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외국어대학교 노어과를 졸업하고 미국 인디애나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한국외국어대학교와 고려대학교 교수를 역임했다. 옮긴 책으로 투르게네프의 『첫사랑』, 『사냥꾼의 수기』, 톨스토이의 『인생의 길』, 『부활』, 두진체프의 『빵만으로 살 수 없다』, 도스토옙스키의 『신과 인간의 비극』, 솔제니친의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1914년 8월』, 『수용소 군도』 등이 있다.
네흘류도프의 마음속에는 다른 모든 사람과 마찬가지로 두 가지 자아가 있었다. 하나는 남에게 행복이 되고 자기에게도 행복이 될 수 있는 그러한 행복만을 찾는 정신적 자아였고, 다른 하나는 오직 자신만의 행복을 추구하며 그 행복을 위해서라면 전 세계의 행복까지도 능히 희생시킬 수 있는 동물적 자아였다. ---「1권」 중에서
예수는 다만 사제나 스승이라는 자들이 빵과 포도주를 앞에 놓고 의미도 없는 말을 늘어놓으며 행하는 모독적인 요술을 금했을 뿐만 아니라, 어떤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을 스승이라고 부르는 것을 분명히 금했으며, 회당에서 기도하는 것을 금하고 누구나 혼자서 기도하도록 명령했다. 또 그는 회당 그 자체도 금하고 자신은 제단을 헐어버리기 위해 온 것이라고 하면서, 기도는 제전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 마음으로 진실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1권」 중에서
세상에서 중요하고 훌륭해 보이는 일은 모두 하찮고 보기 싫은 일들이며, 눈부시게 빛나고 사치스러운 것은 모두 여러 사람들에게 아주 당연한, 옛날부터의 죄를 감추는 것들이다.
주인공 네흘류도프 공작은 타고난 훌륭한 본성과는 달리 상류사회의 방탕과 타성에 젖어 사는 인물이다. 우연히 재판소 배심원으로 참석하게 된 그는 상인 독살 혐의로 재판을 받는 피고 마슬로바가 자신이 청년 시절에 순결을 빼앗은 카튜사임을 알아보고 깜짝 놀란다. 카튜샤는 네흘류도프의 고모네 집에서 양녀 겸 하녀로 있는 고아였는데 그 후 임신을 하고 쫓겨나 방황하다가 창녀로 전락해버린 인물이다. 네흘류도프는 그녀의 타락에 책임감을 느끼고 자신의 죄를 속죄받고자 카튜샤에게 청혼하지만 감옥에서 알게 된 사상범에게 감화받고 그를 사랑하게 된 카튜샤는 네흘류도프의 청혼을 거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