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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있어 거상이 간다 (하)

길이 있어 거상이 간다 (하)

배민호 저 | 책만드는공장 | 2003년 04월 05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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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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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3년 04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267쪽 | 420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3440709
ISBN10 898344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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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배민호
경북 구룡포 출생
한사대 중퇴
시조문학을 통해 등단(1981)
월간문학 신인 작품상 시조 당선(1983)
계간 생각과 느낌 신인 작품상 소설 '등대뿔' 당선(2002)
월간문학 신인 작품상 동시 당선(2002)

작가는 현재 한국문인협회 회원이며 현재도 장터를 누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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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차수 영감은 처음엔 보상이었다고 했다. 차츰 또래의 상인들과 어울리며 부상으로서 팔도의 큰 시장을 석권하고 다녔다고 했다. 동동주를 한사코 받아 마시지 않으려고 하다 소화제라고 부추기자 겨우 몇 모금을 마셨다.
"그땐 인심도 각박하지 않고 좋았지."
장미 담배를 뻐끔대며 실낱같은 지난날을 풀어보는지 지그시 감은 눈을 한참이나 뜨질 못했다.
마시지 않는다던 동동주를 입에 대고부터는 표주박으로 서너 잔을 마셨다. 오물거리며 기름치가 입안에 도는지 '합죽 합죽' 잘도 삼켰다. 지금은 흔적조차 없는 보부상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이런 행사장으로 떠돌아다니는 장돌뱅이가 바로 현대판 보부상의 후손처럼 생각되었다.
영감은 취기가 오르는지 나무젓가락으로 탁자 모서리를 두들겼다. 장단을 같이 맞춰 줬다.
"허허허… 천 사장! 장타령 아시나?"
"이 바닥도 장바닥이니 장타령 한번 배워 봅시다. 영감님!"

이 전 저 전을 다 버리고 아저씨 전으로 돌아와
오늘 장에 재수는 천 냥 만 냥 재수요
이리 천 냥 남으시고 저리 천 냥 남으시고
억 십만 냥 남으시고 유리 같은 인생들 돈 한푼만 주시오
한 일 자 들고 봐 이 저리 성성 해성성 밤중대전이 완연하다
두 이 자 들고 봐 두 별이 자두치
관전육방 나려올 제 편지나 한 장 전해 주
석 삼 자 들고 봐 삼월이 신령 두 신령 신령 중에는 어른이라
넉 사 자 들고 봐 사시장천에 바쁜 길 점심참이 여기로다
다섯 오 자 들고 봐 오관찰창 관운장
적토마로 비껴 타고 제갈 선생을 찾아간다.

숨이 차는지 헐떡거렸다. 주위에 있던 상인 몇이 박수를 쳤다. 합죽한 노인네는 헉헉거리다가도 탁자를 짚은 한 손을 들어 흔들었다.
"허허허, 이 타령이 '유사연상'하여 부른 운수대통 타령이야."
돼지고기가 꾸들하게 구워지자 영감은 손도 안 댔다. 장미 담배를 연이어 물고는 헉헉 숨소리와 같이 토해냈다. 숨이 가쁜 만큼 지난날을 밟고 온 세월도 숨이 차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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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터로 떠돌아다닌 지 6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코흘리개 입학생이 초등학교 졸업장을 받고 개근상까지 받은 장터 생활이다. 동가식 서가숙으로 전국의 장터를 떠돌아다닌 세월이 아련하게 떠오른다.
IMF의 국가 외환 위기에 피치 못한 사업의 부도로 좌절과 패배 의식에 젖어 있으면서 쓰라린 고통을 감내하기엔 역부족인 시점에서 그냥 방황만 할 수가 없었다.
내 자신의 발전은 곧 자기 완성이었다. 절망의 끝은 희망이라는 등불이 있었다. 우연찮은 기회로 이 길로 접어든 장돌뱅이의 세계는 그야말로 우리 삶의 밑바닥이었다. 장꾼들과의 만남과 헤어짐 속에 의리와 모사, 배반과 우정, 사랑과 시기의 틈바구니 속에서 핍진한 삶의 단면을 보았고, 실의와 번민에 빠져들었던 장꾼들이 다시 재기에 성공하여 사회로 환원해 가는 이들도 여럿 보아 왔다.
모든 그림의 밑바탕이 흰색인 것처럼, 사회에서 좋은 대우를 받았다든지 자영업으로 여러 식솔들을 거느렸다든지 그 시절이 그립고 위세가 당당하였지만, 장돌뱅이의 세계에 발을 디디는 순간부터는 마음부터 빈 여백으로 새 출발을 해야만 했다. 그렇지 않고는 이 세계에서 또다시 퇴출되기 십상이었다.
이 시대의 마지막 보부상인과의 만남을 통해 진정한 장돌뱅이의 의리와 책무를 알게 되었고, 대박을 향해 전국 도처로 떠도는 장꾼들의 실상을 눈으로 보았을 때는 언젠가는 누군가가 이 시대의 아픔을 삭이는 그 현장을 기록으로 남겨두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6년 동안의 행사 자료를 토대로 이 글을 쓰게 되었다. 실로 방대한 자료를 근거로 집필에 임했다.
축제 행사장으로 부초처럼 떠다니는 장돌뱅이는 화려한 여성 잡지의 창간호 특별 부록쯤으로 우리들은 행사장 주위에 텐트를 치고 전을 펴고 했다. 쫓겨나기도 하고, 그들과 싸우기도 하고, 타협으로 행사에 참여하기도 했다. 어깨들의 주먹과 맞서 싸우면서도 끈질긴 장꾼들의 단합으로 헤쳐나갔다.
엿장수의 삶 또한 군데군데 기워 입은 천 조각처럼 인생의 편린들을 엿볼 수 있었다. 구수한 입담의 장타령으로 울고 웃기는 그 슬픈 목소리에는 삶의 정한이 묻어 있기도 했다. 치열하고도 노골적인 잡설과 푸념은 이 시대 뒤안의 아우성처럼 들리기도 했다.
장꾼들은 거칠었지만 의리도 있었다. 다만 배신으로 돌아선 그들의 안부는 자못 궁금할 뿐이다. 팀장이라는 완장을 차고 중소기업 상품 박람회나 지방의 축제 행사장을 비롯하여 야생마처럼 나뒹구는 야시장 행사를 참여한 횟수 또한 200여 회나 됐다. 전국 최고의 장터에서 대박을 내기도 했고, 일전 한푼 없이 야반도주한 일도 다반사였다.
이 글은 문학적인 허세나 미사여구 없이 장터 바닥 그 자체를 진솔하게 표현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살얼음판 같은 밑바닥의 인생 기로에서 잘못 들어선 길로 접어들어, 무기수로 또는 구치소로 들어간 이도 적잖았다. 하지만 대박의 행운을 옹이처럼 부여잡고 새 삶의 터전으로 나선 이도 많았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께서는 혹시 삶의 무상함이나 아니면 현실의 비통함에 안주하고 계신 분이 있다면 새롭고 활기차게 오뚝이처럼 일어서는 장꾼들의 세계를 엿보고 희망의 첫걸음을 내디딜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필자로서 다행이 아닐 수가 없다.
봄빛이 완연해졌다. 앞산의 신록이 푸르고 이제 뒷산도 머잖아 초록 물로 짙어질 것이다. 음지에서 드문드문 잔설처럼 웅크리고 앉아 재기를 꿈꾸는 장꾼들에게도 희망의 뿌리가 내리도록 기도 드리며 그들에게도 안부를 전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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