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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요하네의 우산

라요하네의 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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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12월 16일
쪽수, 무게, 크기 320쪽 | 418g | 141*217*30mm
ISBN13 9791187433033
ISBN10 1187433039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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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김살로메
안동에서 태어나 열두 해를 살고 대구로 터전을 옮겨 경북대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했다. 유일하게 꾸준한 취미였던 글쓰기가 밥벌이가 되는 날들을 꿈꿨으나 쉽지 않았다. 2004년 영남일보 신춘문예에 「폭설」이 당선된 걸 계기로 소설을 쓰고 있다. 바닷가 소도시에서 좋은 사람들과 책 읽기의 즐거움과 글쓰기의 괴로움을 나누며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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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비노증인 아내를 사람들은 ‘백새’라고 칭했다. 그것이 흰 새를 말하는 것인지, 아니면 흰 뱀을 뜻하는 ‘백사’에서 모음동화 해 그렇게 말하는 건지는 나도 모른다. 다만 그 말을 할 때 풍기는 분위기는 어딘지 경멸스럽고 혐오스러웠던 것만은 틀림없었다. 사람들은 아내의 특이한 외모를 두고 뭔가 영험한 격으로 몰아 자신들의 무지한 신비주의를 정당화하려 했다. 아내의 초경마저 그런 시각으로 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생물학적 지식이 부족한 어른들은 조금 다를 뿐인 아내의 신체를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고 무조건 주술적인 것으로 연결 지어 생각했다.
---「알비노의 항아리」중에서

여자가 다시 포크를 집어 든다. 둥근 올리브 열매는 요리조리 포크를 피하기만 한다. 답답한 여자는 숫제 손으로 올리브를 집어 먹는다. 처음엔 한두 개씩 씹으며 씨까지 얌전하게 빼놓더니, 이내 한 줌의 올리브 절임을 입 안 가득 털어 넣는다. 만족한 표정으로 과육을 우걱우걱 씹어댄 여자는 접시 위에 씨를 퉤, 하고 뱉어낸다. 여자 혀의 미뢰들은 칼날처럼 곧추 서 있을 것이다. 모니터를 지켜보던 김은 식욕의 노예가 따로 없다는 생각을 한다. 밝음의 거짓과 어둠의 진실. 적외선 카메라를 통해 암흑식당을 지켜볼 때마다 김은 이런 결론을 얻는다.
---「암흑식당」중에서

라요하네 마을은 호수가 마을보다 컸다. 굵고 곧은 자작나무와 아직 잎이 떨어지지 않은 은사시나무가 호수를 낀 먼 산등성이를 휘감고 있었다. 가까운 호숫가에는 대나무와 사이프러스나무가 번갈아 가며 병풍처럼 박혀 있었는데 그 속으로 크고 작은 물고기들이 물살을 가르며 헤엄치고 있었다. 호숫가를 따라 끝없이 이어지던 산책로, 그 길에서 잠시 멈추고 바라보던 호수안의 고요. 투명한 물속에서 헤엄치던 크고 작은 물고기 떼. 힐링을 위한 장소로는 더할 나위 없는 곳이었다. 호수 한 바퀴를 돌아 지미와 샌드리는 벤치에 앉았다. 머뭇거리듯 샌드리가 귓속말을 걸어왔다. “왜 귀걸이를 한 쪽만 해?
---「라요하네의 우산」중에서

내 손으로 저 벽시계를 없애거나 내려 달고 싶어요. 형식적이었지만 면접의 마무리로 나는 그에게 그런 말을 했었다. 그러곤 그 시계를 바꾸거나 내려다 달 여유도 없이 서둘러 그에게 빠져버렸다. ‘누군가를 담아야’ 하는 내 천성 때문이었다. 온전한 정신으로 사랑의 미혹에 빠지는 이는 없다. 냉정한 시선으로 한 발짝 물러설 여유가 있다면 그건 사랑이 아니다. 오욕으로 뒤범벅이 된 파국을 맞을지라도 당시엔 미치지 않는 게 더한 오욕처럼 느끼는 자만이 사랑에 빠진다. 이런 추레한 유전인자는 분명 엄마에게서 물려받은 것이리라. 지금도 낯선 도시 어딘가를 떠다니며 유쾌한 미망인 행세를 하고 있을 가엾은 엄마.
---「귀휴」중에서

이번 싸움은 더위 때문이었다. 삼복더위에 좁은 집에서, 임산부와 시부가 함께 있다는 자체가 고문이었다. 입덧 때문에 하루에도 몇 번씩 속이 뒤집혔다. 땀이 많은 체질이라 임신 초기인데도 조금만 움직여도 땀범벅이 되었다. 좁은 마루는 늘 유의 차지였다. 하나밖에 없는 선풍기도 유의 전유물이 된 지 오래였다. 노인정에 출입하기엔 너무 젊고, 소일거리를 만들기에는 너무 게으른 유는 집안에서 빈둥거리며 텔레비전 보는 걸 즐겼다. 바깥 취미 활동으로는 여자를 만나는 일이 있긴 한데 최근엔 소강상태였다. 경제력이 따르지 않아 잠시 쉬고 있는 중이었다. 나는 주방에 앉아 마늘을 까고 있었다.
---「피의 일요일」중에서

