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그 일을 할 능력이 있으면서 피하는 것도 바보지만, 자신보다 더 적격인 사람이 있음에도 굳이 자리를 차지하겠다고 우기는 사람은 정말 바보다. 사람은 다 자기가 할 일이 있다. 그래서 직업의 귀천이 없다는 말이 나온 것일 게다. 스스로에게 맞는 일을 하는 사회가 가장 아름답게 발전할 수 있는 사회다. 지금 우리 사회가 그것을 지키지 못하기에 이리도 덜컹거리는 것이 아닌가 싶다. ---p.73
사람이라는 것은 다 때가 있고 자신이 할 일이 있는 법이야. 적당한 때가 되고, 자신이 나서야 할 일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멈칫거리고 있다면 그 역시 부끄러운 일이지. 마치 지금 우리 어른들처럼. ---p.85
‘정말 나를 필요로 하는 곳에 내가 설 수 있다는 것은 진정한 용기를 수반하는 진짜 나눔이야. 세상에 나를 던져 온몸을 나누는 것보다 더 아름다운 나눔이 있겠어?’ ---p.276
넓은 공간에 아무리 어둠이 짙어도 성냥불보다 작은 불빛 하나만 있다면 어둠은 서서히 사라지고 빛이 자리한다. 세상이 아무리 잘못 되고 어두운 것 같아도 작은 진실 하나만이라도 버티고 나갈 수 있다면 세상은 결코 암흑에 빠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기에 우리가 진정으로 이 세상을 위해서 할 일은 그 작은 진실 하나를 지키기 위해서 내 몸을 던지는 일이다. ---p.279
[ 작가가 뽑은 명구 ]
임진왜란 때 의병을 일으키던 후손들이다. 일제가 36년을 강점하고도 지배하지 못하고 물러난 나라의 백성들이다. 동족상잔의 비극인 6.25를 겪고 잿더미 속에서 세계가 부러워하는 경제성장을 일궈낸 백성들이다. 민주주의를 위해 암울하기만 한 독재와 총칼로 짓밟던 정권에 맞서 목숨도 바친 백성들이다. 그 모든 것을 관이나 단체가 주도하지 않아도 스스로 깨어 일어나 나섬으로써 나라를 위해 목숨까지 던진 백성들이다. 그래서 희망이 있는 나라 대한민국이다. ---p.206
“모름지기 대한민국의 재벌이라면 세계를 상대로, 저 넓은 바다에서 커다란 생선으로 배를 채우고 작은 물고기는 쳐다보지 않는 여유를 부리는 것이 아니라 우물 안 개구리처럼 자기 눈에 보이는 파리나 잡아먹는 거지. 지금껏 정권의 치마폭에 싸여 놀던 버릇을 어찌 버리겠나? 그 치마폭을 벗어날 힘도 없을 걸세.” ---p.232
“요즈음은 물론 전대에도 소통의 부재라는 말을 많이 들었지? 자신들은 열심히 소통을 한다고 하지만 백성들은 역시 소통이 안 된다고 해. 왜일까? 그 이유는 딱 한 가지. 소통을 머리로 하려고 하니까 그런 거야. 귀로 들은 이야기가 가슴으로 가서 녹고 스며들어야 하는데 그저 머리에서 생각하는 것으로 그치니까. 내게 그 말을 한 사람의 아픔이 무엇인지를 가슴으로 느끼고 치유해주려는 의지보다는, 그 말의 의미가 무엇인가만 따져서 변명이나 하고 대충 말로 때우려다 보니 소통이 될 리가 있나? 소통을 하려면 무엇보다 먼저 마음을 열고 나를 내려놓는 게 중요해. 내가 가진 것 중에서 상대가 원하는 것이 정신적인 것이든 물질적인 것이든 간에 나누어 줄 각오가 되어 있어야지. 소통이야말로 그 시작이 나눔이라는 기본 원리도 모르면서 입으로만 소통한다고 외치니까 될 리가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