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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카페에서 작가를 만나다 2 : 시간, 언어 편
eBook

철학카페에서 작가를 만나다 2 : 시간, 언어 편

: 시간·언어 편

[ EPU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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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12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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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일부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44.86MB ?
ISBN13 9788901214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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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기억이 인간을 구원해준다’는 것은 서양 사람들이 지닌 매우 특별한 생각이다. 뒤에서 살펴보겠지만, 그 대표적인 예를 우리는 마르셀 프루스트(M. Proust)의 장편소설 『읾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찾을 수 있다. 그 비결인즉, 인간에게 기억은 단지 과거의 일들을 떠올려주는 데서 그치지 않고, 저도 모르게 잃어버린 ‘삶의 의미와 가치’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자기 자신’을 되찾아주는 일을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 인간은 기억을 통해서 자기가 누구인지, 자기 삶의 의미와 가치가 무엇인지를 깨닫는 존재다. 그래서 엘리엇은 「공허한 밤의 광시곡」에서 “기억이여! / 당신이 (구원의) 열쇠를 쥐고 있다”고 읊은 것이고, 「캣츠」에서 그리자벨라도 “기억이여 / 달빛 속에 나는 홀로 / 지나온 날들을 떠올려요 / 그때는 나도 아름다웠지요 / 나는 기억해요 / 행복이 무엇인지를 알았던 때를 / 기억이 다시 살아나게 해줘요”라고 노래하는 것이다.
--- p.27

크라프는 이처럼 지난 세월을 돌아볼 때마다 과거의 삶을 후회하며 새로운 삶을 살려고 한다. 하지만 그는 항상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 때문에 생일을 맞을 때마다 그가 하는 말도 의미 있는 말이 아니다. 그것은 테이프에서 반복되는 독백처럼 그저 ‘소리’일 뿐이다. 크라프는 전 생애를 거쳐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이 보여준 마지막 장면―“그럼 가볼까?” / “응, 가세나.” / (그들은 꼼짝 않는다)―을 반복해서 재연했을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작품 전체를 통틀어 가장 안타깝고 서글픈 것은 그가 더 이상 어디론지 갈 수도 없고, 무엇이 될 수도 없고, 무언가 (의미 있는 것을) 말할 수도 없게 되어, 곧 모든 존재 가능성이 사라진 다음에도 여전히 그 자리에서, 여전히 아무것도 아닌 채, 여전히 말이 아닌 말을 하는 마지막 장면이다. 그 말이 아닌 말은 아이러니하게도 이랬다. “다시 한 번 해보는 거야!”
--- p.51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셉티머스는 결국에 창에서 뛰어내려 자살하지만, 그와 똑같은 삶에 대한 두려움, 무력감, 혐오감을 느끼며 두 개의 상반된 시간(또는 세계)을 오가며 살면서도 댈러웨이 부인은 파티를 끝내고 조용히 삶을 이어간다는 점이다. 삶에 대한 그녀의 흔들리지 않는 태도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다시 말해 모든 것을 불안하고 무의미하며 혐오스럽게 만드는 외적 시간에 대항하여 “끝끝내 살며”,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조용히 걸어가게” 하는 그녀가 지닌 ‘존재에의 용기’는 도대체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이 물음에 대해 버지니아 울프는 주인공 클러리서 댈러웨이 부인의 입을 빌려 답한다. “별빛이 명멸하는 밤하늘” “떨어지는 물방울” 같은 덧없는 아름다움들이 주는 기쁨, 순간마다 “그 순간의 깊숙한 곳”에서 솟아나는 “사소한 추억들이 주는 즐거움”이라고.
--- p.111

윤성희: (……) 그게 추한 진실이든 만나야 했던 사건이든 우리가 자꾸 자기 자신의 과거를 되돌아보고 재해석해야 된다는 것은 이런 것 같아요. 시간하고도 비슷한 것 같은데요. 마르케스 자서전 맨 앞에 나오는 내용 중에 “삶이면 우리가 살았던 것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얘기하기 위해서 어떻게 기억하느냐 하는 것”이라는 말이 있어요. 자서전을 쓰는 건 언제나 자기 인생을 다시 재구성해보는 것이라는 선생님 말씀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는데, 뒤돌아보지 않으면 자기 삶을 살았던 것 자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요.
파란만장한 삶을 사신 분들이 흔히 ‘내 인생은 장편 일곱 권은 나와’ 이러시는데, 실제로 그게 안 나오는 이유는 자신의 삶을 나열식으로만 알지 되돌아보면서 겹쳐보지 않아서예요. 7세의 나와 60세의 나를 겹쳐보거나 15세의 나와 현재의 나를 겹쳐보지 않는 것 같아요. (인간이니까) 그런 행위를 해봐야 되지 않나 싶어요. 자기 자신이 망가지더라도, 인간이라면 그래야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 p.177

