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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팽을 기다리는 사람

쇼팽을 기다리는 사람

: 흰 건반 검은 시

활자에잠긴시이동
박시하 | 알마 | 2016년 12월 19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8.4 리뷰 24건 | 판매지수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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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12월 19일
쪽수, 무게, 크기 192쪽 | 318g | 134*195*20mm
ISBN13 9791159920448
ISBN10 1159920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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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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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 김현정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덕성여자대학교와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평면조형을 전공했다. 2008년 국문화예술위원회 문예진흥기금 신진예술가 부문에 선정되었고, 기억 속의 장면이 현재와 만나는 지점을 포착하여 회화의 감각에 집중하는 그림을 그린다. 2009년 『always somewhere』, 2012년 『열망Desire』 등 지금까지 6번의 개인전과 다수의 그룹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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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 주어졌지만 인간을 넘어서는 것, 우리를 위안하지만 우리 너머의 것. 심장 박동의 가장 밑바닥에서부터 비롯되어 똑바로 볼 수 없는 흰 빛의 눈부심까지, 우리가 아는 가장 사실적인 것이면서 우리가 아는 가장 아름다운 것들보다 더 아름다운 것--- p.66

지상의 시간은 하나의 여행이다. 저녁, 하루의 빛이 꺼지고 어둠이 내리는 시간. 지금 내 어둠을 밝히는 것은 그의 음악이다. 이 어둠의 한편에서, 음악의 빛을 따라 당신을 만난다.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 2악장, 바람결처럼 흘러가는 선율. 당신의 시를 만난다.--- p.15

쇼팽은 매우 예민했다. 수줍고 말이 없었다. 그는 사랑에 실패한 사람이었고, 평생 외로움과 질병에 시달렸다. 한 번 떠난 조국에 다시는 돌아가지 못했고, 어떤 사람에게서도 진정한 위안을 찾지 못했다. 그가 음악 외에 달리 진정한 기쁨을 느낀 대상이 있었을까. 그는 아마도 음악 속에서 모든 것을 찾는 사람이었던 것 같다. 그의 내밀한 격정과 사랑, 기쁨과 슬픔, 고통과 절망과 외로움은 이제 그의 선율 속에 담겨 우리의 마음을 두드린다.--- p.23

쇼팽은 이제 이 세계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의 삶과 죽음은 세계에서 영원히 사라진 지 오래되었다. 그러나 그의 이름과 그의 음악은 끊임없이 나와 당신의 현실 속으로 회귀한다. 아름다움은 사라지면서도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그가 남긴 노래는 우리의 마음을 가득 채우고, 우리의 밤 속에서 끊이지 않는 강물처럼 반짝이며 흐른다.--- p.118~119

쇼팽의 음악은 과거의 것이 아니다. 그것은 미래에 속해 있다. 그러므로 쇼팽은 언제나 바로 여기에서, 지금부터 시작된다.--- p.145

밤에 종종 옥상에 올라가고는 합니다. 밤의 공기와 어둠 속에서 잔잔히 빛나는 불빛들 그리고 그 모든 불빛마저 꺼졌을 때 비로소 떠올라 옅은 그림자를 만드는 달빛을 보고 싶어서요. 그리고 가끔 옥상에서 쇼팽, 당신의 음악을 듣기도 해요. 별빛처럼 반짝거리는 당신의 음악을 듣노라면 나의 존재가 덜 불행하게 느껴집니다. 이 세계가 덜 아프게 다가옵니다.
--- p.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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