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차대조의 원리만 이해하면 재무상태표 공부는 이미 반이나 끝난 것이다. 왼쪽을 차변, 오른쪽을 대변이라고 하는 것에 대해서도 신경쓸 필요는 없다. 그냥 관행적으로 붙인 말이니 의미는 두지 말자. 만약 왼쪽을 갑순, 오른쪽을 갑돌이라고 이름 붙였다면 갑돌갑순대조표가 될 것이다. 최근에는 대차대조표라는 말은 안 쓰고 재무상태표로 표기한다. 기업의 재무상태를 알 수 있는 표라는 의미이다. 왼쪽과 오른쪽이 일치한다는 구성원리보다 기업의 현재 재무상태가 어떤지를 알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 p.16
재무학에서는 주주들이 출자한 자기자본이 공돈이 아니며, 부채보다 비용이 더 많이 든다고 결론 내린다. 그렇다면 자기자본 비용보다 부채비용이 훨씬 싸기 때문에 부채를 많이 사용해서 기업을 경영하면 좋을까? 물론 비용면에서 부채를 사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러나 경제가 어려워지고 이익이 나지 않는 상황이 올 수 있다. 경기침체로 적자가 나더라도 이자는 갚아야 한다. 주주들에게 배당을 줄 필요는 없지만, 이자를 갚지 못하면 기업은 신용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게 된다. 부채비율이 높은 종목이 경기변동에 취약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적정한 부채 사용은 무방하나 이익률을 높이기 위해 부채비중을 크게 확대하는 것은 좋지 않다. 부채와 자기자본의 균형이 잡힌 기업이 좋다. --- p.43
영업권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에서는 감가상각 대상이 아니고, 손상을 입었다고 판단할 때만 손상차손으로 비용처리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비싼 프리미엄을 주고 다른 기업을 인수했기 때문에 설령 영업권 가치가 손상을 입었다고 해도 쉽게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손상차손은 비용으로 처리되기 때문에 순이익을 감소시키는 요인이다. 미래에 현금흐름을 창출하지 못해 자산으로서 가치가 없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자산항목에 기재해놓을 경우, 이는 실질적인 분식회계나 마찬가지다. 돈을 벌지 못하면 자산성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며, 비용처리를 하지 않으면 부실자산을 껴안고 있는 것이 된다. 영업권이 많은 기업에 투자할 때 이러한 부분을 의심해 봐야 한다. --- p.77
초과청구공사는 발주처로부터 미리 돈을 받았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 앞으로 공사를 완공하면 부채는 해소된다. 반면 미청구공사는 공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돈을 받지 못한 상황이 발생했음을 의미한다. 발주처에서 공사에 대한 트집을 잡아서 돈을 주지 않을 수도 있고, 자금난 때문에 대금지급을 지연할 수 있기 때문에 부실채권이 될 가능성이 많다. 미청구공사 금액이 커질수록 잠재적 부실규모는 커진다. --- p.124
매출액이라는 수원지에서 순이익이라는 수조에 이르는 물의 양을 결정하는 것은 무엇일까? 매출액 수원지에 물이 많을수록 순이익으로 도달하는 물의 양이많을 것이다. 그런데 가뭄으로 매출액이 줄어든다고 상상해보라. 순이익으로 가는 물줄기는 말라버릴 것이다. 비용으로 빠져나가는 물의 양도 순이익과 관련이 있다. 비용으로 유출되는 물이 많을수록 순이익은 줄어든다. 매출과 비용이 이익을 결정한다. --- p.165
이 업종은 편의점에 상품을 조달해줘야 하기 때문에 대규모 재고자산을 보유해야 하고, 매출원가 비중이 매우 크다. 고정비인 판관비율은 매출액이 증가할수록 낮아지는 추세에 있다. 그렇기 때문에 편의점 유통업은 점포 숫자가 관건이다. 편의점 유통업의 진입장벽은 물류와 상품소싱을 위한 대규모 고정자산과 운전자산을 확보할 수 있는 자금력과 편의점 가맹점 숫자에 있다. 선발주자가 목 좋은 자리를 점령해버리면 후발주자는 신규진입이 어렵다. 마진율은 낮지만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는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게 된다면 경기에 부침이 없는 안정적 사업을 영위할 수 있다. --- p.201
이자비용은 유이자 부채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매년 비용으로 지출되는 이자를 말한다. 이자비용은 영업외비용으로 회계처리한다. 영업이익에 비해 이자비용이 많은 회사는 지속적인 설비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자본적 지출 부담이 큰 회사일 가능성이 높다. 이자보상배율은 이자비용의 몇 배에 해당하는 영업이익을 내는지를 통해 회사의 금융비용 부담능력을 보는 지표이다. 영업이익이 100억 원이고 이자비용이 10억 원일 경우, 이자보상배율은 10배이다. 이자보상배율이 1이라는 의미는 영업이익으로 이자만 감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 p.248
