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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뒷모습

가족 뒷모습

최인호 | 샘터 | 2009년 07월 07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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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07월 07일
쪽수, 무게, 크기 308쪽 | 545g | 145*225*30mm
ISBN13 9788946417571
ISBN10 89464175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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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을 400회 연재하는 35년여 동안 내 곁에 가족으로 함께 머물러 있어 주었던 아내와 다혜, 도단이. 우리 집의 바닷가로 소리치며 달려온 사위 민석이와 며느리 세실이. 조가비를 줍고 있는 손녀 정원이와 윤정이. 재미있게 함께 놀다 배를 타고 가없는 수평선 너머로 떠나가 버린 내 엄마와 큰누이, 그리고 작은누이. 이 모든 사람들은 바닷가에서 함께 뛰놀던 천둥벌거숭이들인 것이다.
그러나 이 벌거숭이들은 부모가 태어나기 전 창세기 때부터 하느님이 직접 진흙으로 빚어 만들고 입김을 불어넣은 인간들이며, 하늘과 땅이 갈라지기 전 낙원의 동산에서 벌거벗고 있으면서도 부끄러운 줄 몰랐던 지아비와 지어미들인 것이니. 이 신성한 가족이여, 신비한 인생이여. --- 「책머리에」 중에서

부모가 태어나기 전의 세상에서부터, 하늘과 땅이 갈라지기 전의 심원에서부터, 창세기 이전에서부터 준비되어 왔던 영혼의 방. 김수영의 시 구절처럼 좁아도 좋고 넓어도 좋은 가정의 방에서 죄 없는 말을 주고받았던 나의 아내여. 그리고 나를 아빠라고, 아버지라고 부르고, 아버님이라고 부르고, 할아버지라고 부르는 유순한 가족, 그대들은 도대체 누구인다. 어디서부터 왔는가. 그리고 또한 나는 누구인가. 나는 이제 어디로 가는 것일까. --- 「일곱 켤레의 신발」 중에서

아아, 돌아가신 어머니와 아내가 남이 아니고 둘이 아닌 하나이며, 타인의 생이 아니라 ‘자기 앞의 생’임을 알게 되었으니. 그대여, 마음껏 서로 포옹하라. 우리는 참으로 가난하기 때문에 그래야만 우리의 몸과 몸이 부딪치고 영혼과 영혼이 뒤섞인다.

우리의 몸은 담비 털옷도 수달피 털옷도 없는 맨몸의 벌거숭이. 서로 마음껏 키스하라. 키스 속에서 우리의 몸 속에 들어 있는 대지와 강을 발견하고 천지를 창조한 신의 숨결을 확인하라. --- 「마음껏 서로 껴안으라, 외로운 인생이여」 중에서

언젠가는 우리 부부도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헤어질 것이다. 그러나 우리 부부는 저렇게 많은 별들 중에서 견우성이 직녀를 바라보고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 직녀가 견우성을 바라보듯 언젠가는 나비와 꽃송이가 되어 다시 만나게 될 것이다. --- 「은하수」 중에서

나는 내 아내가 다혜와 도단이를 낳은 어머니라고 생각되지 않고, 나를 낳은 어머니처럼 느껴진다. 나는 요즘 아내의 모습에서 어머니의 모습을 발견한다. 어머니의 추억이 떠오르지 않으면 나는 아내를 보고 영원히 늙지 아니하고, 영원히 죽지 아니하는 어머니의 원형을 발견하는 것이다. --- 「추억이 없는 곳」 중에서

“가족은 친구들이다. 친구들은 싸우지 않는다. 바로 그것이 친구들의 바람직한 모습인 것이다. 어린애들이 학교에 갔을 때는 한 친구가 비어 있는 놀이기구를 이용하고 있는데 또 다른 친구들이 같이 놀기를 원하면 함께 나눌 필요가 있다. 가족이란 노래, 춤 등 모든 것을 함께 나누는 집단인 것이다.”
--- 「참는 것이 힘이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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