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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리 섬의 장난꾸러기 꼬마 염소

잠자리 섬의 장난꾸러기 꼬마 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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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11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75쪽 | 370g | 153*216*15mm
ISBN13 9788989863854
ISBN10 8989863856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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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그림 : 레이히 카로이 (Reich Karoly)
1922년 헝가리 벌러톤쎄메시 출생. 부다페스트 산업 공예 전문대학 졸업 후 주로 아동 도서의 삽화 분야에서 활약했습니다. 동물과 자연에 대한 사랑을 대범하게 표현한 화풍으로 사랑받아 문카치 상, 코슈트 상 등, 헝가리의 중요한 상을 여러 차례 받았습니다. 1988년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의 원화들은 1990년부터 부다페스트의 기념실과 1991년에는 벌러톤쎄메시 기념관에서 소장, 전시하고 있습니다.
역자 : 한경민
고려대학교와 헝가리 학술원에서 공부를 하였고,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 헝가리어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논문으로 「프리드리히 휄더린과 베르제니 다니엘 비교」「헝가리 포스트모더니즘의 모델-에스테르하지 페터의 새로운 언어」「필사본 시대의 헝가리 문학」「르네상스와 종교개혁기의 헝가리 문학」등이 있고, 우리말로 옮긴 책으로 『팔 거리의 아이들』『좌절』 등이 있습니다.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누가 우리의 헛간에 이사를 온다는 거야?!”
기두치는 금방이라도 싸울 것 같은 목소리로 말했어요.
“내가 혼내주겠어! 뿔로 받아서 우리가 술래잡기 하는 곳에서 쫓아낼 거야!”
“네가 쫓아버릴 수는 없을걸!”
버리커의 목소리는 약간 고소해하는 투였어요.
“왜냐하면 말이야, 호랑이가 그리로 이사 오거든. 베에에!”
“호랑이라고?”
기두치에게는 세상이 흔들렸어요.
“어떤 호랑인데?”
“무슨 서커스에서 나이가 들어서 일을 그만 둔 호랑이라나.”
버리커가 알려주었어요.
“낚시를 좋아한다고 그러더라……. 그래서 보트 보관하는 헛간을 집으로 골랐대.”
기두치는 온몸이 굳은 채 멍하니 버리커를 바라보았어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어요.--- p.25~26

“얘들아, 좀 멀리 가서 뛰면 안 되겠니? 방울 소리 때문에 물고기가 모여 들지 않아서 말이다.”
라고 호랑이가 몸을 돌려서 부드럽게 부탁했어요.
그 낮은 소리는 마치 커다란 고양이가 내는 야옹 소리처럼 울렸어요.
그런데도 버리커는 호랑이의 파란 눈과 하얀 수염에 겁이 나서 쏜살같이 집으로 도망가 버렸어요.
“버리커는 겁쟁이래요! 재미나게 놀다가 도망갔대요!”
기두치는 버리커 뒤에서 메에에 하고 비웃었어요.
기두치는 화가 나서 호랑이의 넓은 등을 바라보았어요. 그리고 다시 방울 소리를 내겠다고 결심을 했어요. 물고기들이 놀라서 도망가도록 더 크게. 그래서 물고기가 한 마리도 안 잡히도록 말이에요! --- p.37

“엄마 내가 다른 데서 잠들었는데, 어떻게 집에서 일어난 거예요?”
기두치가 눈을 비비면서 엄마 염소에게 물었어요.
“그게 말이다. 네가 길을 잃었다는 소리를 듣고는 아주 용감하고 친절한 이웃이 즉시 엄마를 도와주러 왔단다. 그분은 어두워도 길을 잘 찾아내거든.”
엄마 염소가 아주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어요.
“엄마, 그렇게 용감한 이웃 분이 누구신데요?”
기두치가 당황해서 물었어요. 엄마가 한 번 힐끗 쳐다보더니 이렇게 대답했어요.
“용감하고 나이 든 호랑이란다. 그분이 네가 전나무 숲을 지나 늪지 옆 화살나무 덤불 아래에 있는 걸 찾아내셨어. 거기서 자고 있는 널 말이다.”
기두치는 아무 말도 못했어요. 무슨 말을 할 수 있었겠어요? --- p.51~52

