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2003년 03월 22일
쪽수, 무게, 크기	235쪽 \| 800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95344576
ISBN10	89953445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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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세에 상경하여 2년 간 행상을 하며 왕준련 요리수업을 받고 주방장으로 일하던 중 도박에 빠진다. 21세부터 33세까지 호텔 나이트클럽 총지배인 등 호텔 근무를 하며 타짜생활을 하게된다. 이 때 마약에 손을 되게 되고 심신에 병이 들어 극도한 환각과 사후세계를 체험하고 34세에 도박과 마약, 술을 끊다. 현재는 계분사업과 러시아 무역업을 하며 사기도박 방지 사이트 ‘노타짜(www.notajja.co.kr)'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SBS 드라마 ‘올인’의 타짜 부문의 감수를 맡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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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짜는 시라(실화목 ; 마킹되지 않은 화투)로 게임을 해도 아무런 걱정이 없다. 게임을 시작하고 20-30분이면 모든 화투패에 자신만이 알 수 있는 표시를 하여 엎어놓고도 무슨 자인지 다 알게 된다.
마킹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 중 사포(sand paper)를 가장 많이 사용한다. 웬만한 일꾼도 감별하기 어려울 만큼 정교하게, 화투골을 따라 표시하기 때문에 일반인들로서는 전혀 구별할 수가 없다.
화투를 엎어놓고도 다 읽고 있으므로 윗장 밑장을 마음대로 가질 수 있으며, 일반인이 화투를 펼쳐 놓고 보는 것이나 다름없다.

--- p.203

보통 ‘밑식’이라고도 하는 이 기술은 셔플, 스테키와 함께 꾼들의 기본기이자 가장 중요한 고난도의 기술이다. 믹싱(mixing) 테크닉을 구사할 수 있는 것은 마귀 백명당 한두 명 정도가 될까말까한 만큼 일단 이 기술만 습득되면 다른 속임수는 사용할 필요조차 없다고 하겠다.
어떤 기술이나 마찬가지이지만 특히 믹싱의 테크닉은 드러나기 쉬운 동작이어서, 고도의 훈련과정을 거쳐야만 완성되는 것이다. 믹싱은 카드의 딜링(dealing)에서 맨 아래 밑장을 빼는 기술인데, 카드패를 쥔 손매무시에 따라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마귀들은 전혀 알아챌 수 없는 현란한 손놀림으로 믹싱(mixing)을 구사해, 원하는 카드를 원하는 자리에 딜링하는 것이다. 이 때 빠진 밑장은 카드패를 타고 오르듯이 S자 형태로 분배되므로 눈으로 보아서는 윗장인지 밑장인지 전혀 알 수 없으며, 고난도 기술에 이르면 카드패의 바닥 밑장뿐 아니라 맨 윗장 바로 아래 밑장도 자유자재로 빼낼 수 있다.

--- p.43

사기 도박에서 모든 기술의 토대가 되는 것이 곧 셔플이다. 정상적인 게임에서야 당연히 카드가 고르게 섞여 참가한 게이머들이 서로 균등한 기회를 갖게 되는 것이 마땅하겠지만, 카드를 골고루 섞는 과정인 셔플이야말로 마귀들에게는 카드 딜링 순서를 마음대로 설계하고 배열하는 기회가 되는 것이다.
셔플에는 일반적인 셔플과 카지노 셔플, 원바이원(one-by-one)셔플, 비대칭 셔플 등이 있는데, 모든 종류에서 속임수가 가능하다.

