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 돼지는 모두 똑같은 소리를 내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그래서 자기만의 소리를 찾기로 했어요. “쭐쭐쭐쭐! 남 뒤꽁무니나 쫄래쫄래 따라다니는 거 같잖아.” “툴툴툴툴! 맨날 툴툴거리기만 하는 고집불통 같아.” 점점 날이 저물면서 막내 돼지 얼굴도 어두워집니다. 마음에 드는 소리를 찾지 못해서이지요. 둘둘둘둘, 뿔뿔뿔뿔, 출출출출……. 그래도 막내 돼지는 지칠 줄 모르고 소리 찾기에 매달립니다. “욜욜욜욜!” 막내 돼지는 눈을 지그시 감고 입술을 쫑긋 내민 채, 다시 소리를 내 봅니다. “욜욜욜욜, 욜욜욜욜……. 바로 이거야!” --- p.9-12
“먹는 게 그렇게 중요한가요? 저는 하늘을 보고 싶어요. 구름도 보고 싶고요!” “먹는 것도 중요하단다. 먹지 않으면 살 수 없어.” “그래도 하늘 한 번 못 보고 먹을 궁리만 하는 건 너무 슬프고 끔찍해요. 하늘이 어떻게 생겼는지 꼭 보고 싶어요.” --- p.22
“욜아, 지금 하늘에 노을이 져서 정말 예뻐.” “노을? 노을이 뭔데?” “노을이 뭐냐면 구름이 고운 빛깔로 물드는 거야. 저녁이면 하늘이 봉숭아나, 나리꽃, 도라지꽃 같은 빛깔로 예쁘게 물들거든.” “정말? 참 예쁘겠구나!” 욜은 눈물이 날 것만 같습니다. 알록달록 꽃물이 든 저녁 하늘은 얼마나 고울까요? 우리 안에 목련 꽃잎 몇장만 떨어져도 예쁜데 말이에요. 욜은 마음속으로 노을 진 하늘을 그려 봅니다. “너도 언젠가는 볼 수 있을 거야. 꼭!” --- p.31
욜은 날마다 운동 횟수를 조금씩 늘려 나갑니다. 목 돌리기 이백 번, 고개 들었다 내리기 이백 번, 웅덩이 건너뛰기 이백 번, 가시덤불 뛰어넘기 이백 번……. 욜은 사백 번, 오백 번, 육백 번, 횟수를 점점 늘려 가면서 눈앞이 핑핑 돌 때까지 연습합니다. 하늘을 볼 수만 있다면 무엇이라도 할 수 있으니까요.
꼬마 돼지 욜은 무척 특별한 돼지예요. 다른 돼지들은 꿀꿀꿀 울지만 욜은 욜욜욜 울지요. 다른 돼지들은 밥 먹는 걸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지만, 욜에게는 밥보다 소중한 것이 있어요. 하늘을 보고 싶다는 꿈이 생겼거든요! 돼지는 목뼈가 굳어 하늘을 올려다보지 못한답니다. 하지만 욜은 포기하지 않아요. 수백 번 넘어져도 다시 뛰어오르지요. 과연 욜은 하늘을 올려다볼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