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애리조나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후 신경과학 박사 후 과정을 거쳐 현재 미국 펜실베니아 주 앨버니아 대학(Alvernia University) 철학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철학과 인지과학 분야의 다양한 주제로 책과 논문들을 발표해 왔다. 그의 인지 단원성(Cognitive Modularity) 연구는 미국의 인지과학 잡지인 〈인지과학(Cognitive Science)〉에 게재되었으며 저서 《체화된 도덕 심리학과 유교철학(Embodied Moral Psychology and Confucian Philosophy)》은 도덕 심리학 분야에서 신체의 도덕적 인지적 역할에 관한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다. 그는 인간의 마음의 작용과 그 본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전통 철학과 경험 과학의 치열하면서 창조적인 상호작용이 필요하다고 믿고 있으며 인문학의 미래는 바로 이러한 학문적 구분을 뛰어 넘는 지적인 융합과 상상력에 있다고 생각한다.
주어진 문제가 인지나 마음에 관한 것일 때, 경험의 부정은 적절하지 않은 것이며, 역설적이기까지 하다. 인지과학은 자연과학과 인문과학의 교차점에 서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경험에 관한 긴장 관계는 인지과학에서 더 분명히 나타난다. 말하자면 교차로에 서서 두 갈래 길을 모두 다 굽어보고 있는 인지과학은 야누스의 얼굴을 지닌 학문이다. 그 한 쪽 얼굴은 자연을 보면서 인지 과정을 행위의 측면에서 이해한다. 다른 쪽 얼굴은 인간 세계 (또는 현상학자들이 말하는 ‘생활세계)를 보면서 인지를 경험으로 이해한다. 인간 존재의 근본적 순환성을 접어놓고 본다면 이러한 인지과학의 이중성은 두 가지 극단으로 나타난다. 우리는 인간의 자기 이해는 단순히 잘못된 것이며 따라서 자기 이해가 완성된 인지과학으로의 대치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든지, 아니면 과학이란 항상 인간 경험을 전제하는 것이기 때문에 인간의 생활 세계에 관한 과학이란 존재할 수 없는 것이라고 가정하든지 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대립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면 우리 사회에서 과학과 경험 간의 간격은 더 깊어 질 것이다. 과학과 인간 경험의 실재성 모두를 포괄해야 하는 다원적 사회에서 이 두 가지 극단적 견해는 힘을 가질 수 없다. 인간 존재에 관한 과학적 연구에서 경험의 진리를 부정하는 것은 옳지 못할 뿐 아니라, 목표를 망각한 채 우리 자신에 관한 과학적 연구를 실시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그러나 현대적 상황에서 인지과학이 경험의 이해에 아무런 기여도 할 수 없다고 가정하는 것은 자기 이해의 작업을 포기하는 것이다. 경험과 과학적 이해는 그 중에 하나가 없어도 우리가 제대로 걸을 수 없는 두 다리와 같다. 우리는 바로 이 생각을 적극적인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지과학과 경험 사이의 공통의 기반을 느낄 수 있을 때만이 인지에 관한 우리의 이해가 보다 완전해 지고 만족스러운 수준에 도달하게 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건설적 작업을 제안한다. 즉, 훈련으로 다듬어진 분석을 통해 인지과학의 지평을 넓혀서 인간의 생생한 경험의 넓은 파노라마를 포함할 수 있게 하자고 제안한다. 이러한 건설적 확장을 위한 노력은, 우리가 이 책 전체에 걸쳐 두루 살펴 볼 것이지만, 과학적 탐구 자체에 의해 움직인다.--- pp.47-48
우리가 경험의 대한 여러 접근법 중에서 특별히, 감추어진 진짜 자아의 발견이나 근거를 결하고 있는 세계에서부터의 도피를 추구하는 접근법이 아니라 집착하는 마음의 손아귀에서부터 일상 세계를 구해내고 집착하는 마음에 존재하는 절대적인 근거에 대한 욕망을 떨쳐 버리는 데 관심을 기울이는 경험적 접근법으로 우리의 지평을 넓힐 때, 즉, 경험에 대한 변형적 접근을 포함하도록 우리의 지평을 넓힐 때, 과학 문화가 줄 수 있는 새로운 시각을 우리는 얻을 수 있다. 이 새로운 시각은 과학적인 문화 풍토에서 우리가 자비로서의 무근거성을 체화하는 법을 배움으로써만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대체로 불교적인 전통과 그러한 전통의 지관을 통한 경험에 대한 접근에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과학적이며 지구 전체적 세계 건설에 관한 논의에서 자연스럽게 이 전통에 의존하게 되었다. 과학은 이미 우리 문화에 깊이 자리를 잡고 있다. 불교는 세계의 모든 문화에 이제 뿌리를 내리고 있으며 서양 사회에서는 이제 발전을 시작하고 있다. 이 두 가지의 지구 전체적 세력 즉, 과학과 불교가 진정으로 함께 협동한다면 무슨 일인들 못하겠는가? 서양 사회로 전파된 불교는 우리가 우리의 문화적 과학적 전제들을 근거를 필요로 하거나 원하지 않게 되는 상황에까지 이르도록 일관적으로 도와주며 근거 없는 세계를 건설하고 그 세계에 거주하는 차기 과제를 수행하도록 하는 여러 수단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