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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파서 미안해!

엄마, 아파서 미안해!

문희정 저 / 여울돌 편 | 씨앗을뿌리는사람 | 2003년 05월 03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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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3년 05월 03일
쪽수, 무게, 크기 164쪽 | 300g | 155*210*20mm
ISBN13 9788956370255
ISBN10 8956370257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마음속 깊이 우리의 영혼을 일깨워준 유리공주 원경이의 세상사는 이야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문희정
선천성 면역결핍증의 일종인 하이퍼 아이지엠 신드롬에 걸린 신원경 양의 엄마이다. 그녀는 평범한 삶을 지향하고 있으며, 모든 것을 자연의 순리대로 믿고 따르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다. 2002년 갑자기 찾아온 아이의 불치병으로 험난한 삶을 살고 있지만, 오히려 자신의 부족함을 메우기 위해 하나님이 아이를 보내주셨다고 굳게 믿고 있다.
현재 그녀는 ‘힘내라 원경아’ 다음 카페에 원경이의 소식을 정기적으로 올리고 있으며, 후원회원들과의 교류로 다른 불치병 아동들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편자 : 여울돌(Yeouldol.com)
인터넷 다음 카페 힘내라 원경아(http://cafe.daum.net/angelwk)에서 출발한 원경이 공식 후원회이다. 여울돌은 힘내라 원경아 카페 회원들과 일반 회원들이 모여 만들었으며, 현재 약 5천여 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또한 여울돌은 원경이뿐 아니라 두 명의 희귀 난치병 어린이도 후원하고 있으며, 향후 이 아동들을 위한 사회복지재단으로의 발전을 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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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이 지나고 나서 담당의사의 면담 요청이 들어왔다.
들어가기 전에 왜 이리도 초조한지 손과 발에 힘이 쭉 빠진다. 남편 역시 긴장한 모습이 역력하다. 나에게 긴장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딴청을 피우지만 그런 모습이 더 어색해 보였다. 우리 부부는 조용한 사무실로 안내 되었고, 조금 후 담당의사가 들어왔다. 자리에 앉을 때 얼핏 의사의 얼굴을 살폈는데 왠지 어두워 보였다.
잠깐의 침묵이 흐른 후, 의사는 어렵게 입을 열기 시작했고 난 의사의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목 놓아 울어 버리고 말았다.
“원경이 부모님, 종교있으세요? 앞으로 두 분이 서로 의지하고 더욱 사랑하며 사셔야 합니다. 현재 원경이의 병은 좀더 연구가 필요하나 현대의학으로는 방법이 없는 걸로 봐야겠습니다.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늘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합니다.
그리고는 아무 말이 없었다. 모두들 침묵하는 가운데 나의 흐느낌만 정적을 깨고 있었다. 담당의사와 몇 마디 더 나누고는 이내 자리를 떴다. 밖으로 나와서는 그냥 멍하니 복도에 서있기만 했다. 나는 계속 흐르는 눈물 때문에 화장실로 달려갔다.
“어린 아이가 견디기엔 너무 가혹하지 않은가……, 원경이는 아직 세상을 채 알지도 못하는데……, 죽음의 문턱을 해맬 원경이를 차마 어떻게 보란 말인가…….”
이렇게 절망에 사로잡히자 눈물이 한없이 솟구치기만 한다. 결국 한참을 울고서야 마음을 다잡기 시작했다. 복도에서 남편과 나는 할 말이 없었다. 지금 이 상황이 누구의 탓도 아닌데, 그냥 서로가 자신의 탓이라고만 생각할 뿐이었다.
이윽고 병실로 돌아왔다. 가다리던 가족들은 우리 부부의 분위기를 대강 짐작했는지 선뜻 묻지 못하고 머뭇거리기만 한다. 혹 원경이가 들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가족들을 복도로 불러냈다. 나는 가족들에게 말하면서 절대 울지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몇 마디 내 뱉고는 또 다시 울기 시작했다. 가족들도 모두 안타까움에 흐느낀다. 어쩔 수 없이 혼자 병실로 들어왔다. 침대에서 원경이는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얼굴로 잠들어 있었다. 나는 원경이가 깰까봐 두 손으로 입을 막고서는 복받치는 눈물을 억지로 막서 서 있었다.
저녁이 되어서야 가족들 모두 돌아가고 우리 부부만 남았다. 나는 집에 가려는 남편을 이대로 보낼 수 없어 병원에서 자고 가도록 했다. 병실 한 구석에 누워버린 남편은 말없이 벽만 바라보고 있었다. 나도 누워 멍하니 천장만 바라보다 밀려오는 서러움에 눈물만 흘렸다. 지금 할 수 있는 행동이라고는 이것이 전부였다.
--- pp. 4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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