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관련된 대부분 문제는 앞에서 얘기한 이 간단한 원리를 무시해서다. 들어오는 돈은 100인데 나가는 돈이 그보다 크면 페트병의 물은 계속해서 줄 수밖에 없다. 원래 들어 있던 물이 있다면 그 즉시 페트병이 비어 버리진 않을 거고, 당장은 큰 문제가 없어 보일 수도 있지. 하지만 그런 적자 상태가 지속되면 언젠가는 파산할 수밖에 없어. 역사적으로 보면 말이다, 이런 사례를 수도 없이 찾아볼 수 있다. 보통 사람은 물론, 엄청난 재산을 상속받은 부자나 연봉이 높은 전문직도 예외가 될 수 없어. 학교나 회사 같은 단체, 심지어는 나라들도 이 원리를 무시하면 파산하고 말지.” --- p.44
민준이는 서연이 아빠의 신용카드 얘기가 새삼스러웠다. 신용카드는 현금 없이도 편하게 물건을 살 수 있는 거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얘기를 듣고 보니 카드를 쓴다는 건 결국 신용카드 회사에 빚을 지는 거나 다름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빚을 졌으니 갚아야 하고, 제때 갚지 못하면 굉장히 높은 연체 이자를 물어야 한다. 그마저도 못 갚으면 신용불량자가 되어 버리니, 금융이란 무서운 거란 생각도 들었다. --- p.104
“금융 버블은 주식 같은 금융 상품의 가격이 특별한 이유 없이 미친 듯이 올라가 버린 상태를 말한다. 그러다 서연이가 말한 대로 갑자기 펑 터져 버리지. 가격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가다가 갑자기 바닥으로 떨어지는 거야. 거기에 잘못 휘말렸다가는 전 재산을 다 잃고 길거리에 나 앉기 십상이다. 특히, 빚을 내서 뛰어들었다가는 더더욱 그렇지. 금융의 역사라는 건 말이다, 이 금융 버블의 역사이기도 하단다.” --- p.112
“금융은 다가올 미래에 대비하여 현재 시점의 돈을 잘 관리하는 거야. 여기서 미래란 죽을 때만을 가리키지 않아. 내일, 한 달 뒤, 1년 뒤, 10년 뒤 등 다가올 모든 시간을 말하는 거지. 왜냐하면 그 모든 시간이 다 소중하니까. 죽을 때 재산을 얼마나 많이 남기느냐가 기준이 될 수는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