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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 발행일 | 2009년 11월 16일 |
|---|---|
| 쪽수, 무게, 크기 | 158쪽 | 289g | 128*188*20mm |
| ISBN13 | 9788995624890 |
| ISBN10 | 8995624892 |
밈모, 니네 아빠도 가난하냐?
[ 양장 ]
마르첼로 도르타 편 / 천종태 역
|
수린재
|
2009년 11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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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마르첼로 도르타
1953년 나폴리에서 태어났다. 초등학교 교사를 지냈고 현재 작가로 활동 중이다. 주요 저서로 『Fiabe sgarrupate』(2005)와 『Nessun porco e signoria』(2008) 등이 있다.
역자 : 천종태
광주에서 태어났다. 연세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피츠버그 대학에서 생물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로스엔젤레스의 남가주 대학에서 박사후 과정을 마쳤다. 미국의 연구소에서 이탈리아의 생물학자 ‘마리안나’를 운명처럼 만나 결혼하고 이탈리아에 정착했다. 지금은 나폴리에 있는 100년 전통의 『안톤 돈 해양생물학 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저서로 『카페 에스프레소 꼬레아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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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은 전부 부서졌다. 가구도 부서졌고, 의자도 부서졌고, 방바닥 타일도 부서졌고, 벽도 부서졌고, 화장실도 부서졌다. 그래도 우리는 그 집에 산다. 왜냐하면 우리 집이기 때문이다. 우리 집에는 돈도 없다.
우리 아빠는 제3세계에는 부서진 집마저도 없다고 말씀하신다. 그래서 우리는 불평을 해서는 안 된다. 제3세계는 우리보다 더 제3이다! 우리는 맛없는 음식을 먹는다. 그래서 먹다가 서로 얼굴에 뱉어낼 정도다. --- p.17
그 사이 삼촌은 이리저리 머플러를 찾으러 다녔고 나는 폐차장에서 즐거웠다. 곧 삼촌이 돌아왔는데 머플러 없이 빈손이었다. 삼촌은 몹시 화가 나 있었는데 머플러를 못 구한 건 나도 알 수 있었다. 내가 이 이야기를 아빠에게 설명했을 때, 아빠가 내게 말해줬다. 베네벤토 출신 촌놈들은 꼭 모든 사람들에게 나쁜 끝장을 보게 한다고. 그래서 그날 나는 삼촌이 어디서 태어났는지를 분명히 알게 되었다. --- p.24
부활절이면 아빠는 집에 양 한 마리를 데려온다. 목을 따기 위해서 데려온다. 그 양 얼굴을 보면 불쌍한 생각이 든다. 그래서 결국은 해마다 양을 선물 삼아 남에게 줘버리고 만다. 그래서 아빠는 엄마랑 또 한번 싸운다. 엄마는 화가 나서 이렇게 말한다. "당신처럼 멍청한 그 염병할 놈의 양 새끼는 뭐 하러 해마다 가져오는 거요? 양 하나 죽이는 용기도 없는 주제에! 내가 당신을 죽여줄게! 내가 당신을!!" --- p.29
내가 진짜로 좋아하는 인물은 역사상 인물이 아니다. 그 인물은! 그 인물은 성탄절에 만드는 작은 인형 중의 목동 베니토다. 왜냐하면 그는 언제나 잠을 자고 있기 때문이다. 그에게는 자기 주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하나도 중요하지 않았다. 나에게는 그가 역사상의 모든 인물보다 훨씬 더 행복해 보인다. --- p.59
내가 아프기라도 하는 날이면 우리 집은 온통 난리가 난다. 의사에게 줄 돈이 아빠는 없었다. 어떤 때는 그 돈을 어디서 꾸어야 하는데, 삼촌에게 돈을 빌려 달라고 해야 할 때면 아빠는 크게 화를 내시곤 한다. 의사를 꼭 불러야만 돼? 하고 말하면서 삼촌이 아빠 성질을 건드리기 때문이다.
의사가 올 때면 우리 집 식구들은 모두 다 무서워서 벌벌 떤다. 내 동생 주세뻬는 무서워서 오줌을 누러 갈 정도다. 그 의사는 키가 엄청 크고 입을 열어 말을 할 때면 딴 사람을 두렵게 만든다. 하지만 늘 무슨 병인지 알아 맞춘다.
그 의사가 문을 닫고 나가면 아빠는 그제서야 마돈나를 들먹이며 온갖 욕을 해대면서 신경질을 부리신다.
