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에는 형태에서 출발하여 뜻을 밝혀내는 형태론과, 뜻에서 출발하여 형태를 밝혀내는 통사론이 있다. 그래서 형태론이 바깥쪽의 말본 현상을 들을이의 관점에서 연구하는 분야라고 하면, 통사론은 안쪽의 현상을 말할이의 관점에서 연구하는 분야다.
형태론과 통사론을 포함한 말본 연구는 낱말의 개념 없이는 말본 현상을 풀이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우리말은 형태상으로 볼 때 교착어에 속하므로 낱말의 형태 변화에 참여하는 토씨와 씨끝이 풍부하고 새로운 낱말을 파생하는 접사 또한 적지 않다. 따라서 낱말을 중심으로 한 형태론 연구는 말본에서 없어서는 안 될 중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 '1장' 중에서
낱말만들기는 새로운 개념에 맞먹는 형식을 기존의 것이 아닌 전혀 새로운 것으로 만들어 내는 경우도 있고 기존의 낱말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는데, 전자를 신어창조(neologism), 후자를 신어조성(wordformation)이라고 한다. 신어창조는 기존의 언어적 수단을 사용하지 않고 새말을 만들어 내는 곧, ‘무’에서 ‘유’를 이끌어 내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지속성과 일반성을 찾을 수 없으므로 조어론 연구의 방법으로는 적합하지 못하다. 그러나 신어조성은 기존의 언어적인 수단을 사용하여 새말을 만들어내는 곧, ‘유’에서 ‘유’를 이끌어 내는 방법으로 지속성과 일반성을 찾을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한 규칙 설정이 가능하므로 조어론 연구에 적합한 방법이다. 그러므로 조어론 연구의 본질적인 영역인 낱말만들기는 신어조성을 말한다. 우리말을 대상으로 한 조어론 연구의 출발은 주시경에서 비롯되었다. --- '2장' 중에서
뿌리를 중심으로 하여, 한 뿌리에 결합될 수 있는 접사의 종류를 조사, 분석하여 뿌리와 접사의 통합 양상과 뿌리의 파생 영역을 밝히고 파생 영역이 비교적 넓은 뿌리―여기에는 영역별로 구분한 ‘넓음’, ‘보통’, ‘좁음’이 모두 포함됨―를 대상으로 하여 통사 범주별 영역, 의미 자질별 영역, 통사 범주와 의미 자질별 영역을 설정하였다. 이런 연구가 바탕이 되면 언중이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파생어 사전 만들기가 가능하게 되며 나아가 규칙에 맞는 일상적인 낱말만들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 '3장' 중에서
조어법은 약어휘론적 바탕 위에서 본질이 밝혀져야 하며 몇몇의 논의에서 접사의 앞요소가 낱말 단위이므로 어휘적 접사로, 이은말 단위이므로 통사적 접사로 구분하는 근거는 대상 접사의 통사적 기능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가설 아래서 통사적 접사의 확대 해석에 관한 논의의 타당성 여부를 밝혀 보려고 한다. --- '4장' 중에서
매인이름씨 가운데서도 비교적 문법화의 진행 속도가 빠르면서 다양한 계층성을 드러내고 있는 ‘데’를 대상으로 하여 문법화 과정을 살펴보고 인식의 차이가 나타나는 원인을 밝혀보려고 한다. --- '5장' 중에서
2부 '언어형식의 변화 양상'은 6장으로 짜여 있다. 5장에서 7장까지는 매인이름씨 ‘데, 지, 바’가 문법화해 나가는 과정을, 8장과 9장에서는 말본형태소가 공형태소로 바뀌어 가는 과정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10장에서는 공시적인 형태소 분석과 어원적인 형태소 분석상에 나타나는 불일치 현상을 조율하기 위하여 어휘화한 낱말의 처리 문제를 다루었다. --- '책머리에' 중에서
대화상에서 발생하는 평가착오를 줄일 수 있는 기호학적 방법을 모색해 보는 예비 과정으로 기호학의 일반론을 소개하고 그 접근 방법을 살펴보기로 하겠다. --- '11장' 중에서
말할이와 들을이 사이에 대화가 발전적으로 지속적으로 진행되기 위해서 대화상에 나타나는 평가착오를 줄이기 위한 방법을 살펴보겠다. --- '12장' 중에서
말과 생각의 관계를 언어학적인 입장과 선불교의 입장에서 비교'검토하고, 첫째, 돈오선에서 깨달음의 수단으로 삼는 이심전심과 점수선에서 깨달음의 수단으로 삼는 이언전언은 선수행 과정에 전혀 관련성을 맺을 수 없는가' 둘째, 선정언어의 역할인 활구와 자연언어의 역할인 사구는 전혀 별개의 것인가' 셋째, 선수행에 있어서 참선과 교학은 상호보완적인 수행 과정인가, 대립적인 수행 과정인가에 대하여 언어학적 입장에서 해결의 방법을 모색해 보려고 한다.
--- '13장'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