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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05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120쪽 | 188g | 128*205*20mm
ISBN13 9788932019598
ISBN10 8932019592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홍신선
1944년 경기도 화성에서 태어나 동국대학교 국문과와 같은 과 대학원을 졸업했다. 1965년 시전문지 <시문학>을 통해 등단했으며 시집으로 『서벽당집』 『겨울섬』 『우리 이웃 사람들』 『다시 고향에서』 『황사바람 속에서』 『자화상을 위하여』 『홍신선 시전집』 등이 있다. 동국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를 역임했으며 현대문학상, 현대불교문학상, 한국시협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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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시

왜 전신 마비 침대의 사내처럼 너는 늘 등밀이 등밀이로만 누워서 흐르는가
절벽에서 꼭 한번만은,
어떡하긴
필생의 결단처럼 양손 가볍게 놓아버려라
수백 수십 길 곧추 떨어지다 일어서다 마침내 한 방 먹이거라
대명한 하늘땅 사이
먹먹한 목청 큰 사자후 한 방
귀청 장렬히 터진 뭇 회중들의 먹은 귀때기들도 쓸어버려라
죄다 묻어버려라

폭포여
시여

--- p.9


벚꽃 대전(大戰)

웬 갑병들 곳곳에 화사한 진채를 벌여놓았나
워커힐 경내 늦은 봄밤
나이 칠팔십 줄 노경의 벚나무는
제 안 방방에 칸데라 불을 밝히고 섰다
음송하듯 어린 민며느리가 읽는 세창서관본 삼국지라도 듣는지
장판교 위에서
장팔사모로 장비가 백만 적군의 간담을 콱,콱 꿰어 떨구는지
저 늘그막의 벚나무 짚신짝만 한 귀에 골똘히 쓸어 담고 있다
시간은 한낱 낡고 추레한 몇 벌 갑주일 뿐이니
골 깊은 속적삼 속으로 등긁개 넣어 긁는지
옆의 또 옆의 벚나무 시간을 흉갑을 훌훌 벗어 터는지
아니, 필마단기의 고요가 수수십만 벚꽃 대군들 무찌르는지
바람도 없는 공중에
임자 없는 모가지들 자욱하게 끊어져 날린다
마지막이 있어서 늘 장엄한 저들
대살육판의 낙화여
앉아라 앉아라
서서 서성이지 말고
피자집 자리 나기를 대기하는 사람들이
마음속 소리 죽여 읽는 것도 바로 이 벚꽃 대전 몇 대목인가
머지않아 낙화판 낙화처럼
저도 그렇게 진다고 별수 없다고
간이 의자들 옆 고삐 놓인 융마(戎馬)들처럼 몸 부르르 부르르 떨면서……

--- p.14


포상, 빛나는

인사팀 담당자에게 사직서를 제출하고
그동안 여러 십 년 짐 졌던 세간(世間)을 마침내 부렸구나 했으나
웬일, 땅 멀미하듯 몸이 일순 휘청했다
이 현훈(眩暈)도 무위도식에 대한 무슨 포상인가
평생 듀오백 의자처럼 비비고 기대어온 등받이가 없어진 거기
행정실 광막한 허전함에
폐품 직전 누더기 등짝 하나 붕 떠 있었지
일과 끝난 텅 빈 연병장의 쓸쓸한 하기식처럼
속의 절규들 퉤, 퉤 뱉어낸 퇴역의 깃발처럼
나는 거기
낯익은 공간에 한순간 깜박 혼 놓고 떠 있었지
본관 건물을 걸어 나오며 입안에 왜글거리는
임대 못 한 상가 동을 꿀꺽 삼킨다
네 귀 접힌 채로 보관함에 담긴 앞날을
어디에 다시 게양할까
과연 새로 앉을 등받이 의자는 물컹한 말인가 기억인가
아니다, 나는 생각한다 마지막 일어나 퇴장하는 거기
일장춘몽 생애에 대한 가장 빛나는 포상은 죽음임을
머물던 세간은 누구에게나 버거운 짐이자 등받이 부실한
한때 일터임을

--- p.16


마음經·44

누가 우그러든 양은솥 밑바닥을 득득 달창 숟갈로라도 긁는가.
허공에는
설 누른 밥티처럼 켜켜로 일어나는 것, 무시로 떨어지는 것,
저 묵음 처리 잘된 낙화들
발 디딜 틈 없이 떴다.

성근 묏비 속에 비설거지 채 못 한
왕벚나무들이 열어놓은 양은솥들, 양은솥들,
박정자 삼거리에서 동학사 입구까지의.

지금도 그 큰 솥에 다시 안쳐서 삶는 것은
죽음인지
시간인지
뒤적대는 빨래 주걱으로 수수십 동 종이 빛 인조견 건져 널고 있는데……

생전의 김구용이 읽다 만 목판인가.
끝끝내 해독 안 된 자구(字句)들 며칠째
절로 들어가는 마음 길에
제법 폭우처럼 쏟아진다.

--- p.89


마음經·45

어느 때는 처마 끝 녹슨 풍경 안에 은신한 청동 물고기로
후, 다, 닥 튀어 올랐다가 잠적하는

어느 때는 엉뚱하게 도청길 바쁘게 날리는 낙화들 틈새
잠깐 뒷모습 두었다가 잠적하는

그렇게 잠적에서 잠적으로
뭇 현상들의 뒷길로만 경공술로 나는 듯 자취 없이 달리는
천 길 깊숙한 잠행이여

텅 빈 허공에서도
그립다 마음 쏟으면 불쑥 나타나 보이는
보이다 불쑥 안 보이는
누군가의 가뭇없는 발소리

시작도 끝도 없이 흐르고 흐르는 바람이여 인연이여
--- p.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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