투자에서 잉여현금흐름은 매우 중요한 개념이기 때문에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선 순이익은 일정 기간 동안 회사에서 벌어들인 이익이다. 손익계산서는 발생주의 회계원칙으로 작성되기 때문에 계산상의 이익일 뿐이다. 외상매출을 생각해보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외상매출도 수익이기 때문에 순이익 증가에 기여를 한다. 그러나 외상으로 판매한 금액은 회사에 돈이 들어오지 않는다. 따라서 순이익이 그대로 회사에 현금으로 남아 있지 않다. 매출을 많이 하고 순이익이 나는 기업이 자금난을 겪는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는 다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래서 현금흐름을 봐야 하는 것이다. --- p.299
투자자라면 주식을 고를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이 PER이다. 가치투자라고 하면 PER라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어서, 가히 PER 혁명이라고할 수 있다. 가치투자라는 말은 벤저민 그레이엄의 《증권분석》이 출간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가치투자의 창시자 그레이엄이 중요시한 것은 PBR이었다. 자산가치를 투자판단의 기준으로 본 것이다. 그레이엄은 주당순자산가치보다 낮은 종목을 찾아서 매수한 뒤에 주가가 순자산가치에 접근하면 매도해서 이익을 취하는 것을 가치투자로 정의했다. 워런 버핏도 그레이엄의 기법을 따랐고 가치투자의 본격적인 시대가 열렸다. 더군다나 버핏은 그레이엄의 기법을 한 단계 더 발전시켰다. --- p.341
이익추정은 일 년만 하는 것이 아니라 10년 혹은 영구히 해야 한다. 분기실적 추정도 어려운데, 일 년 혹은 10년 후의 실적을 추정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은 영속성이 생명이기 때문에 영구하게 현금흐름을 추정해야 한다. 또 할인율을 결정하는 것도 난제다. 할인율을 얼마로 적용하느냐에 따라 현재가치는 크게 변한다. 할인율을 10%라고 할 경우 일 년 후 11,000원이어야 현재가치로 10,000원이다. 할인율을 낮게 잡아서 3%라고 해서 일 년 후 10,300원이면 현재가치가 10,000원이다. 그렇다면 할인율을 정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기업의 미래에 이익을 추정하는 것과 할인율을 얼마로 정할지는 어려운 문제이고, 가치투자자들이 가치평가를 하는데 가장 큰 고민거리이다. --- p.375
하지만 산업 트렌드가 변해 사양산업에 속하기 때문에 주가가 속락해서 PBR이 낮은 주식이 되었다면 어떤 판단을 내려야 하는가? 과연 이전에 수익력을 회복할 가능성이 있는가? 결국 저PBR 주식이 투자 유망하다는 의미는 경기순환형 기업들이 불황기에 지나치게 주가가 많이 빠질 경우에 국한해서 적용해야 한다. 해당 기업이 사양산업에 속한 것인지, 단순히 경기순환적인 문제인지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 모든 저PBR 주식이 좋은 것은 아니다. 가장 이상적이고 좋은 투자대상은 PBR이 낮은 상태에 있고, 동시에 ROE 또한 높은 기업이 될 것이다. --- p.412
마이너스 금리는 시중은행이 중앙은행에 예치하는 자금 중에서 초과지준에 대해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하면서 시작되었다. 시중은행이 대출을 하거나 위험자산 투자를 하도록 강제하는 것이다. 그간 중앙은행이 시도해온 제로금리 정책, 양적완화, 마이너스 금리라는 일련의 통화정책은 디플레이션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한 중앙은행의 정책들이다. 이제 중앙은행이 꺼낼 수 있는 마지막 카드는 ‘헬리콥터 머니’이다. 헬리콥터 머니는 중앙은행이 나서서 재정정책을 집행하는 것이다. 재정정책은 원래 정부의 몫이다. 하지만 정부는 부채가 많기 때문에 중앙은행이 나서서 시장에 자금을 살포하는 것이다. 중앙은행은 발권력이 있기 때문에 이자부담이 없어서 무한정 자금투여가 가능하다. 물론 헬리콥터 머니를 하게 되면 급격한 인플레이션을 각오해야 한다. --- p.439
높은 배당성향을 보이는 회사는 배당을 적게 주면서 주주 돈을 사용하는 기업과 다른 환경에서 운영된다. 높은 배당성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경영자는 모든 자금의 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경영자에게 책임감을 부여하고 회사의 성장전망을 훼손하지 않도록 독려한다. 배당으로 사용하지 않는 현금을 막대하게 쌓아놓고 자본의 효율성을 떨어트리는 회사보다는 배당금을 많이 주는 회사가 낫다. 데이비드 드레먼도 《역발상 투자》에서 저PER-고배당주 투자전략의 우수성이 입증되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 p.4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