거짓말과 허구 사이에는 공통점이 있다. 둘 모두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마치 그런 것처럼’이라는 형식을 취한다는 것이 그것이다. 그러나 거짓말은 사실 여부와 관계되어 있다. 그것에는 사실에 대한 왜곡과 기만이 들어 있다. 하라리의 말대로 “사자가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면서도 강가에 사자가 있다고 말하는 것”이 거짓말이다. 이에 반해 허구는 사실보다는 믿음의 여부와 관련되어 있다. 빅토리와 하라리가 증언했듯이, 오직 사피엔스만이 허구로 만들어진 이야기를 공통적으로 믿고 말하고 그에 따라 행동한다. 그 결과 허구는 사실과 무관한 가상의 실재를 만들어낸다. 하라리는 “거짓말과 달리 가상의 실재는 모든 사람이 믿는 것을 말한다. 이런 공통의 믿음이 지속되는 한, 가상의 실재는 현실 세계에서 힘을 발휘한다”고 했다.
--- p.207

주인이 물을 날라다주며 무엇을 먹을 것인지 물었다. “자장면 하나 주세요.” 여인이 대답했다. 그러자 소년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 “왜?…… 엄만, 안 먹어?” “응. 엄만 조금 전에 밥을 먹었거든. 그래서 배가 불러.” 여인의 말에 소년은 잠시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이내 활짝 웃으며 말했다. “응……, 그래?”
일본의 동화작가 구리 료헤이의 『우동 한 그릇』을 생각나게 하는 이야기지만 모두가 가난하게 살던 시절에는 그리 희귀한 이야기도 아니었다. 내가 묻고 싶은 것은 여기서 과연 무엇이 진리일까 하는 것이다. 그때 여인은 밥을 먹지 않았다. 단지 돈이 없었을 뿐이다. 그래서 자장면 한 그릇만 시켜 “응. 엄만 조금 전에 밥을 먹었거든. 그래서 배가 불러” 하며 아이에게 먹인 것이다. 이것이 사실이고 그것이 사실의 진리다. 그렇다면 이 여인은 자기 아이에게 거짓말을 한 것일까? 당신의 생각은 어떤가?
--- p.272

『새로운 계급투쟁』에서 지젝도 “적이란 당신이 아직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지 못한 사람이다”라는 말에 공감한다. 아무리 흉악한 괴물이라 할지라도 그의 말에 귀를 기울여 내면 깊숙이까지 들어가 알고 보면 적으로 대할 수 없다는 뜻이다. 그는 이 말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가장 잘 보여주는 문학작품이 메리 셸리(M. W. Shelley, 1797~1851)의 『프랑켄슈타인』이라고 했다. 왜냐하면 셸리가 작품의 핵심부에서 프랑켄슈타인이 자기 이야기를 하게 함으로써 사회로부터 낙인찍히고 규정되고 억압당하고 따돌림당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독자들에게 묻게 했기 때문이다.
지젝은 이로써 프랑켄슈타인이라는 “최악의 범죄자는 최고의 희생자로 구현되었다. 괴물 같은 살인자는 깊은 상처에 절망한 나머지 자신을 보듬어줄 사회의 품과 사랑을 갈망하는 개인임이 밝혀졌다”며, “셸리는 보수주의자라면 절대로 하지 않을 일을 해냈다”고 높이 평가했다. 그럼에도 오늘날 세계 내에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프랑켄슈타인들과 관련해서는 다분히 현실적인 방안을 제시했다.
--- p.325

심보선: (……) 저한테 물의 언어라는 것은 천상과 천하를 계속 이어주고 왔다 갔다 하는 그런 언어인 것 같습니다.
“비라는 건 천상에서 천하로 떨어지고 어떤 비는 올라가기도 한다더라고요.” 능청이다. 시인만이 할 수 있는 능청이다. 용오름이라면 몰라도 하늘로 올라가는 비가 어디 있겠는가. 그렇지만 참 아름다운 시적 이미지가 담긴 능청이 아닌가. 그는 “물의 언어라는 것은 천상과 천하를 계속 이어주고 왔다 갔다 하는 그런 언어”인 것 같다고 하지 않는가. 천상과 천하를 계속 이어주고 왔다 갔다 하는 그것이 본디 무엇이겠는가, 신의 말을 나르는 천사가 아니라면! 또 그 천사가 나르는 것이 무엇이겠는가, 시가 아니라면! 나는 그날 저녁 이처럼 아름다운 시적 이미지를 지닌 시인과 이야기를 나누는 행운을 누렸다.
--- p.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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