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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락의 뒷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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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시-015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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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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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9년 05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32쪽 | 180g | 128*188*20mm
ISBN13 9788960210844
ISBN10 896021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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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시들은 말이 한 짐이고 개미굴처럼 복잡해서 잘못 들어갔다가는 길을 잃는 경우가 적지 않다. 박재연의 시편들이 보여주는 절제와 그 자연스러움은 거의 체질적이다. 냇물 같다. 박재연에게 넓게는 그가 발붙이고 사는 자연과 세상, 더 들어가면 삶의 무대인 원주 일대가 시의 공단이고 공장이다. 그는 거기서 “우산공단 한일전자 정문으로/환하게 쏟아져 나오는 이쁜 아줌마들/퇴근길에 싱싱하게 피어나/꽃처럼 웃으며 택시를 탄다”(「우산동 블루스」)에 나오는 ‘이쁜 아줌마’ 같은 시를 생산해 세상에 내놓는다.
누군가 시의 바깥에는 세상이 있고 안에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영일 없는 삶과 생이지만 그것에서 조금 비켜나 그것들을 바라보는 여유와 함께, 마치 천연염료로 물들인 듯한 부드럽고 담백한 언어들과 행간의 음악성에 대한 세심한 배려는 시를 한결 돋보이게 한다. 누구나 노래를 좋아한다. 그러나 무엇을 불러도 노래가 된다면 이 또한 득음의 경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상국(시인)
박재연의 시는 ‘물의 마음’을 읽고 싶어 한다. 이 혼탁한 세속에서 ‘물의 마음’을 읽는 일이 가능할까. 시인은 이 질문을 반복해 던지며 ‘수면의 얼굴’과 ‘물의 표정’을 살피고, 때로는 스스로 ‘강물 같은 꿈’이 되어 ‘강물의 연가’를 부른다.
물의 마음을 읽는 일은 ‘까무룩한 기다림’을 동반한다. 하지만 시인은 “산 하나를 허물어 만화 같은 생을 부여”하는 세속의 한복판에서 “산을 향한 경배”를 멈추지 않는다. 늘 말보다 미소가 먼저인 시인은 이번 첫 시집을 통해 물의 마음을 읽는 길이 그리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이홍섭(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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