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 6.25전쟁은 러시아 스페인 중국내전, 월남전, 캄보디아 전, 그 어느 이념전쟁보다도 인명피해가 크고, 인류 역사상 유례없이 처참한 ‘국제적 내전’이었다. 이런 비극이 이 땅에 다시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전쟁세대의 간절한 염원을, 그들의 기록, 경험과 기억을 되살리며, 전쟁소설로 형상화하였다. 그러나 당시의 비참한 이야기가 읽는 이의 마음을 너무 어둡게 하지나 않을런지… 이 마음도 무거워지고 어디 안개 속에라도 살짝 숨어버리고 싶은 심정이다. 지구촌 모든 주민의 평화와 기후 자연 환경 보호… 이 소박하고 절실한 지구의 꿈, 푸른 별의 꿈을 우리는 끝내 쫓으련다. 여러 면으로 큰 도움을 주신 김병욱 교수님, 김태석 천년의시작 사장님, 김정웅 시인님께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 --- 작가의 말 중에서
1950년 6·25전쟁은 이 땅에 엄청난 비극을 초래하였다. 전방의 동족상잔, 후방의 사회 혼란… 어떤 기자는 당시의 세태를 이렇게 제대로 요약했다.
“적색분자, 기회분자, 반동분자, 죄 없는 소시민, 겁 많은 피난민, 수많은 군상들이 전장보다 더 잔혹한 무법천지에서 우왕좌왕하다 부침명멸(浮沈明滅)한다.”
아, 왜 이랬을까? 왜 이래야만 했을까? 우리나라에는 수천 년 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선조님의 말씀이 있었다. 하늘의 뜻대로 인간을 널리 이롭게, 세계를 이치대로 바르게 다스린다는 홍익인간(弘益人間) 이화세계(理化世界) 사상.
고대에는 임금을 신인(神人), 선인(仙人)으로 섬겼다. 단군왕검은 환인 환웅 대시조(大始祖)를 숭앙하며 그들의 말씀대로 경전의 가르침대로 도(道)와 덕(德)으로 백성을 다스렸다.
오랜 옛날부터 중국은 우리나라를 예의바른 나라, 군자의 나라라고 불렀다. 그리고 선약(仙藥), 신선도(神仙道), 옛 문자 등, 수준 높은 우리 고대 문물을 가져갔다. 중국문화는 오랜 역사를 거치며 크게 발전했고, 우리나라도 그것을 적절히 수용했다.
우리 민족의 고대경전 천부경(天符經)은 우주의 이치를 설명한 것이다. 우주만물의 근본은 태극(太極)이다. 우주만물이 생성과 변화를 거쳐 새로운 조화를 이룬다. 만물이 시작도 끝도 없이 무한 상생하는 태극사상은 천리(天理)에 부합하는 인류세계를 사유한 것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 동양에서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먼저 출토된 2태극(二太極) 3태극(三太極) 무늬는 음양(陰陽) 등, 서로 다른 요소들이 시작도 끝도 없이 원으로 어우러진다.
태극기는 천부경의 원리인 환역(桓易)을 형상화한 것이다. 순수, 평화를 의미하는 흰 바탕, 천지일월을 의미하는 사괘(四卦), 원으로 조화를 이루는 태극무늬는 인류의 화합과 공영을 염원하는 홍익사상의 표상이다. 우리 선현들의 이 가르침을 후손들이 슬기롭게 계승하고 제대로 실천하였더라면, 6·25같은 국가적, 국제적 참화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천부경의 한 구절을 음미해본다.
…본심본태양앙명(本心本太陽昻明) 인중천지일(人中天地一)…
…근본은 마음이고 근본은 태양이며 높고 밝으니 사람 마음속에 천지가 하나다.
사람 마음속에 천지가 하나다… 이 얼마나 숭고하고 아름다운 영상인가!
하늘과 땅, 신과 인간, 동물, 식물, 광물, 모든 것이 사람 마음속에 존재한다. 하늘, 땅, 사람, 동물, 식물, 광물이 무릇 하나이기에, 이 모두를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 이 천지인(天地人) 의식이 폭력과 전쟁을 막고 인류사회의 기아와 질병, 현대사회의 모든 병폐, 지구온난화와 그 재앙에서 지구를 보호하고 인류를 구원할 수 있게 할 것이다.
지금은 바야흐로 세계화 시대. 미국의 경제 상황이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친다. 세계화든 비세계화든, 하늘과 땅과 사람이 하나인 천지인 의식은 정의가 지배하는 세계, 모든 인간이 더불어 잘 사는 인류사회를 지향한다. 우리 민족의 고대 사상에는 애당초부터 인간이 세계 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지혜가 담겨 있었다. 우리 민족은 깊이 자성하고 회개하며, 좌우가 화합하고 남북이 화합하여, 선진국과 더불어 슬기롭게 미래로 나아가 세계평화에 기여해야 할 것이다.
인류 역사상, 동서고금의 지혜는 성인(聖人)과 위인(偉人)들에 의해 자비, 사랑, 평화, 인도주의사상 등으로 면면히 이어져 내려왔다. 그럼에도, 종족 분쟁, 국제 전쟁은 끊이지 않는다.
20세기에는 전쟁, 테러, 빈곤, 환경오염, 지구 재앙 등, 현대의 총체적 위기를 극복하려는 뉴에이지(New Age) 정신이 여기저기 세계의 뒤안길에서 조용히 일고 있었다. 인간의식을 개혁하고 영성을 발휘하여, 종교적, 사상적 대통합으로 새로운 세계, 하나의 세계를 도모하려는 것이다.
선(善)은 영원한 것이다. 21세기에는 더 진솔하게, 탐욕, 테러, 전쟁을 묵인해온 과거를 반성하고, 국가를 초월한 인간의 보편적 사고와 정서로, 평화와 공영의 새로운 세계문명을 이룩하려고 여러 나라 지성들이 깊이 고뇌한다.
참된 지성은 정직(正直) 정도(正道)로 나아간다. 참된 지성은 선으로 구현된다. 천지인은 하나, 지구세계는 하나이기에, 지구 보호를 위해, 인류의 행복을 위해 정직하게 정도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유현(幽玄)하고 경외(敬畏)로운 우주. 우주의 한 아름다운 푸른 별 우리 지구에서, 인간은 꿈결같이 잠시 머물다 스러지는 나그네… 같은 운명의 인류 동포에 대한 연민과 사랑으로, 서로 이해하고 용서하고 서로 도우며 살아가기로 획기적으로 의식을 전환한다면?… 지구에 어떤 위기가 닥쳐도, 행여나 묵시록적 위기가 닥쳐도, 인간은 선을 지향하고 영원히 인간의 존엄성을 지켜가며,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하면, 지구촌의 크고 작은 수많은 나라들, 각양각색의 인종들이, 인류 대화합의 광장에서, 노래와 춤과 잔치의 현란한 대축제를 여는 날이 올 수 있지 않을까?…
천지인은 황홀한 꿈을 꾸어본다.
--- 추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