2와 슈렉 2였다.
---pp.166~1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