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는 현대 미국의 삼국지다. 이 방대한 지옥도에는 우리가 몸담고 있는 속세의 삼라만상이 다 들어있다. 저마다 강렬한 개성의 빛을 발하는 저 잊을 수 없는 캐릭터들을 보라. 가족과 범죄조직과 정치의 숨겨진 비밀들을 냉정하게 꿰뚫고 있는 이 놀라운 작가의 핏빛 증언을 들어라. 영화예술의 절정을 맛보고 싶은가?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의 <대부>를 보라. 삶과 세상의 숨겨진 비밀을 알고 싶은가? 마리오 푸조의 <대부>를 읽어라.
- 심산(<비트><태양은 없다>의 시나리오작가)
이 소설은 주인공 돈 코를레오네가 미국의 심장부에 또아리를 트는 과정을 그려낸다. 외부의 어떤 것과도 타협하지 않은 채 자신들 만의 마피아적 가치관 -응징, 복수, 폭력, 협박, 복종, 질서- 을 통해 미국사회에서 성공을 거두는 미국 역사의 한 단면을 만나게 된다. 돈 코를레오네의 주변에서 벌어진 여러 차례의 도전과 응전, 그 전 과정을 지켜보면, 미국이라는 나라의 충돌에 대한 욕망 뒤에 이런 <마피아>적 가치관이 자리잡고 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 된다. 그들의 ‘충돌’의 욕망 속에는 길건너 저편에서 자신을 겨냥한다고 판단되는 자를 먼저 제압하고 응징해야만 하는 마피아적 속성이 꿈틀거리는 지도 모른다.
- 신기남(민주당 국회의원)
소설 ‘대부는 그동안 내가 읽었던 존 그리샴 소설의 원류로 다가왔다. 존그리샴이 이야기하려던, 또 언젠가 나도 한번 소설의 형태로 역설하고 싶었던 그 모든 것이 거기 있었다. ...결국 사법제도에 대한 불신이고, 사적 제재에 대한 용인이다...<소설 대부>는 곳곳에서 미국의 사법제도에 조소를 보낸다.
- 문재완 (법학박사/단국대학교 법학부 조교수)
선과 악을 가르는 법은 과연 정의로운가? 법은 모든 이에게 공평하게 적용되는가? ...무엇보다도 가장 자본주의화된 미국의 그늘진 곳을 적나라하게 파헤쳤을 뿐 아니라 법과 권력으로부터 소외된 사람들의 우정과 의리 그리고 가치관 등이 만들어내는 이야기에서 마음속 깊이 쌓여 있던 노도와 같은 감정들이 삭아 내리는 통쾌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 박혁문(소설가/ 대하소설 ‘팔기군’ ‘연개소문’의 저자)
<대부>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예의와 존경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예의는 사업을 무난하게 성사시키는 도구이고 존경은 인간 관계를 합리적으로 유지시키는 가늠자 역할을 한다. 만일 그 예의와 존경이 균형을 잃으면 무자비한 살육이 시작되는 것이다. 마리오 푸조는 자신의 소설에서 그 점을 뚜렷하게 부각시켰고, 상당한 설득력으로 독자를 이해시켰다. 소설을 읽으면서 마치 나 자신도 마피아의 일원이 된 느낌은 물론, 앞으로의 대인관계도 그렇게 해 나가면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 정도였다. 재미와 생각할 거리를 동시에 제공하는, 속이 꽉 찬 소설이었다.
나는 영화에서 미처 발견해지 못했던 미세한 관계들을 소설에서 보았다. <대부>는 한 편으로는 거대한 마피아조직의 생리를 다루고 있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깊이 있는 인간 이해가 돋보이는 소설이었다. 그리고 그 바탕에는 놀랍게도 이탈리아인들의 종교적인 뿌리가 버티고 서 있었다. 새로운 발견이었다.
- 박태식 (신학박사/서강대 강사)
아메리칸 네오 느와르의 시원이며, 돈 코를레오네家의 香을 마음 껐 맡을 수 있는 마리오 푸조의 시실리안 아메리카 탐험록 <대부>는 패밀리(마피아)의 구성, 조직원들의 애환, 기업의 성장과 역사, 다양한 사회상과 인간군상들을 비교 조망할 수 있는 훌륭한 텍스트이다. 말리부 궁전에서 휴양을 꿈꾸던 천부적 이야기꾼 푸조는 시실리계 이민일가의 미국정착사를 통해 소수민족이 겪는 애환과 패밀리의 이면을 인간이라는 오브제를 통해 보여준다.