--- p.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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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둡고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 속을 달린다. 묵은 먼지를 일으키며 삶의 속도를 높이며 자동차들이 스쳐간다. 칠흑같은 어둠이 날 조금씩 삼키며 숨이 가빠온다. 이대로 지속되면 내 삶을 절망의 늪으로 몰아갈지도 모르는 결코 끝이 없을 것 같은 그 터널, 그러나 그 터널의 끝은 반드시 있다. 지나온 터널 속의 삶을 되돌리는 것은 아직도 내 마음을 무겁게 억누르며, 가슴 한 구석을 후벼파는 듯한 아픔이 있지만 더 이상은 나와 같은 전철을 밟는 이가 없어야 한다는 일념으로 아픈 기억을 되돌린다. 열네 살, 나는 초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서울로 상경했다. 신문팔이, 껌팔이, 번데기 장사 등 안해 본 일이 없다. 그 후 룸싸롱에서 일을 하며 인생의 전환기를 맞게 되었다. 5급 공무원 월급이 1만 2천원 하던 시절, 하루 저녁 몇 천만 원을 쓰는 사람을 보며 정상적으로 돈을 벌 수 없다고 생각했다. 스무 살 나이에, 어렵게 모은 전재산을 한 판에 날리고 도박에 입문하여 짧은 시간에 타짜가 되었다. 당시 전국에 백 명이 채 되지 않았던 타짜들의 세계에서 최연소의 명예를 얻은 나는 기고만장했으며 연일 승승장구했다.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은 너무 어렵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렇게 쉬울 수도 없다. 아무렇게나 누가 뭐라든 내 방식대로만 살아간다면 두려울 게 무엇이겠는가. 하지만 하늘은 늘 공평하며, 쉽게 들어온 것은 쉽게 나가게 마련이다. 고수의 경지에 이르러 무소불위의 힘을 자랑하기도 해보았고, 그것을 통한 짜릿한 승부감과 함께 극단적인 인생의 나락도 경험한 나로서는 도박 자체가 인종지말(人種之末)의 행위임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30대 중반의 어느 날, 무당견습을 경험하게 되었다. 무언가 자꾸 눈앞에 어른거리고, 때론 참을 수 없을 만큼 섬뜩한 환상이 떠올랐다. 사후 세계는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정죄(定罪)와 징벌의 세상이며, 인간 세계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참혹한 정경이었다. 인간세상에서의 직업과 지위, 부귀빈천과 상관없이, 죄 지은 만큼의 고통이 실재하는 사후 세계의 여행은 내게 더할 수 없는 두려움과 함께 아득히 깊고 진실된 성찰의 기회를 주었다. 그 날 이후 나는 술과 담배, 마약으로부터 벗어났다. 아니, 그것들을 놓아 주었다. 또한 나는 자신을 그 깊은 어둠의 수렁으로 몰아 간 타짜와 마귀의 영예로운 직함마저 내놓았으며, 이 삶의 긴 여로가 끝난 뒤 도달하게 될 죽음 뒤의 삶을 예비하는 신실한 길을 걷기로 다짐하고 다시 일어선 것이다. 지금은 조용하고 한적한 시골에서 계분사업과 사기도박 방지사이트(노타짜)를 운영하고 있다. 헛된 놀음과 방탕한 삶의 댓가로 하늘로 보낸 나의 아들과 지독히도 엄격한 징벌이 존재하는 사후세계를 떠올리며 아직도 도박의 터널에서 방황하는 이들을 위해 나의 모든 힘과 마음을 다할 것이다. 이제는 그 어둡고 위태로운 터널에서 나올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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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비밀을 엿보는 즐거움으로…

스포츠조선 연재만화‘타짜’스토리 작가 김세영

이 책은 그가 겪은 인생 역정과 그가 남을 속이기 위해 익혔던 기술들을 비교적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보통사람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타짜들의 현란한 기술과 속임수를 흘깃 엿봄으로 해서 무서운 도박의 세계에 끌려 들어가지 않고 자기 관리를 충실히 함으로 해서 화투놀이와 카드게임을 건전한 취미와 오락으로 즐기고자 하는 사람에게 이 책은 좋은 약이 될 것이고, 스스로 타짜가 되어 타인은 물론 자기 자신의 인생을 파멸로 몰고 가려 하는 사람에게 있어서 이 책은 독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모든 사람들에게 좋은 약도 없고, 모든 사람들에게 좋은 음식도 없다. 이 책을 올바르게 읽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그냥 재미있게 읽으면 되는 것이다. 마법의 비밀을 엿본다는 것은 그 무엇보다도 재미있는 일 아닌가?

척박한 생의 텃밭에 우뚝 선 방랑자

SBS 드라마 ‘올인’ 책임 프로듀서 유철용

장병윤 선생을 만나게 된 것은 어쩌면 내게 큰 행운이 아닐 수 없다. 그것은 단지 지금 방영중인 수목 드라마 ‘올인(All-in)'을 통해 받는 여러 가지 도움 때문에 하는 말이 아니다. 젊은 시절 한 때 투전판 진검승부의 패왕으로서, 자타가 공인하는 중원의 지존이었던 그의 삶은 파란만장하다.
그런 장병윤 선생의 저서가 세상에 나온다니 반갑기 그지없다. 따지고보면, 음지에서 양지로 나와 세상의 빛을 보게 되는 것이 아니겠는가. 아무쪼록 많은 분들이 이 책을 통해 장병윤 선생이 소망하는 바대로 변화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우리의 인생 드라마 ‘올인’을 통해서도 나는 언제나 그의 발걸음을 보다 밝은 곳으로 안내하고 싶다. 그의 새로운 ‘출세’를 축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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