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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날은 즐거웠네

지난날은 즐거웠네

이영미 저 | 서광문화사 | 2003년 03월 3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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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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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3년 03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05쪽 | 310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6960440
ISBN10 8986960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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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이영미
서울 출생. 성심여자대학교 심리학과 졸업. 94년 문화일보 동계문예 시나리오 부문 「겨울 수채화」당선. 2002년 「차창 밖의 자작나무 - 러시아 문화 예술 기행」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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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청년이 얼른 시선을 돌리며 옆에 있던 백인 할아버지에게 뭐라고 속삭였다. 그래도 나는 그 청년의 뺨이 불그스름하게 변하는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아! 혼혈 청년이었구나. 그렇다면 부모 중 한쪽이 일본 사람일 텐데 왜 이방인 같은 냄새가 풍길까? 냄새, 냄새, 느낌, 느낌…… 쉴 새 없이 밀려드는 감정들이 우울한 첫 불안감을 심어주었다. 털어버리자. 그냥 잘생긴 어린애일 뿐이다.』


『백인 할아버지와 다정히 소곤거리던 그의 얼굴이 카페 문을 쳐다봤을 때 가슴이 떨렸다. 내 모습이 보이기를 원하는 바램인지, 지나쳐 가기를 바라는 거부인지 모를 떨림이었다.』

『교수님은 하필 내 나이 서른, 외로움에 찌들어 있을 때 찾아왔다. 아직 남성이라는 종種이 다른 인간에 대한 면역이 생기지 않은, 나이만 커다란 서른에 말이다.』


『“제 친구들은 모두 엄마를 엄마로 알고 있어요. 그러니까 어머니가 낳은 오빠 결혼식엔 어머니가 참석하셨으니까 내 결혼식엔 날 낳은 엄마가 참석하는 게 공평한 것 같아요. 그게 싫으시면 어머니가 저를 데리고 다니셨어야죠. 저만 학교에 엄마가 따라다니게 해두고선 지금 와서 어머니를 소개하라면 어떡해요? 아버지 체면이 제 인생보다 더 중요하단 말이에요! 살아갈 날이 더 많은 사람은 나라구요!”』

『그게 엄마가 이해한, 이해할 수 없는 삶의 모습이었다. 이해가 허락되지 않는다면 이해하려고 애쓰지 않기로 했다. 삶이란 그렇게 이해하려고 매달릴 만큼 매력적인 게 아니었다.』


『“어떻게 말로…… 말을 한들 그 누가 알겠니…… 네 엄마도 보내기 어려운 밤이었을거다. 니 아버지도…… 다 내가 지은 업인 걸…… 그냥 밤이었다. 다른 날과 똑같은 밤……”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마세요. 이미 차는 다른 곳을 달리고 있어요. 내 마음을 약하게 할 생각일랑 마세요. 절대로 차를 돌릴 수 없어요. 돌릴 수 없다구요!
“돌아가자.”
침착하고 힘이 들어간 낮은 목소리였다. 어머니는 알고 있었다.
‘젠장. 이런 젠장. 거지같은 김희영. 거지같은 김희영. 젠장, 젠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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