기두치는 생각하기 시작했어요. 모든 사람에게 성을 내며 울화통을 터뜨리던 다른 때와 달리 아주 차분하고 부드럽게 생각했어요.
호랑이 근처를 함부로 뛰어다녔던 날을 돌이켜봤어요. 그러자 호랑이가 무서워서 요란한 방울 소리를 내며 뛰어다녔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자기가 호랑이를 무서워한다는 걸 버리커가 아는 게 창피했어요. 또 버리커가 그걸 알아채지 못하게 하려고 마구 뛰었다는 걸 말이에요.
만약 자기가 호랑이를 무서워하지 않았다면, 물고기를 몇 마리 잡았는지 살피기 위해 곧장 호랑이에게 가서 그 옆에 앉았을 거예요. --- p.60

“얼른 가지고 가라. 기침을 멎게 하려면 뜨거울 때 마셔야 한단다.”
기두치는 우유 통을 들고 우유가 쏟아지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보트 헛간을 향해 출발했어요. 쐐기풀 덤불까지 멈추지 않고 가다가 그곳에서 갑자기 멈췄어요.
‘그렇지만… 그래도 호랑이인데… 날 잡아먹으려고 하면 어쩌지?’
에이, 방울을 달고 뛰어다닐 때는 얼마나 쉬웠는지, 버릇없이 굴고 거칠게 행동하는 것은 얼마나 쉬웠는지! 그런데 지금 이 우유 통을 들고 몇 걸음 걷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지! 기두치는 망설이면서 쐐기풀 덤불 사이를 얼마나 왔다 갔다 했는지 몰라요.
그러다 갑자기 엄마 염소가 호랑이에게 따뜻하게 우유를 마시게 하라고 하신 말이 생각났어요. 따뜻하게 마시게 해야 한다면, 식기 전에 서둘러야 해요.
--- p.65~66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꼬마 염소 기두치는 아름다운 잠자리 섬에 엄마와 함께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나이가 들어 서커스를 그만둔 호랑이가 이사를 온다. 여자 친구와 즐겨 놀던 보트 헛간을 호랑이에게 빼앗겨 심술이 난 기두치는 호랑이를 골려줄 궁리만 한다. 뿔로 받아 강에 빠뜨리겠다고 큰소리도 쳐보고, 일부러 방울을 크게 울려 낚시를 방해하기도 한다. 그러다가 기두치는 호랑이가 친구 살쾡이와 나누는 대화를 우연히 엿듣게 되는데, 뜻밖에도 호랑이는 이웃과 친하게 지내고 싶은데 자기를 무서워해서 혼자 지낼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그때부터 기두치는 호랑이에 대한 두려움과 경계심이 조금씩 녹아내리기 시작한다. 호랑이가 심한 감기에 걸려 낚시터에 나오지 못하자 기두치는 용기를 내어 따끈한 우유를 갖다 주겠다고 나선다. 아파 누워 있는 호랑이에게 찾아가는 기두치는 남을 골려주는 일보다 사이좋게 지내는 일이 훨씬 더 어려운 일이란 걸 깨닫는다.

관련자료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헝가리는 한국과 반대쪽에 있는 작지만 아름다운 나라입니다. 헝가리 사람들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옛이야기와 동화를 아주 즐긴답니다. 일을 마치고 저녁을 먹고 나면, 동네 사람들이 하나 둘 사랑방에 모여 재미난 이야기를 나누곤 하지요. 어린이들은 어른들이 들려주는 달콤한 이야기를 자장가 삼아 잠이 들곤 한답니다.
『잠자리 섬의 장난꾸러기 꼬마 염소』를 쓴 발린트 아그네시는 자신이 직접 쓴 동화로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만들기도 하고, 좋은 외국 작품을 직접 뽑아 번역까지 해서 소개하기도 했어요. 방송국에 근무하는 30년 동안 오로지 어린이 프로만 담당하면서 어린이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지요.
그림을 그린 레이히 카로이는 선명한 색과 단순한 스케치를 바탕으로 어린이 책에 그림을 많이 그렸어요. 사람이 살아가는 자연, 그 속에서 숨 쉬는 생생한 동물과 식물의 모습을 눈에 잘 들어오는 색으로 그렸지요. 빨간 벼슬을 달고 파란 털을 지닌 닭, 꿈꾸는 듯 파란 눈을 가진 아이들, 긴 머리카락을 날리며 하늘을 나는 소녀, 해처럼 여러 색깔의 잎을 가진 해바라기 등을 꿈에 보는 것 같은 신비한 색으로 그렸답니다.
레이히는 자연에 대한 사랑을 멋지게 그림으로 표현하여 헝가리에서 미술가에게 주는 여러 상을 많이 받았어요. 레이히는 헝가리 옛이야기, 동물이 주인공인 동화는 물론이고, 헝가리의 유명한 작가인 어러니 야노시나 모리츠 지그몬드가 쓴 동화책에도 그림을 그렸어요.