- 장석용(영화평론가. 인하대강사)
조직이 라이벌들로부터 거친 도전을 받았을 때 ‘대부’가 보여준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십’은 인상적이었다. ‘대부’는 거칠게 조직을 이끌며 성장했지만, 조직원들은 그를 ‘이 세상에서 가장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사람으로 평가한다. 그의 부하들은 ‘그 누구도 그의 합리적인 설득에 넘어가지 않은 사람이 없다’ 라고 그를 존경하는 것이다. 어떻게 미국에서 가장 잔인하고 파괴적인 조직의 보스가 가장 ‘합리적’이고 ‘설득력’있는 사람으로 평가 받는다는 말인가?
현대 비지니스가 정글의 ‘게릴라’전에 비유되기도 하지만, 이 책을 보면서 뉴욕의 마피아 ‘대부’에게서도 조직을 이끄는 리더십을 한 수 배울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보도를 보면 지금 벌어지고 있는 미국/이라크전에서 미국의 공세전략-‘충격과공포(shock and awe)'-의 원론적인 이론을 제공한 책은 ‘손자병법’ 이라고 한다. 역시 오래되고 평가받는 작품들에서는 얻을것이 있는 법이다.
- 장흥순 (공학박사. 터보테크(주) 대표이사. (사)벤처기업협회 회장)
우리나라 대기업의 운명은 짧다. 70년대 30대 기업이 지금까지 남아있는 경우는 4~5개에 불과하다. 이유야 여러 가지 있겠지만 창업자보다는 소위 재벌2세, 3세들의 리더십에도 적지 않은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여겨진다. 후계자들은 기존의 틀을 깨지 못하고 안주하며 부와 명예를 유지 하는데 급급한 나머지 시대의 도도한 흐름과 변화에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대부>의 후계자인 마이클의 남다른 리더십은 두드러져 보인다. 그는 아버지이며 창업자인 돈 코를레오네를 뛰어넘는 업적을 쌓는데 성공한다...그는 경쟁을 초월하는 초경쟁 리더십을 발휘한다.... 뉴욕을 중심으로 경쟁하던 마피아 세계의 한계를 깨달은 마이클은 우물안 개구리를 벗어나기로 결심한다. 뉴욕에서의 밥그릇 싸움을 하지 않는 대신 새롭고 도전적인 분야를 개척하는 초경쟁 리더십을 읽을 수 있다.
- 최창호 (심리학박사. 한국 창의성 인력개발원 대표. 시사평론가)
<대부> 시리즈는 필자에게 열 손가락에 꼽히는 위대한 미국영화일 뿐이었다. 마리오 푸조는 기껏해야 스토리를 제공한 원작자에 불과할 따름이었다. 하지만 완역판 소설을 접하면서 필자의 이런 생각이 얼마나 편협했던 가를 새삼 깨닫게 되었다. 결국 영화는 영화고, 소설은 소설이었다. 영화 <대부>시리즈를 식상할 정도로 보고 또 본 영화팬이라면, 이제 완역판 <대부>에 몰입해봄으로써, 영화가 놓친 여백까지 맛보는 독서의 기쁨을 누릴 수 있을 터이다.
- 김시무(영화평론가)
푸조가 기록한 이탈리아계 이민 집안 마이클 꼴레오네 가문의 일대기는 합법적으로 용인된 사회적 폭력의 순환구조 안에서 가족을 지키기 위해 역시 폭력으로 맞서려 했던 한 아버지와 그 세 아들의 처절한 생존사다. 과연 어느 쪽의 폭력이 옳고 혹은 그른가. 마리오 푸조의 기록은 그것에 대한 가치판단은 절대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으로 귀결되고 있음을 보여 준다. 그보다는 어느 쪽이 더 인간적인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셈이다. 그런데 바로 그점이야말로 영화로 수십번 본 이 작품 <대부>를 다시 한번 소설로 읽는데 주저하지 않게 한다. 이제 더 이상 <대부>의 영광을 프랜시스 F. 코폴라 감독에게만 돌리는 것은 옳은 일이 아니다. 마리오 푸조의 <대부>는 영화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오랫동안 기억에 남게될 소설이다.
- 오동진(씨네버스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