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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09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60쪽 | 274g | 126*207*20mm
ISBN13 9788939221826
ISBN10 893922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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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 난 꼬막

아버지와 어머니가 염소막에서 배꼽을 맞추고 야반도주할 때
가덕섬에서 부산 남포동에 닿는 물길 열어준 사람은 오촌 당숙이시고
끝까지 뒤를 추적하다 선창에서 포기한 사람들은 외삼촌들이시고
나 낳은 사람은 물론 어머니이시고
나 낳다가 잠에 빠져들 때 뺨을 때려준 사람은 부산 고모님이시고
나하고 엄마, 길보다 낮은 집에 남겨두고
군대에 간 사람은 우리 아버지시고
젖도 안 떨어진 나 안고 ‘천신호’를 타고, 멀미를 타고 가덕섬으로 돌아온 사람은 할머니시고
빨아 먹을 사람 없어지자 젖이 넘쳐나
염색공장 변소 바닥이 하얗도록 짜낸 사람은 다시 우리 어머니시고
젖 대신 감성돔 낚아서 죽 끓여 나를 먹인 사람은
큰아버지시고
무엇을 씹을 때부터
개펄에서 털 난 꼬막 캐와서 먹인 사람은 큰어머니시고
그렇게 저녁마다 차나락 볏짚으로 큰아버지 주먹만 한 털 난 꼬막 구워주신 사람
큰어머니시고
한 번씩 나 안아보러 오는 우리 엄마에게
덕석에서 늦은 저녁상을 받으며
욕 잘하는 우리 큰어머니
니 털 난 꼬막으로 나왔다고 다 니 새끼냐 하셨을 것 같고
우리 엄마 울고
우리 엄마 울고
털 난 꼬막 목젖에 걸려 넘어가지 않고

--- p.80~81


물푸레나무

저 나무, 물푸레나무
안에 들어가 살림 차리면
숟가락과 냄비를 들고 부름켜로 들어가
방 한 칸 내고
엽서만 한 창문을 내고
녹차 물을 끓이면
지나가던 달빛이 창문에 흰 이마를 대고
나물처럼 조물조물 버무린 살림을 엿보겠다
나는 엎드려서 책을 읽고 있고
겨울 들판에서 옮겨온 봄까치꽃 같은 여자가 뜨개질을 하던 손을 멈추고
벽에 귀를 댄다
물푸레나무에는 물이 많아서
천장에서 똑똑 물이 떨어져
그릇이란 그릇 죄다 받쳐놓으면
실로폰 소리 나겠지
겨울 내내 물 푸다가 봄이 오겠다
여자하고 나하고 할 수 있는 일이란
고작해야 서로 좋아하는 것
나의 하초와 여자의 클리토리스가 파랑게 물이 들도록
끙 끙 끙
어떻게 어떻게 힘주다 보면
나도 모르게 봄을 낳아서
갓 낳은 알처럼 모락모락 김이 나는 세상이 찾아오겠다

그때 창문을 열면?

--- p.87~88


면목동에서는 우물을 파면 안 된다는데

서울 중랑구 면목동은 배가 울 위에 떠 있는 형국이라
우물을 파면 안 된다더군요
배에 구멍이 생기면 물에 잠기고 마니까
그러나
구멍이 나도 크게 구멍이 나 바람이 다 빠져버린
재활용품 수거 할머니와
내가 한 번 베어 물고 접시에 남겨둔 구멍도넛과
구멍가게가
오순도순 모여 살지요
모두 우리의 어디에 구멍이 났는지
오물오물 씹던 껌으로 막을 수는 있는지
너무나 잘 알지요
구멍을 끌어안고 구멍을 잠재우다가
스스로 구멍에 기어들어가 깊은 잠을 길어 올리지요
구멍 난 팬티와
구멍 난 양말이 옥상에서 펄럭여도
여기서는 다들 웃고 그냥 지나가지요
아시는가요
몹쓸 것이 가슴을 길게 찢어놓은,
바람 새는 거기에,
철철 물이 넘쳐흐를 것 같은 거기에,
공명판을 열어놓고
질기고 두터운 여름을 뻥 뚫어놓는 참매미도
구멍의 식구라는 것을
거기다 허파에 바람이 든 나까지 이곳의 주민이 되어
안광으로
고단한 밥그릇에 구멍을 뚫지요
--- p.136~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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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권의 시는 아직 ‘캐지 않은 조개’다. 그건 그의 시가 어떤 영향에서도 자유롭고 정직하다는 뜻이다. 늦깎이로 시인이 되었지만 그는 이름 그대로 개성적인 ‘진짜 신인’이다. 나는 박형권이 잊지 못하는 ‘내 고향 남쪽바다 그 파란 물 눈에 보이던’ 바다를 안다. 매립되어 땅이 되어버린 오늘의 바다도 안다. 그래서 그 바다에 묻힌 ‘싱싱한 종패’가 그의 삶이고 역사이기에 그의 시는 독특하다. 오늘 캐낸 조개밭을 시작으로 박형권의 조개농사가 해마다 속이 꽉꽉 차는 풍년이기를!
정일근(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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