『잠자리 섬의 장난꾸러기 꼬마 염소』에는 기두치라는 작은 염소가 주인공으로 등장해요. 이웃집에 사는 버리커와 함께 신나게 달리기 놀이를 하다가, 집에 돌아와선 엄마에게 떼도 쓰고, 맛난 음식만 먹겠다고 투정도 부리고, 고집을 부리다가 엄마에게 혼이 나기도 하는,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친구지요.
그런데 어느 날, 기두치의 놀이장소인 보트 두는 헛간에 호랑이가 이사를 와요. 기두치는 그곳에서 놀고 싶었지만, 호랑이가 무서워서 가까이 가지는 못하고 소란만 피웠어요.
우리 친구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놀이터에 무서운 어른이나 커다란 개 한 마리가 있다면 어떻게 하겠어요? 처음에는 조금 기다리겠지만, 시간이 지나도 놀이터에서 놀 수 없게 되면 화가 나겠지요. 기두치도 놀이터를 뺏긴 것에 화가 나서 목에 방울을 걸고 시끄럽게 뛰어다녔어요.
그러다가 엄마에게 붙잡혀 와서 방울을 뺏기고, 엄마가 집을 나가실 때는 집 앞에 묶어 두었어요. 그런데 버리커가 찾아 와서는 번번이 약을 올리고 가버리자 기두치는 이 모든 게 호랑이 때문이라는 생각에 점점 더 화가 났답니다.
엄마에게 혼이 나는 것도 싫고, 집 앞에 묶여 있는 것도 싫은 기두치는 집을 나가기로 했어요. 그러다 숲 깊은 곳에서 길을 잃고 말았어요. 밤이 되자 너무 무섭고 배가 고파 집으로 돌아오려고 했지만 돌아올 수가 없었어요.
기두치는 울다가 지쳐서 잠이 들었는데… 세상에나! 호랑이가 기두치를 찾아 등에 업고 집으로 데려간 거예요. 그것도 모르고 기두치는 지쳐서 잠만 쿨쿨 잤던 거지요. 다음날 아침에 눈을 뜨니 자기가 집에 와 있는 거예요.
기두치는 그렇게 못되게 굴었는데도 호랑이가 자기를 집으로 데려다 준 것이 너무 고마웠어요. 호랑이를 찾아가 고맙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기두치는 겁이 났어요. 그래서 그저 호랑이가 잘 있는지만 멀리서 바라 볼 뿐이었지요.
그런데 호랑이가 며칠 동안 보이지 않아 헛간 가까이 가 보았어요. 그랬더니 호랑이가 독감에 걸려 심하게 기침을 하는 소리가 들렸어요. 기두치는 호랑이가 감기를 이겨내도록 도와주고 싶었어요. 엄마 염소도 기두치의 마음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꿀을 탄 따뜻한 우유를 만들어 주었어요.
기두치는 자기가 호랑이에게 우유를 갖다 주겠다고 나섰지만 막상 나서려고 하니 발이 떨어지지 않았어요. 지난번에 시끄럽게 해서 물고기를 쫓아버렸기 때문에 호랑이가 화가 나서 기두치를 확 잡아먹을 수도 있잖아요.
그런데도 기두치는 호랑이를 찾아갔어요. 호랑이는 기두치가 찾아가자 너무나 반가워했어요. 아파서 꼼짝하지 못하고 누워 있는데 먹고 싶은 음식을 들고 기두치가 찾아왔으니 얼마나 기쁘고 고마웠을까요? 기두치가 용기를 내어 우유 통을 내밀자 호랑이는 단숨에 우유를 다 마셨어요. 그리고 그 우유 덕분에 바로 다음날 자리에서 일어날 수 있을 만큼 호랑이는 건강해졌답니다.
가두치가 호랑이에게 먼저 다가가지 않았더라면, 호랑이와 사이좋게 산책하고 낚시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없었을 거예요.
무섭고 겁이 나는 데도 우유 통을 들고 호랑이에게 간 기두치, 참 대단하지요?
- 한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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