“이번엔 괜찮아, 진짜 존 테일러가 울고 간다니까.”
엄마가 자신의 ‘네 번째 존 테일러’를 일컬어 그렇게 말했을 때 여자는 터지는 웃음을 참기 힘들었다. 외모로만 봤을 때 더도 덜도 없이 대머리 까진 전형적인 중년일 뿐이었다. 한데도 엄마는 그 남자를 두고 존 테일러라고 우겼다. 백번 양보해도 머리카락 드문 존 테일러를 상상하기는 힘들었다. 엄마에게 존 테일러냐 아니냐의 기준은 두 가지였다. 돈과 섹스. 그런 네 번째 존 테일러와도 지금은 소강상태이다. 엄마는 ‘네번째’에게 일방적으로 절교를 선언했다. 이제 엄마는 다섯 번째 존 테일러를 물색 중이다.
---「강 건너 데이지」중에서

그건 일종의 간접 트라우마였다. 오래전 주변에 그런 사람이 있었다. 약자네 아버지였다. 아버지와 의형제를 맺은, 우리가 아재라 불렀던 약자네 아버지. 그 때문에 약자는 집을 나갔고, 차례로 아지매와 두 여동생마저 가출을 했다. 아재 곁엔 아무도 없었다. 홀로 쓸쓸했던 아재는 당뇨와 외로움에 지쳐 쓰러졌다. 피붙이 없는 장례식은 쓸쓸했다. 망자 앞에서는 누구나 관대한 법이지만, 그 관대함은 때론 누군가를 향한 원망이 되기도 했다. 아버지와 엄마는 곁에 있지도 않은 아지매에게 모진 말의 화살을 꽂았다. 뒤늦게 소식을 들은 고향 사람들은 어린 나이에 집을 먼저 나간 약자더러 죽일 년이라 했다. 하지만 내 기억으로는 집 나갈 당시의 약자는 누구에게나 동정과 연민의 대상이었다. 누가 봐도 아재가 지나쳤다고 했다.
---「누가 빈지를 잠갔나」중에서

p와 통화를 끝낸 여자는 얼마 전 턴테이블을 버린 것을 후회했다. 여자는 버리는 것을 좋아했다. 필요치 않다 싶으면 무엇이든 잘 버렸다. 현관문을 나서는 여자의 한 손엔 자주 무언가가 쥐어 있곤 했다. 달 지난 잡지나, 그을린 냄비, 묵은 옷가지 등 뭔가를 버릴 때 여자는 쾌감을 느꼈다. 살아있음을 느꼈다. 주변이 휑하다 싶을 만큼 버려야 속이 시원했다. 강박에 가까운 습성이었다. 그런 여자가 몇 번의 이사를 하면서도 턴테이블만은 쉽게 버리지 못했다. p와 함께 고른 물건이었기 때문이었다. 대청소를 하던 얼마 전 그것을 갖다버렸다. 즉흥적으로 결정한 일이었다. 먼지 쌓인 채 한 구석을 차지한 턴테이블을 보는 순간 버릴 때가 됐다고 생각했다. ---「왼손엔 달강꽃」중에서

처음 예나를 본 날 그 애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그녀의 스케치북을 슬쩍 넘겨 본 적이 있다. 예나는 다양한 동물들을 그리고 있었다. 떨어뜨린 지푸라기를 나무 위에서 바라보는 까치, 대로변에 널브러진 다리 다친 고양이, 못물 위로 떠올라 죽어 있는 붕어 등, 음울하고 서늘한 분위기의 동물 그림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오희 말에 의하면 예나도 마음의 상처가 있다고 했다. 1990년대 중반 최악의 식량난을 겪었을 때, 소위 고난의 행군 시절에 태어난 아이라 부지불식간에 결핍이 학습된 아이라고 했다. 죽어나가는 사람들이 거리마다 넘쳤고, 동물들마저 굶주린 사람에게 죽어나 씨가 마르던 시절이었다고 했다.
---「아폴로를 씹었어」중에서

이번 시집은 삼국유사에 나오는 한 서린 이야기들을 소재로 한 연작 시편들로 이루어져 있다. 백두산 이남이 낳은 최고 서사시인다운 소재들을 선택했다고 나는 생각한다. 시집 제목은 ‘단군아, 에밀레여’이다. 시집 제목을 처음 들었을 때 나는 자꾸 웃음이 나왔다.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너무 구태의연하고 억장 무너지는 제목 같았기 때문이었다. 이번 시집도 서점에 제대로 깔리기도 전에 제 운명을 다할 것 같아 불안하기만 하다.
---「아빠는 시인이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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