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비양심적인 권력은 대규모 감시의 유혹을 받는다. 모든 사례에서 목적은 같다. 반대자를 억누르고 순응하게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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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든은 NSA의 놀라운 감시 능력과, 그보다 더 놀라운 NSA의 야심을 대담하게 밝힘으로써, 우리가 역사의 갈림길에 서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디지털 시대는 인터넷이 독특하게 촉발시킬 수 있는 개인의 해방과 정치적 자유를 가져올 것인가? 아니면 과거 최악의 폭군조차 생각지 못한 전방위적인 감시 통제 체계를 가져올 것인가? 바로 지금 두 가지 길이 모두 열려 있다. 우리의 행동이 우리가 가는 방향을 결정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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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2월 1일, 처음으로 스노든의 연락을 받았다. 당시만 해도 상대가 누군지 전혀 몰랐다. 자신을 ‘킨키나투스’라고 한 누군가에게서 온 이메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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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군요. 콕 집어 설명할 순 없지만 메일 내용이 진짜고, 제보자의 정체도 사실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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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압축 파일을 풀어서 문서 목록을 보고 무작위로 파일을 클릭했다. 문서 페이지 상단에는 붉은색으로 “TOP SECRET__COMINT__NOFORN_”이라고 표기되어 있었다. 법적으로 일급비밀이고, 통신정보와 관련이 있으며, 국제기구나 동맹국을 포함해서 외국에 전파할 수 없다는 의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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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보기에 [워싱턴포스트]는 주류 언론이라는 괴물의 핵심으로, 미국 내에서 정치 매체가 가진 최악의 속성을 모두 구현하고 있다. 정부와 지나치게 가깝고, 국가 안보 기관을 떠받들며, 정부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일상적으로 배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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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쪽이든 기사를 먼저 터트리는 쪽이 사건에 대한 토론 방식과 프레임을 형성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나는 그게 [가디언]과 내가 되게 하겠다고 마음먹었다. 기사가 우리가 의도한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기존의 저널리즘에 적용되는 (폭로의 영향을 약화시키고 정부를 보호하기 위해 고안된) 관행에 따르기보다는, 그런 관행을 파괴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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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드라이브 웹사이트에는 이런 말이 있다. “고객이 클라우드에서 개인 데이터에 대한 접근에 대한 통제권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NSA 문서에는 정부가 데이터에 대한 접근을 쉽게 하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와 “수개월”간 협력한 사실이 상세하게 나와 있다.
--- p.171
전방위적인 감시 체계는 같은 목적을 달성하지만 더 큰 잠재력을 갖고 있다. 정부가 모든 사람의 행동을 감시할 때는 단순히 반대 운동을 조직하는 일도 어렵게 된다. 대규모 감시는 더 깊고 더 중요한 곳에서도 반대 의견을 잠재운다. 그곳은 다름 아닌 정신이다. 사람들은 단지 정부가 요구하고 기대하는 바에 따라 생각하도록 훈련된다.
--- p.221
“미인계”는 매력적인 여성으로 남성 목표를 유혹해서 낯 뜨겁거나 불명예스러운 상황에 빠트리는 과거 냉전 시대의 전술이다. 같은 자료에서 GCHQ는 이 방법이 디지털 시대에 맞게 개선되었다고 설명한다. 목표가 낯 뜨거운 사이트를 방문하거나 온라인 만남을 하도록 유인하는 것이다.
--- p.238
공포를 퍼트리는 것은 권위체가 선호하는 전술이다. 공포는 힘의 확장과 권리의 축소를 아주 설득력 있게 합리화하기 때문이다. 테러와의 전쟁이 시작된 이래, 미국인들은 재앙을 피하기 위해서라면 핵심적인 정치적 권리를 포기해야 한다는 말을 자주 들어왔다.
--- p.259
미국 주류 저널리즘은 아웃사이더가 결코 아니다. 국가의 지배적인 정치권력에 완전히 통합되어 있다. 문화적으로, 정서적으로, 사회경제적으로 한 몸이고 같은 존재다. 부유하고 유명한 내부자인 언론은 아낌없이 보상해주는 현 체제의 전복을 원하지 않는다.
--- p.304
힘 있는 기관은 도전하기에 매우 강력해 보인다. 근절시키기에는 관행이 너무 뿌리 깊이 박혔다는 느낌이 든다. 현상 유지에 기득권이 걸린 집단은 항상 많다. 하지만 우리가 어떤 세상에서 살기를 원하는지 결정할 수 있는 사람은 은밀하게 일하는 소수의 엘리트가 아니라 다수의 일반인이다. 사고하고 결정하는 능력을 촉진하는 것, 이것이 내부고발자가, 활동가가, 언론이 추구하는 목적이다.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 덕분에 지금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
--- p.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