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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의 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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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지혜, 스물다섯의 여행기

리뷰 총점9.2 리뷰 5건
베스트
여행 에세이 top100 18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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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01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352쪽 | 341g | 128*172*30mm
ISBN13 9791186561379
ISBN10 1186561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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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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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분주한 수많은 이유 가운데 가장 큰 고민은 결국 ‘나’에 대한 것이다. 나에게 온전히 몰입하겠다는 다짐이 자꾸 무너진다. 그럴 때면 하루하루를 모면한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어떤 날은 아무도 행복하지 않은 거대한 결혼식 같다. 번잡하고 알맹이는 쏙 빠져 있는 상황, 머물기 싫은, 그렇다고 먼저 떠날 용기도 없는 나날. 수많은 사람들과 나누는 대화에 정작 내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누군가로부터 구할 수 없는 스스로의 소식은 화려함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래, 나에게 닿는 일을 좀더 쉽게 만드는 것은 결국 ‘여행’이었다.

*

멀리서 들은 부고 소식처럼 외로운 기분에 잠긴다. 살짝 좋은 기분이 엿보이면 나는 겨드랑이가 아프도록 손을 흔들었다. 혹시 나를 스쳐 지나갈 수 있으니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내가 여기에 있다고, 나를 태워가라고. 사건이 될 만한 하루를 찾아 나선다. 묵묵부답하다가도 낯선 색깔로 반짝이는 단서들.

*

실제로 우리의 괜찮은 모습은 찍히지 않는다. 당황할 때, 슬플 때, 기쁠 때, 크고 작은 사건에 부딪힐 때…… 내 모습이 투영된 무언가 앞에 서 있지 않는다. 모두 삶의 현장에서 흘러갈 뿐이다. 우리는 아무런 노력 없이 삶의 자리에 머물면 된다. 그것만으로 유별나고 궁금한 여자가 된다. 어쩌면 타인이 바라보는 눈빛, 찍히는 시선보다 자기 자신을 제대로 응시하는 것이 일상을 영화로 만드는 건지도 모른다. 제대로 ‘내’가 되는 것. 그것만이 주인공이 되는 길이다.

*

바닷물이 품절되는 일 만큼 말도 안 되는 일이 가끔씩 일어나면 좋겠다. 안일한 체류자의 안색을 흔드는 일이 있으면 좋겠다. 좋아하는 그림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마음 뻐근한 일이 생기면 좋겠다. 복숭아를 집는 그녀의 물감 묻은 손에 누군가 반해버리면 좋겠다. 짧은 베를린의 여름에는 사랑의 범죄를 저지를 엉뚱함이 발하면 좋겠다. 용감한 자신을 발견하면 좋겠다. 맥주 같은 야단스러운 위로가 있으면 좋겠다. 자주 길을 잃으면 좋겠다. 종이의 예술로 외로움의 벌금을 지불하면 좋겠다. 생소한 감정의 활약이 들리면 좋겠다. 갓길에 떨어진 타이어처럼 혼자일 때, 스스로의 그림이 단 하나의 구원이 되면 좋겠다.

*
맛있는 음식을 먹고, 푹 쉬는 여유를 가져도 마음 한구석 낌새가 이상하다.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멍석 깔린 기념일에 쓰임새가 없는 사람이다. 흥겨움에 보탬이 되지도 못하고, 어색한 표정을 짓는다. 특별함이 강요되는 날은 뭘 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숙제가 잔뜩 쌓인 기분이 된다. 숙제를 해결해주는 것은 선물이 아니라 다음 날, 특별함을 씻어낸 개운한 아침이다. ‘그냥’이라는 말을 붙일 수 있는 많은 날 중의 하나. 남은 오늘 하루는 실속 있고 조용한 하루를 만드는 것이 좋겠다. 좋아하는 음악을 듣고, 창문에 쌓인 ‘메리크리스마스’ 글씨에 쌓인 눈을 털어내다가, 귤을 까먹다보니 손톱에 12월이 낀다. 남은 시간 동안 스물넷의 이름을 더 많이 불러달라고 말하며 보다 젊은 네 번의 날만이 남았다.

*

1월 1일이 지나고 똑같은 하루가 이어질 것이다. 단지 한 해의 시작이라는 그럴싸함으로 포장된 날을 통과하고 다시 무뎌질 것이다. 기대한 것이 이루어지기보다 실망하는 일이 많다는 사실을, 이제는 잘 안다. 덜 익은 고기와 냉동만두로 할 말을 잃게 했던 식당처럼. 바라고, 당하고, 잊히고, 흩어지고, 부대끼면서 한 해를 살 것이다. 출근길에 급하게 아이라인을 그리고, 주말을 기다리고, 크고 작은 사건에 절망하거나 열광하며, 예측할 수 없는 고약한 365개의 날들 앞에 서 있다. 12월 31일, 혹은 1월 1일의 생각들을 적절히 기억하며 살기 원한다. 1년의 시작과 끝에 우리가 계획하는 호들갑을 정확히 365개로 나눠 가지면 좋겠다. 그것이 나의 새해 소망이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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