나는 이 모든 게 내 잘못이기 때문에 침대에서 혼자 울곤 한다. --- p.98
나는 빵이나 비스킷 따위의 아침 간식거리를 학교에 가져온다. 그래서 내 짝인 밈무쵸(밈모의 애칭)에게도 조금 나누어 준다. 밈모는 아침을 절대 안 싸온다. 집이 가난해서다. 그래도 나는 딱 한마디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야, 밈모! 너는 어떻게 아침을 한번도 안 싸 오냐?” --- p.105
나는 아이들이 어떻게 태어나는지 다 안다. 학이 물어다 주는 게 아니라 엄마에게서 태어난다. 학은 두루미의 일종이다. 공사판에 쓰이는 기중기도 ‘두루미’(gru)라고 부르지만.
내 친구 밈모는 아직도 학이 보따리에 싸인 아이를 물어다 주는 줄로만 알고 있다! 그 녀석은 (성탄절 때 선물을 가져다주는)베파나의 존재도 믿는다. “정말 가소롭구나, 밈모!”
우리 아빠는 제3세계에는 부서진 집마저도 없다고 말씀하신다. 그래서 우리는 불평을 해서는 안 된다. 제3세계는 우리보다 더 제3이다! 우리는 맛없는 음식을 먹는다. 그래서 먹다가 서로 얼굴에 뱉어낼 정도다. --- p.17
그 사이 삼촌은 이리저리 머플러를 찾으러 다녔고 나는 폐차장에서 즐거웠다. 곧 삼촌이 돌아왔는데 머플러 없이 빈손이었다. 삼촌은 몹시 화가 나 있었는데 머플러를 못 구한 건 나도 알 수 있었다. 내가 이 이야기를 아빠에게 설명했을 때, 아빠가 내게 말해줬다. 베네벤토 출신 촌놈들은 꼭 모든 사람들에게 나쁜 끝장을 보게 한다고. 그래서 그날 나는 삼촌이 어디서 태어났는지를 분명히 알게 되었다. --- p.24
부활절이면 아빠는 집에 양 한 마리를 데려온다. 목을 따기 위해서 데려온다. 그 양 얼굴을 보면 불쌍한 생각이 든다. 그래서 결국은 해마다 양을 선물 삼아 남에게 줘버리고 만다. 그래서 아빠는 엄마랑 또 한번 싸운다. 엄마는 화가 나서 이렇게 말한다. "당신처럼 멍청한 그 염병할 놈의 양 새끼는 뭐 하러 해마다 가져오는 거요? 양 하나 죽이는 용기도 없는 주제에! 내가 당신을 죽여줄게! 내가 당신을!!" --- p.29
내가 진짜로 좋아하는 인물은 역사상 인물이 아니다. 그 인물은! 그 인물은 성탄절에 만드는 작은 인형 중의 목동 베니토다. 왜냐하면 그는 언제나 잠을 자고 있기 때문이다. 그에게는 자기 주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하나도 중요하지 않았다. 나에게는 그가 역사상의 모든 인물보다 훨씬 더 행복해 보인다. --- p.59
내가 아프기라도 하는 날이면 우리 집은 온통 난리가 난다. 의사에게 줄 돈이 아빠는 없었다. 어떤 때는 그 돈을 어디서 꾸어야 하는데, 삼촌에게 돈을 빌려 달라고 해야 할 때면 아빠는 크게 화를 내시곤 한다. 의사를 꼭 불러야만 돼? 하고 말하면서 삼촌이 아빠 성질을 건드리기 때문이다.
의사가 올 때면 우리 집 식구들은 모두 다 무서워서 벌벌 떤다. 내 동생 주세뻬는 무서워서 오줌을 누러 갈 정도다. 그 의사는 키가 엄청 크고 입을 열어 말을 할 때면 딴 사람을 두렵게 만든다. 하지만 늘 무슨 병인지 알아 맞춘다.
그 의사가 문을 닫고 나가면 아빠는 그제서야 마돈나를 들먹이며 온갖 욕을 해대면서 신경질을 부리신다.
나는 이 모든 게 내 잘못이기 때문에 침대에서 혼자 울곤 한다. --- p.98
나는 빵이나 비스킷 따위의 아침 간식거리를 학교에 가져온다. 그래서 내 짝인 밈무쵸(밈모의 애칭)에게도 조금 나누어 준다. 밈모는 아침을 절대 안 싸온다. 집이 가난해서다. 그래도 나는 딱 한마디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야, 밈모! 너는 어떻게 아침을 한번도 안 싸 오냐?” --- p.105
나는 아이들이 어떻게 태어나는지 다 안다. 학이 물어다 주는 게 아니라 엄마에게서 태어난다. 학은 두루미의 일종이다. 공사판에 쓰이는 기중기도 ‘두루미’(gru)라고 부르지만.
내 친구 밈모는 아직도 학이 보따리에 싸인 아이를 물어다 주는 줄로만 알고 있다! 그 녀석은 (성탄절 때 선물을 가져다주는)베파나의 존재도 믿는다. “정말 가소롭구나, 밈모!”
--- p.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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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나폴리 사람들의 유머가 문학의 독립된 장르이거나, 영혼의 한 단면으로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믿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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