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2병으로 대변되는 대한민국 중2들의 고정관념을 깨고 새로운 사회적 이슈를 던져 화제가 된 EBS 『교육혁명, 15세에 주목하라』를 기획하고 ‘15세 인생수업’ 커리큘럼을 완성했다. 감정 공부를 하면서 마음의 소리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청소년들이 감정적 문제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것에 집중해 인생의 중요한 선택들을 해나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썼다. 1992년부터 방송작가로 일했으며, 그동안 SBS 『추적, 사건과 사람들』 『그것이 알고 싶다』 『SBS 스페셜』, KBS 『인간극장』, EBS 『똘레랑스―차이 혹은 다름』 『세계교육현장』 『EBS 다큐프라임』등을 집필했다. 다큐 영화 『오마이파파』의 각본을 맡았고, 저서로 『중2 혁명』이 있다.
자신의 현재와 사회적 현실, 그리고 내 안의 불안이라는 감정의 실체를 모르고 사는 것과, 나의 현실과 사회적인 현실을 알고 왜 불안한지, 어떻게 불안을 떨칠 것인지 알고 사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전자는 눈을 가린 채 어디로 가는지 모르고 끌려가는 것과 같고, 후자는 내가 주변을 잘 살피면서 어딘가를 향해 걸어가는 것이다. --- p.46
분노는 외부 대상이 나에게 손해를 미치는 상황에서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해 필요한 감정 반응이다. 만약 내가 손해를 입을 때 아무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다면 나를 보호하거나 존중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니 분노는 나쁘거나 불필요한 감정이 아니다. 어떤 상황에서 내가 분노를 느꼈다면 그것은 나의 진실이다. 나에게는 분노가 일어날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 p.121
사회가 안정적이냐 아니냐는 개인의 불안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모든 사회 구성원이 이런 상황에 처해 있다면 개인의 불안을 오로지 개인의 책임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 p.45
만약 내가 모욕에 비교적 건강하게 대처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치자. 학교 폭력과 같은 부당하고 지속적인 모욕이 가해진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내적으로 모욕에 무심해서 분노하지 않는 것과 부당한 것을 보고도 못 본 듯이 용인하는 것은 다른 문제이다. 인간의 존엄성과 권리를 침해하려는 움직임에 대해서는 분노를 표현해야 한다. 이때의 분노는 감정의 분노가 아니라 의지의 분노이다. --- p.130
슬픔을 치유의 감정이라고도 한다. 슬픔을 통해 마음속에 고여 있던 복잡하고 복합적인 감정을 만나게 되고, 그 감정을 하나씩 해소해가며 치유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슬픔은 나약함이나 병이 아니며, 살다가 자기 안의 오래된 슬픔을 만난다는 것은 그리 슬픈 일이 아니다. --- p.187
우리 사회는 사람들이 충분히 슬퍼할 것을 권장하지 않는다. 롤랑 바르트의 말을 빌려 정리하자면 “슬픔을 슬퍼할 수 없게 만드는 사회는 나쁜 사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