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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한 여성

내가 사랑한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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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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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1997년 11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276쪽 | 152*223*20mm
ISBN13 9788992037457
ISBN10 8992037457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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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나는 애서가(愛書家)상을 받은 자리에서 정치가로서 너무 바쁘게 살다 보니 책을 실컷 읽을 수 있는 감옥에라도 가고 싶어질 때가 있다고 한 일이 있습니다.
정치가만 아니라면 정말로 내가 해보고 싶은 것들은 독서와 함께 글을 써보는 것입니다. 이 땅의 흙바람을 헤치며 살아온 나의 체험을 이 땅의 주인이 될 젊은이들에게 남기고 싶은 것입니다. 사실 그동안 내 이름으로 펴낸 책들이 몇 권 있습니다. 나의 구술을 정리한 책, 나의 연설문, 편지글을 모은 것, 그리고 내가 망명 시절에 다듬은 경제에 관한 책들이 그것입니다.
이 책 『내가 사랑한 여성』은 대선을 6개월 앞둔 1997년 6월 하순 내게 늘 좋은 생각을 얘기해 주는 김경재 의원이 “총재님은 훌륭한 여성정책을 갖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잘 안 알려져 있습니다” 하면서 이 땅의 여성을 위한 내 생각을 책으로 펴내자고 제안하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생각해 보자고만 대답하고 차일피일 미루었는데, 내가 여자대학에 초청받아 강연한 테이프, 아웅산 수치 ? 코라손 아키노와 나눈 교분, 편지 ? 탄원서 ? 선물 교환 기록까지 세세히 찾아내 왔습니다. 할 수 없이 나는 바쁜 틈을 쪼개어 주변의 도움을 받기도 하면서 이 책을 쓰게 된 것입니다.
다 쓰고 나서 되돌아보니 나의 파란만장한 일생에는 잊지 못할 여성들과의 교류가 있었음을 새삼 느끼고 잠시 눈을 감았습니다. 고생만 하다 간 나의 첫 아내 차용애와 간난신고의 험한 인생행로에 동반자로 함께해 온 아내 이희호에 대한 사랑, 그리고 이 땅의 문화예술을 온몸으로 일으켜 온 빛나는 이름들, 국악인 ? 영화인 ? 연극인 ? 음악인 ? 가수 ? 개그우먼 등과의 우정을 쓰다 보니 나는 험난한 인생행로를 노 저어 왔지만 결코 외롭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특히 여성들과의 그런 교류를 이 책에 쓰면서 이 땅의 여성들이 처한 현실을 함께 아파하고 내일을 열어 가려는 내 생각을 낮은 목소리로 적게 되었습니다.
여성의 아름다움을 말할 때 그 아름다움이 한 독립된 인격체로서의 그것이 아니라, 남성과 집안의 종속물로서 평가되는 것을 나는 꺼려합니다. 여성은 이제 우리 사회의 흐름을 주도하는 전면에 나서고 있습니다. 법적으로도 상당 부분 이를 뒷받침하게 되었습니다. 여성이 단결한다면 여성 대통령도 만들 수 있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나는 이 책이 이 땅의 여성 현실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특히 젊은 여성들이 읽어서 여성의 인간화를 막는 구조적인 모순을 물리치는 데 힘을 얻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내가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책을 출판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1997년 10월 15일
김대중
--- 「저자 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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